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하는 아니메,

실사 버전 가상 캐스팅

 

by. Jacinta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SF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1995>를 원작으로 한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이 개봉을 앞두고 있죠. <매트릭스>, <제5원소> 등의 SF 영화에 영향을 미친 원작 애니메이션은 철학적인 주제와 진지하면서도 음울한 분위기가 무척 돋보이는 작품으로 지금까지도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수많은 덕후팬을 양성하기도 했던 원작이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팬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기도 했었는데요. 아무래도 원작의 강렬한 인상을 서구의 상업적인 시각이 개입해 원작의 느낌과 동떨어진 작품이 나오니 않을까 우려가 들기 때문이죠. 일단 현재까지 공개된 영상을 봤을 때, CF 감독 출신답게 화려한 비주얼로 빚어낸 감각적인 영상과 근래 들어 개성 강한 역할을 맡으며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을 드러낸 스칼렛 요한슨의 연기는 초반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모습입니다.
팬덤이 강한 원작을 리메이크하는데 있어 이렇듯 걱정과 우려의 시선은 당연히 쏟아질 수밖에 없는 통과의례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중압감이 들 수밖에 없는 작업이기도 하지만 애니메이션에서 못다한 이야기, 특히 시각적 표현을 실사로 옮기는 작업이 은근 기다려지기도 하고, 어떨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팬의 입장에서 할리우드에서 실사영화로 도전해볼 만한 애니메이션을 모아봤습니다. 본 글은 전혀 현실성 없는 허무맹랑한 글이라는 것을 먼져 밝힙니다!

 

 

 

명탐정 코난 Detective Conan, 1996~

21년째 초등학생! <명탐정 코난>은 잘 나가는 고교생 탐정 신이치가 검은 조직이 강제 투약한 약 때문에 몸이 작아져, 신분을 감추기 위해 ‘에도가와 코난’이란 이름으로 각종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 애니메이션이죠. 매회 다른 사건을 해결하는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처음부터 접하지 않았더라도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는 데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활약도 보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소년 선데이에 연재되는 만화를 원작으로 TV 시리즈가 현재도 방영되고 있으며, 연례행사처럼 극장판도 꾸준히 개봉하고 있는데요. 오랜 역사답게 오는 4월이면, 21기 극장판이 일본에서 개봉될 예정입니다.

 

 

 

 

가상 캐스팅

몸이 작아지기 전 똑똑한 고교생 탐정 ‘신이치‘ 역에는 잔망스러운 스파이더맨으로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톰 홀랜드가 어떨까요. 풋풋한 소년의 이미지에 장난기 다분해 보이면서도 똘망똘망한 눈빛의 톰은 경찰도 풀지 못한 미스터리 사건을 쉽게 해결할 것 같은 소년 탐정에도 어울릴 거 같습니다. 신이치의 소꿉친구이자 첫사랑 ‘모리 란‘ 역에는 최근 개봉한 영화 <23 아이덴티티>에서 남다른 비주얼을 선보이며 핫하게 떠오른 배우 안야 테일러 조이를 1순위로 꼽고 싶은데요. 작품 속에서 란은 청순한 외모와 달리 뛰어난 가라데 실력을 보유한 강인함도 갖고 있는 캐릭터로 다중인격을 가진 남자 케빈에게 납치됐을 때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안야 테일러 조이와 무척 어울려 보입니다. 톰 홀랜드와 안야 테일러 조이는 96년 생 동갑내기 배우이기도 합니다.
몸이 작아진 신이치는 코난의 신분으로 살며 자신처럼 몸이 작아진 하이바라소년 탐정단(겐타, 아유미, 미츠히코)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는데요. 지난해 넷플릭스 화제작 <기묘한 이야기>에서 사라진 친구 ‘‘을 구하기 위해 뭉쳤던 일레븐마이크, 더스틴, 루카스는 남다른 호기심과 진한 우정으로 이들 역에 어울리지 않나요. 신비한 매력의 일레븐이 하이바라를, 작은 체구에도 명석한 두뇌는 여전한 코난 역에는 마이크, 장어덮밥을 좋아하는 겐타 역에는 더스틴, 코난의 명석함에는 가려졌지만 똑똑한 미츠히코 역에는 더스틴, 비록 성별은 다르지만 이들 중 가장 유약한 이미지의 윌이 아유미로 등장하면 꽤 괜찮은 조합이 탄생할 거 같습니다.
코난이 벌인 일이라는 것은 전혀 짐작도 못한 채 잠자는 명탐정으로 명성을 올리고 있는 란의 아버지, ‘모리 코고로‘ 탐정 역에는 폭넓은 연기 세계를 가진 매튜 매커너히가 능청스러운 연기로 잠자는 추리쇼를 선보이면 어떨까요. 끝으로 출연 분량은 작지만 지금의 코난(신이치)을 있게 한 상징적인 존재이자 아버지 ‘쿠도 유사쿠‘ 역에는 드라마 속 탐정하면 연관검색어처럼 떠오르는 셜록, 베네딕트 컴버배치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톰 홀랜드와 딱 20년 차이로 아버지 역이 가능한 나이이기도 합니다.
스티븐 모팻이 각본을 쓴다면 원작 애니의 가벼움과 다른 지적인 추리극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The Spiriting Away Of Sen And Chihiro, 2001

