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에서 놓쳤던 영화들, 3월 영화관에서 만나다

 

by. jacinta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봄과 가을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다. 바로 따뜻한 봄날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와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 때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이다. 전주국제영화제는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독립/예술 영화를 알리는 취지에서 설립된 영화제이며,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영화를 중심으로 다양성 영화를 소개하는데 주력한다. 두 영화제 모두 평소 접하기 힘든 영화를 볼 수 있기에 영화 마니아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제로 자리 잡은 만큼 티켓 전쟁도 치열하다. 때문에 보고 싶은 영화도 포기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부지기수, 오늘은 이전 영화제에서 놓쳤던 영화 중 3월 개봉을 앞둔 7편의 영화를 모아봤다.

 

<이미지: 판씨네마>

 

1. 쇼콜라 (Chocolat), 03.09 개봉, 전주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된 <쇼콜라>는 <언터처블: 1%의 우정>, <웰컴, 삼바>로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프랑스 국민배우 ‘오마 사이’와 세자르 영화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찰리 채플린 외손자 ‘제임스 티에레’가 호흡을 맞춘 영화이다. 두 배우의 열연을 이끈 감독 ‘로쉬디 젬’은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출신 감독으로 배우로서의 경험을 적극 활용해 영화를 연출하는데 주력했다.
영화는 인종차별이 심했던 19세기 말, 시대의 벽을 뛰어넘어 흑인 광대 ‘쇼콜라’와 예술가를 꿈꾸던 백인 광대 ‘푸티트’의 무대 안과 밖의 드라마틱한 실화를 담았다. 퇴물 취급을 받던 광대 푸티트가 식인종을 연기하던 쇼콜라를 만난 뒤, 인종을 뛰어넘은 우정과 대성공, 화려한 생활, 예술가로서 방향이 달랐던 두 사람의 위태로운 관계 등을 조명한다.
익살스러운 모습부터 진중한 예술가의 고뇌를 그린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와 실화를 배경으로 두 예술가의 환상적인 공연을 고스란히 재현한 마법 같은 영상이 무척 기대되는 영화이다.

 

> 작품 정보: 쇼콜라

 

 

<이미지: 씨네룩스>

 

2. 오버 더 펜스 (Over the Fence), 03.16개봉, 부산국제영화제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의 창’에 초청됐던 영화 <오버 더 펜스>는 사토 야스시의 소설을 원작으로 세상과의 소통에 실패한 고독한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 <린다 린다 린다>, <심야식당>으로 잘 알려진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이 연출을 맡고, 국내 팬덤이 두터운 인기 배우 ‘오다기리 죠’와 ‘아오이 유우’가 9년 만에 연기 호흡을 맞춰 두 배우의 조합만으로도 시선이 끌리는 영화이다.
영화는 아내에게 버림받고 고향으로 돌아간 남자와 낮에는 놀이공원, 밤에는 호스티스로 일하며 이중생활을 하는 여자의 만남을 통해 현대인의 외롭고 고독한 삶을 잔잔한 톤으로 비춘다. 일본 영화 특유의 담백한 화법과 섬세한 연출이 기대되는 영화로 노부히로 감독의 말처럼 두 배우 대표작으로 기억될지 연기 앙상블이 궁금한 영화이다.
<아주 긴 변명>을 제외하고 이렇다 할 일본 영화 개봉 소식이 없는 가운데 <오버 더 펜스>는 서정적인 감성의 일본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반가운 작품이 될듯하다.

 

> 작품 정보: 오버 더 펜스

 

 

<이미지: 그린나래미디어>

 

3. 토니 에드만 (Toni Erdmann), 03.16 개봉, 부산국제영화제
독특한 분위기의 포스터부터 어떤 영화일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토니 에드만>은 모처럼 만나는 독일 영화이다. 비영어권 영화라는 생소함이 있지만 워커홀릭 딸과 예측불허 아빠의 이야기라는 만국 공통의 가족애를 소재로 한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농담과 장난으로 무장한 괴짜 아버지가 인생의 재미라고는 1도 모르는 일 중독자 딸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유쾌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이 영화가 궁극적으로 전할 메시지는 분명해 보이지만, 비영어권 시각에서 여성 감독만의 섬세한 연출로 어떻게 뜨거운 감동을 연출할지 기대가 되는 영화이다. 지난해 칸 영화제를 뜨겁게 달구며 각종 영화제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르며 탄탄한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영화를 향한 뜨거운 관심은 벌써 할리우드 리메이크로 확정됐고 잭 니콜슨이 별난 아버지로 출연할 예정이다.
유쾌한 웃음과 뜨거운 감동이 기대되는 영화 <토니 에드만>, 괴짜 아빠의 별난 사랑이 기다려진다.

