<라라랜드>는 영화 <위플래쉬>에서 드럼 소리로 관객의 심장 박동까지 거세게 뛰게 만들었던 다미엔 차젤레 감독이 2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정식 개봉 전부터 수많은 영화제에서 찬사를 받으며, 엠마 스톤에게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의 영예까지 안겨준 <라라랜드>는 트레일러만 봐도 아름답다는 찬사가 저절로 나올 정도의 영화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꿈결을 걷는 듯한 황홀한 시각적, 청각적 경험을 안겨준 <라라랜드>는 ‘아름답다’, ‘멋지다’ 말로 영화를 본 감상을 시작하고 싶다. 자동차 가득한 LA의 고속도로를 배경으로 한 오프닝 장면부터 석양을 배경으로 한  주인공의 꿈결같은 댄스, 아름다운 듀엣송까지!
주인공들이 왈츠를 추던 순간, 문득 예전 댄스 프로그램 자료화면에서 봤던 프레드 아스테어와 진저 로저스의 왈츠가 떠올랐다. <라라랜드>를 만들면서 1930년대 고전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를 많이 참고했다고 말한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어떤 순간에는 흑백 영상을 컬러로 덧칠한 듯한 고전영화처럼, 어느 순간에는 2016년 현실을 이야기하는 영화 같은 마법을 부렸다. 그가 부리는 마법은 매 순간 부드럽게 호흡하듯 매끄럽게 연결되어 황홀한 꿈의 세계는 계속해서 아름답게 펼쳐졌다.

 

 

 

누군가는 <라라랜드>를 아름다운 꿈의 공장, 로스앤젤레스에 바치는 러브송이라고 했다. 그 말처럼 LA는 정말 아름답게 그려졌다. 파티가 열리는 할리우드 언덕의 저택부터 꿈이 현실이 되는 영화 촬영장, 재즈 클럽이 있는 한적한 거리까지. 그렇다고 영화는 LA의 추한 부분을 덮어버리지는 않는다.  한없이 가벼운 사람들,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사람들, 다른 사람의 꿈과 희망을 진지하게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람들을 가감 없이 그려내고, 그 사이에서 서로를 찾은 두 주인공의 인연에 의미를 부여한다.
하지만 사랑을 찾았다고 해서 현실의 장벽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 점에서 영화는 2016년을 그린다. 세바스찬이 가진 재즈에 대한 열정은 “요즘 재즈를 듣는 사람이 없다”라는 말에 좌절된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미아의 꿈은 싸구려 TV 드라마와 자신의 연기에 대한 혹평과 무시 때문에 빛을 잃어간다. 꿈을 꾸는 서로를 사랑한 두 사람, 과연 이 두 사람이 현실과 꿈 중 하게 되는 상황에 닥쳤을 때, 두 사람은 어떻게 될까?

 

 

 

30대에 접어든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많은 것을 이룬 다미엔 차젤레. 그는 아마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꿈과 사랑을 모두 추구할 수 있다. 꿈을 위해서 열심히 달려가는 모든 사람들을 응원한다. 하지만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영화처럼 꿈도 사랑도 해피엔딩이면 얼마나 좋을까. 감독은 아름다운 선율과 꿈꾸는 듯한 영상을 통해 모든 것을 가지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더 먹먹하고 슬펐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은 이 영화가 세 번째 공동작업이다. 서로에게 사랑에 빠지는 연기뿐 아니라 춤과 노래까지 호흡을 맞춰야 했던 두 사람의 호흡은 역시나 찰떡궁합이다. 영화는 철저히 두 사람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다른 인물들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외로 중요한 배역을 맡았던 존 레전드와 의외의 장면에서 나오는 J.K. 시몬스가 은근한 웃음을 준다.
이제 슬슬 한기 때문에 마음마저 스산해지는 겨울, 따뜻하고 황홀한 경험, 재즈의 비트와 선율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경험을 하고 싶으신 분들께 이 영화를 추천한다. 커플이라면 서로의 사랑을 다시금 새길 만한 영화가 될 것이고, 솔로라면 허전한 마음을 가득 채워줄 꿈결같은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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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콘텐츠 크리에이터: 겨울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