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봐도 멋있는 스칼렛 요한슨,

지금의 자리를 있게 한 초기작 5편

 

by. Jacinta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마블을 대표하는 여성 캐릭터 ‘블랙 위도우’에서 대표적인 SF 애니메이션으로 손꼽히는 <공각기동대>의 ‘메이저’으로 돌아오는 스칼렛 요한슨 (혹은 스칼릿 조핸슨 Scarlett Johansson), 할리우드 남성 배우를 제치고 2016년 포브스 선정, 최고 흥행배우 1위에 당당히 오른 그녀는 고전적인 마스크와 관능적인 몸매, 허스키한 목소리를 소유한 매력 부자죠! 섬세한 내면 연기부터 거침없는 액션 연기까지 못하는 게 없는 그녀의 내한 소식에 팬들은 벌써부터 들썩들썩, 그녀와의 첫 만남을 고대하고 있는데요.
우리에게 거침없는 액션 여전사, 걸크러시 이미지가 강한 스칼렛이 지금의 블랙 위도우로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기 전, 고혹적인 이목구비의 금발 미녀로 주목받으며 여러 영화에서 그녀만의 매력을 선보여 왔습니다. 오늘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여성 배우로 성장하기까지 그녀의 연기 열정과 실력을 인정받아온 초기작 5편을 선정해봤습니다. 지금의 스칼렛과 다른 매력을 볼 수 있는 영화, 어떤 작품이 있을까요.

 

 

 

판타스틱 소녀 백서 Ghost World, 2000

무난한 10대 취향의 하이틴 영화를 기대하고 본다면 이 영화는 당황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영화는 이제 막 사회로 진입한 청춘들의 잉여로운 일상을 시니컬한 어조로 이야기하는 코믹스 ‘고스트 월드’를 원작으로 한 작품인데요. 풋풋한 매력을 발산하는 10대 시절의 스칼렛을 볼 수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스칼렛은 주인공 ‘이니드’의 절친 ‘레베카’로 등장해 매력적인 외모와 달리 살벌한 말을 서슴지 않은 캐릭터로 등장하는데요. 소셜테이너로서 자신의 소신을 말하는 지금의 스칼렛을 생각하면 그녀의 당당한 매력은 예전부터 다분했던 것 같네요.

 

 

 

엉뚱한 사랑스러움을 품고 있는 영화 <판타스틱 소녀백서>.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두 절친은 독립을 꿈꾸지만 주류 사회에서 벗어난 그들에게 독립은 생각처럼 쉽지 않은데요. 거기다 절친 ‘이니드’가 루저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노총각 ‘시모어’에게 빠지면서 두 사람의 우정은 점차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획일적인 주류 문화에 진입하기를 거부하며 그들만의 개성을 고수하는 두 청춘의 이야기는 뻔한 해피엔딩으로 다가서지 않기에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예쁘장한 외모에도 상대방 간담 서늘하게 하는 서늘한 말투를 늘어놓는 ‘레베카’를 연기한 스칼렛은 이 작품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할리우드 유명 감독 작품에 출연하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 작품 정보: 판타스틱 소녀백서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Lost In Translation, 2003

현대인이 느끼는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감정과 고독에 대해 말하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아직은 아역배우 이미지로 머물러 있던 스칼렛의 진가를 제대로 확인시켜준 작품이죠. 여기에서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많은 20대 초반의 젊은 유부녀를 연기했던 그녀는 다듬어지지 않은 성숙한 매력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는데요. 공허함이 가득 느껴지는 눈빛으로 창밖을 바라보던 그녀의 모습이 아련하기도 쓸쓸해 보이기도 합니다. 영화에서 스칼렛이 연기한 ‘샬롯’이란 캐릭터는 사진작가 남편을 따라 도쿄로 왔지만 일에 바쁜 남편과 함께 있지 못하고 늘 혼자 호텔 숙소에 머물며 도쿄라는 낯선 도시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인물인데요. 우연히 같은 호텔에 머물던 한물간 연예인 ‘밥 해리스’를 만나 우정이라고 하기엔 애매한 묘한 감정을 나눕니다.

 

 

 

초현실주의 작품을 보는 듯 시적인 느낌이 강한 영화에서 유독 인상적인 장면이 있죠! 바로 가라오케 장면인데요. 클럽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들과 샬롯은 밥을 데리고 가라오케를 찾아갑니다. 그곳에서 핑크색 가발을 쓰고 The Pretenders의 Brass In Pocket를 부르는 샬롯의 농염한 눈빛은 영화 내내 보여줬던 정적인 이미지와 상반된 모습이기에 더욱 깊은 인상으로 남는데요.
영화의 마지막 장면도 매번 보는 뻔한 해피엔딩의 공식이 아닌 아련한 여운을 담은 결말로 달콤 쌉싸름한 정서를 자아냅니다. 성숙한 감정을 연기한 스칼렛의 우수에 찬 눈빛이 마음에 남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사색적인 감상의 영화가 떠오를 때 추천해 드립니다.