일본 애니메이션하면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이 가장 먼저 떠오르죠. 지금까지 수많은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며 평단과 대중의 고른 지지를 받았던 그의 작품으로는 <미래소년 코난>부터 <천공의 성 라퓨타>, <이웃집 토토로>, <붉은 돼지>, <모노노케 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등 만드는 작품마다 좋은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그중 2002년 작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아카데미 시상식과 베를린 영화제에서 수상의 쾌거를 올리기도 했었는데요. 각종 영화제를 휩쓸며 당시 하향 길에 접어든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비교가 되기도 했습니다. 돼지로 변한 부모를 구하는 소녀의 모험담이라는 단순한 줄거리에 비판적 메시지를 녹여내고 환상적인 색채와 캐릭터를 덧입혀 지금까지도 누구나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명작 애니메이션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가상 캐스팅

권선징악의 세계관이 뚜렷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2000년 접어들며 하향곡선을 그릴 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은 그 어느 때보다 대중적인 인기를 끌며 일본 아니메를 대표하게 됐죠. 지난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개봉한지 16년 만에 실사영화 제작이 확정되었는데요. <기생수>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실사화 연출한 야마자키 다카시 감독이 이 프로젝트를 맡았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실사영화 제작에 들어간다고 하니 원작의 환상적인 세계를 어떻게 표현해낼지 결과가 주목되는데요. 문득 최근 몇 년 사이 과거 인기 애니메이션 실사화 프로젝트에 한창인 디즈니에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실사 영화로 제작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26년 만에 실사영화로 제작해 지난주 개봉한 <미녀와 야수>는 원작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유지하며 화려하고 우아한 CG를 덧입혀 애니메이션과 또 다른 감동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미 <말레피센트>, <신데렐라>, <정글북> 실사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알라딘>, <뮬란>, <라이언 킹> 실사 영화를 준비하는 디즈니의 열정과 경험이라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 듭니다.
그렇다면 배역에는 누가 어울릴까요. 먼저 작품 속에서 모험에 나서는 주인공 ‘치히로(센)’ 역에는 마지막 울버린 영화 <로건>으로 놀라운 데뷔를 한 다프네 킨을 1순위로 꼽고 싶은데요. <로건>에서는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소녀의 순수함도 공존하는 외모이기에 환상의 모험에도 무척 잘 어울릴 것 같기 때문입니다. 치히로를 돕는 미소년 ‘하쿠‘ 역에는 최근 개봉한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와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에서 남다른 비주얼로 팬들의 눈도장을 꾹! 찍은 에이사 버터필드가 맡는다면, 평소에는 아름다운 미소년에서 이따금 백룡으로 변해 그 자체로도 눈 호강 예상됩니다.
각각 료칸과 목욕탕(센토)을 운영하며 엄청난 마법을 소유한 쌍둥이 마녀 유바바제니바 역에는 매번 놀라운 연기 변신을 선보이는 틸다 스윈턴이 제격이 아닐까 합니다. 그동안 그녀가 보여줬던 강렬한 비주얼은 쌍둥이 마녀가 되어도 각기 다른 느낌으로 충분히 연기하지 않을까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기 캐릭터! 가오나시 역에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아임 그루트를 계속해서 반복하는 빈 디젤만큼 잘 어울릴 배우가 있을까요.
다리는 정상이지만 여섯 개의 팔을 갖고 있어 마치 거미처럼 다니는 가마 할아범 역에는 개성 강한 캐릭터로 각종 영화에서 인상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사무엘 L. 잭슨이라면 퉁명스러운 성격에 은근슬쩍 엿 비치는 다정한 모습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파프리카 Paprika, 2006

