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망스러움의 대명사
라이언 레이놀즈(Ryan Reynolds)
대부분의 할리우드 스타들은 하나 이상의 흑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모두의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연애, 후회해도 이미 너무 늦어버린 말실수,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희대의 망작 등이 바로 그것이죠. 오늘의 주인공은 그러한 자신의 흑역사를 역으로 이용해 자기 PR의 도구로 삼기에 이른, 초록이 짙어가는 이 봄에 잘 어울리는 밝은 멘탈의 소유자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초록색 슈트는 싫다는 그 남자.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슈트는 더욱 싫다는 그 남자. 오늘은 바로 라이언 레이놀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0T2j0Ms3qI&feature=youtu.be
가끔은 철없어 보일 정도로 어리고 능글맞은 이미지 덕에 그의 나이를 알면 놀라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요. 라이언은 1976년생, 올해 한국 나이로 42세가 되는 연기 경력 27년 차 베테랑입니다. 그동안 50편이 훌쩍 넘는 작품들에 출연한 다작 배우로, 아카데미 회원이기도 하죠. 라이언 레이놀즈 하면 사람들은 주로 두 편의 슈퍼히어로 영화들을 떠올립니다. 하나는 그의 커리어를 완전히 파괴해버릴 뻔한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이고, 다른 하나는 그랬던 그를 기적적으로 구원해낸 20세기 폭스의 <데드풀>입니다. DC 슈퍼히어로와 마블 슈퍼히어로로 동시에 이름을 알린 배우는 아마 라이언이 유일할 텐데요. 사실 그린 랜턴에서 그의 연기나 캐릭터 소화력은 큰 지적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저 영화 자체가 도저히 견디기 어려운 수준이었던 것뿐이죠. 하지만 그 영화를 통해 지금의 부인인 블레이크 라이블리를 만나 사랑스러운 두 딸을 얻으면서, 그린 랜턴은 이제 라이언이 먼저 나서서 자조적 농담을 던질 정도로 웃으며 회상할 수 있는 과거가 되었습니다.

라이언은 4형제 중 막내로 태어나, 실제로 꾸러기 기질이 다분합니다. 같은 캐나다 출신 배우인 점잖음의 대명사 라이언 고슬링과 자주 비교되는 편이죠. 그러나 반전 매력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전혀 안 그럴 것 같이 생겨선 가톨릭 신자인 부분도 그중 하나일 것이고, 진지한 연기를 요구할 때엔 또 한없이 진지해지는 것이 가능한 프로라는 점 또한 그렇습니다. 2010년 영화 <베리드>에서 라이언은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은 뒤땅에 묻힌 관 안에서 눈을 뜨게 되는 이라크의 트럭 운전사를 연기했는데요.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죽음에 대한 공포와 직면하는 한 인간의 광기를 생생하게 표현해 많은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았고, 이 작품으로 새턴 어워즈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됩니다. 대배우 헬렌 미렌과 호흡을 맞춘 최근 작품 <우먼 인 골드>에서도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극의 무게중심을 잘 잡아냈죠.

오는 4월 5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SF 영화 <라이프>는, 이러한 라이언의 장기를 제대로 선보일 수 있는 간만의 스릴러입니다. <세이프 하우스>의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과 다시 한 번 손잡은 작품으로, 믿고 보는 배우 제이크 질렌할과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의 레베카 퍼거슨이 함께했죠. 프로모션을 돌면서는 제이크와의 위험천만한 브로맨스(!)와 주체할 수 없는 입담으로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데드풀>로 화려한 부활의 신호탄을 쏜 라이언이 이 기세를 몰아 쭉쭉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을지, 할리우드의 모두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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