 

> 작품 정보: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Girl With A Pearl Earring, 2003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네덜란드의 유명한 화가 ‘베르메르’의 작품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소재로 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죠. ‘베르메르’의 작품 중 유독 눈길이 가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오묘한 눈빛의 ‘소녀와 작가는 어떤 관계였을까’라는 호기심을 유발하는데요.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작품을 보고 느낀 공백의 의문을 작가적 상상력으로 풀어냈고, 이는 영화로도 탄생하게 됐습니다. 베르메르의 화풍을 고스란히 영상으로 옮겨온 영화는 절제된 감정 속에 아슬아슬한 에로티시즘과 영화적 긴장을 일으키며 몰입하게 만듭니다.

 

 

<이미지: 필름뱅크>

 

베르메르의 작품 속 이름 모를 소녀처럼 알 수 없는 눈빛 연기를 선보이는 스칼렛은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에 이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데요. 당시 그녀의 나이를 생각하면 어린 나이에도 원숙한 연기력을 선보여 지금의 성공이 가능했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소녀의 순수함과 성숙한 여인의 향기가 느껴지는 하녀 ‘그리트’를 화풍 세계로 이끈 화가 베르메르 역에는 중년 슈트 패션의 정석, 콜린 퍼스가 맡아 지금과 다른 거침의 매력을 선보이는데요. 넘어설 수 없는 감정선을 연기하는 두 사람의 연기 앙상블이 무척 매력적인 영화랍니다.
정교한 리얼리즘을 위해 사용하는 ‘카메라 옵스큐라’ 등 두 사람의 애틋한 감정 연기 외에도 예술적인 볼거리도 즐길 수 있습니다.

 

> 작품 정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아일랜드 The Island, 2005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일랜드>는 당시 핫한 배우로 성장한 이완 맥그리거와 스칼렛 요한슨, 두 스타를 내세운 대규모 제작비가 들어간 SF 영화였죠. 아쉽게도 흥행 성적은 폭망이다 싶을 정도로 엉망이었는데요. 인간복제를 소재로 그럴듯한 영화를 만들려다 볼거리만 남긴 영화로 남고 말았습니다. 영화의 완성도에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전까지 주로 작은 규모의 영화에만 출연했던 스칼렛에게 새로운 시도였다 할 수 있는데요. 여전히 섹시한 금발 미모를 뽐냈지만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성공의 맛을 놓친 스칼렛은 5년이 지난 후에야 지금의 탄탄한 입지를 굳히게 한 ‘블랙 위도우’로 여전사 캐릭터 변신에 성공합니다.

 

 

 

섹시 아이콘의 상징 같은 금발 머리를 버리고 진취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블랙 위도우’는 <아일랜드>에서 같은 복제인간 ‘링컨’에게 의존적이었던 ‘조던’과 무척 다른 모습인데요. 마블 수많은 캐릭터 중에서 ‘블랙 위도우’가 대중의 관심을 받고 성공한 것에는 연기를 거듭할수록 그녀 고유의 당당하면서도 섹시한 이미지를 캐릭터에 녹아내렸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럼 <아일랜드>의 실패는 지금의 스칼렛을 있게 한 계기가 된 것일까요?ㅎ

 

> 작품 정보: 아일랜드

 

 

<이미지: 유레카픽처스>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Vicky Cristina Barcelona, 2008

스칼렛은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 세 편에 출연하며 그의 뮤즈가 되기도 하죠. 2005년 처음 만나 작업한 <매치 포인트>와 2006년 작품 <스쿠프>에서 미스터리함 속에 멜로적 긴장을 유발했던 스칼렛은 2008년 하베에르 바르뎀, 페넬로페 크루즈와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라는 작품에서 자유분방한 섹시한 매력을 자연스럽게 쏟아내며 그녀만의 색을 완성합니다. 물론 이전부터 서서히 섹스 심벌의 이미지를 쌓아오기 시작했지만, 이 작품은 단순히 외적인 이미지가 아닌 자유분방한 사고방식에서 발현하는 섹시함으로 당당한 매력을 완성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관습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연애관의 크리스티나는 영화의 배경, 바르셀로나만큼이나 매력적이랍니다!

 

 

 

사랑 앞에서 이성보다는 감정에 충실한 ‘크리스티나’는 여행지에 만난 화가 ‘후안’과 사랑에 빠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의 전처 ‘마리아’와도 경쟁은커녕 대담한 감정을 나누기도 하는데요. 지중해의 따스한 햇살을 품은 아름다운 도시, 바르셀로나에서 펼쳐지는 이들의 관계는 이국적 정취 가득한 관능적인 로맨스로 설레게 하는데요. 영화를 보고 있으면 크리스티나처럼 용감한 행동을 실현하긴 어려워도 바르셀로나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된답니다. 언젠가 바르셀로나를 간다면 지중해의 열정을 닮은 로맨스의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는 기분 좋은 여운이 남는 영화입니다.

 

> 작품 정보: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