 

> 작품 정보: 토니 에드만

 

 

<이미지: 판씨네마>

 

4. 나의 딸, 나의 누나 (Les cowboys), 03.23 개봉, 부산국제영화제
<나의 딸, 나의 누나>는 다르덴 형제가 제작에 참여하고 <예언자>, <러스트 앤 본>, <생 로랑> 등의 각본을 쓴 토마스 비더게인이 처음으로 연출한 장편 영화이다. 그 외에도 유수의 유럽 영화에 참여했던 제작진이 참여해 영화의 완성도를 더했고, 2015년 칸영화제 공개 이후 해외 언론과 평단의 호평이 쏟아진 작품이다.
영화는 갑자기 사라진 소녀 ‘켈리’를 찾기 위해 모든 것을 팽개치고 떠나는 아버지와 남동생의 이야기이다. 삶의 모든 것을 내려두고 무작정 사라진 딸을 찾기 위해 나선 가족이 뜻하지 않은 여정에서 이전과 다른 방향으로 인생이 흘러가면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각각 다른 입장에 놓인 세 가족의 이야기는 삶과 사랑, 가족에 대한 긴 여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인물들의 심리 변화를 섬세한 연출력으로 그려내는데 탁월했던 비더게인이 그의 첫 장편 영화에서 얼마나 성공적으로 표현했을지도 기대된다.

 

> 작품 정보: 나의 딸, 나의 누나

 

 

<이미지: (주)풍경소리>

 

5. 사랑에 빠진 여자 (United States of Love), 03 개봉, 부산국제영화제
도발적인 카피가와 제목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영화 <사랑에 빠진 여자>는 역시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폴란드 영화이다. 2012년 <인 어 베드룸>으로 장편영화에 데뷔해 이번이 세 번째 연출작인 토마스 웨슬리스키 감독의 작품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각본상)을 수상했으며, 부산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부분에 초청 상영됐다.
영화의 내용은 단순하다. 각각 저마다의 이유로 위험에 빠진 네 여인이 주인공이다. 신부를 사랑하는 여자, 이웃집 여자를 짝사랑하는 여자, 학부형과 불륜에 빠진 여자, 이들의 금기된 욕망을 실현함으로써 일상을 변화시키려 하지만 오히려 치명적인 위기를 불러온다.
영화에서 금지된 욕망은 호기심을 자아낼 수밖에 없는 소재이다. 영화는 그녀들의 뜨거운 욕망과 달리 낮은 채도의 건조한 영상으로 이들에게 다가온 위기를 관찰해 영화적 호기심을 자아낸다.

 

> 작품 정보: 사랑에 빠진 여자

 

 

<이미지: (주)디씨드>

 

6. 어느 독재자 (The President), 03 개봉, 부산국제영화제
요즘 시국과 무척 잘 어울리는 <어느 독재자>는 이란 출신의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한순간에 권력을 잃은 독재자와 손자의 이야기로 부당한 정치 현실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은 영화일 것이다. 영화를 연출한 마흐말바프 감독은 ‘아랍의 봄’ 이후에도 지속되는 폭력과 비극적인 현실에 의문을 갖고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의문의 답을 찾았을까.
어린 손자에게 자신의 권력을 과시했던 독재자가 반기를 든 시민들에 의해 권력을 뺏기고 도망자 신세가 되면서 그동안 자신이 저질러왔던 만행의 흔적을 마주하게 된다. 두 사람의 살 떨리는 여정은 어떤 해답으로 찾아올지 기대되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최근의 국정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 속 이야기는 뭔가 모를 씁쓸함을 부른다.
독재라는 비극적 현실을 블랙코미디를 덧입힌 <어느 독재자>, 뒤늦게라도 개봉하는 것이 무척 다행스럽다.

 

> 작품 정보: 어느 독재자

 

 

<이미지: 찬란>

 

7. 아뉴스 데이 (Agnus Dei), 03 개봉, 전주국제영화제
임신한 수녀들의 기적 같은 실화를 그린 <아뉴스 데이>는 1945년 폴란드에서 실제 있었던 이야기이다. 지난해 선댄스영화제를 시작으로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됐던 영화는 70년 만에 발견된 프랑스 의사 노트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투 마더스>, <코코 샤넬> 등의 작품으로 여성 감독 특유의 섬세하고 우아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안느 퐁텐 감독이 수녀들의 기적 같은 감동을 담아냈다.
7명의 수녀들은 왜 임신을 했고, 수녀원은 왜 그들을 감추려고 했는지 호기심을 자아내는 영화는 만삭의 수녀가 프랑스 의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시작하고, 수녀원의 의도를 의심하는 의사를 통해 숨겨졌던 비밀이 드러난다.
한적한 숲 속에 위치한 수녀원에서 비극적 임신을 한 수녀들은 어떻게 기적을 찾았을지 궁금한 영화.

 

> 작품 정보: 아뉴스 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