현실과 꿈의 세계가 뒤죽박죽 뒤엉킨 독특한 분위기의 애니메이션 <파프리카>는 초현실적인 성향이 짙은 작품입니다. 일찍 타개한 故 곤 사토시 감독의 마지막 작품이며, 꿈을 통해 현대인의 불안을 치료하려는 일종의 꿈 탐정이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사람들의 무의식 세계에 들어가 이들이 느끼는 불안과 혼란의 근원을 찾으려는 꿈 탐정 ‘파프리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연구원 ‘치바’의 또 다른 자아이기도 한대요. 이들의 순수한 프로젝트를 노리는 음모를 밝혀내기 위해 기묘한 꿈 세계의 모험을 떠나는 내용이 주요 내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독창적인 스토리와 화려한 색감, 특히 꿈에서 펼쳐지는 퍼레이드 장면처럼 기묘한 분위기가 무척 압권인 작품입니다. <공각기동대>도 실사영화로 만들어지는 만큼, 이 작품도 언젠가 실사영화로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상 캐스팅

<파프리카>는 곧 개봉하는 <공각기동대> 만큼이나 쉽지 않은 작업일지도 모르지만 현실세계에서 어떤 환상적인 이미지로 표현할 수 있을지 궁금한 작품인데요. SF와 판타지 장르가 뒤섞인 이 작품의 연출을 누가 맡을지 생각해본다면, 얼마 전 개봉해 호평을 받은 독특한 감성의 SF 영화 <컨택트>와 오는 하반기 강력 기대작 <블레이드 러너 2049>를 연출한 드니 빌뇌브 감독이라면, 이 난해한 프로젝트도 무난히 이끌 수 있지 않을까요. 건조함과 정교함을 유지하는 특유의 연출 감각과 남다른 사운드 활용력을 생각한다면, 오리지널과 다른 느낌의 실사영화가 기대되기도 합니다.
냉정한 차도녀 이미지가 강한 현실주의자 ‘치바‘ 역에는 <웨스트월드>에서 인간의 자아를 가진 로봇 돌로레스를 맡아 혼란에 빠진 내면 연기를 선보였던 에반 레이첼 우드의 절제된 연기는 어떨까요. 치바의 또 다른 자아로 치바와 달리 유쾌한 꿈 탐정 ‘파프리카‘에는 최근 넷플릭스 두 편의 드라마에서 쿨한 존재감을 드러낸 리브 휴슨을 1순위로 꼽고 싶은데요. 타인의 무의식을 거침없이 넘나드는 캐릭터이니만큼 섹시함을 어필하는 배우보다 유쾌한 호기심이 느껴지는 배우가 더 어울릴 것 같네요.
치바와 같은 연구원 동료로 현실감각 제로의 어린아이 같은 ‘토키타‘ 역에는 진지함과 코미디를 넘나드는 배우 조나 힐이라면, 꿈을 지배당한 후 섬뜩함과 해맑음, 두 세계의 연기가 자연스럽겠죠. 과거 트라우마 때문에 파프리카에게 꿈 치료를 받는 ‘코가와‘ 형사 역에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에서 불행한 과거로 인해 변해버린 알레한드로를 연기했던 베네치오 델 토르가 고독한 형사로 변신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타인의 꿈을 지배해 자신만의 왕국을 가지려는 야심에 찬 이사장 역에는 아마존 드라마 <골리앗>에서 소름 끼치는 악역 연기를 선보였던 윌리엄 허트라면 완벽한 캐스팅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