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 리치 스타일로 탄생한 판타지 영화

<킹 아서: 제왕의 검> 감상 포인트 5

 

 

by. Jacinta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스타일리시한 영상과 감각적인 편집, 그리고 깨알같이 유머러스한 대사로 자신만의 영상 세계를 확보한 가이 리치 감독이 이번엔 중세 유럽을 대표하는 전설적인 인물 ‘아서 왕’을 주인공으로 판타지 영화에 도전했다. 이미 영화와 드라마에서 수차례 등장했기에 이전만큼의 매력이 덜한 전설의 인물을 가이 리치 감독은 어떻게 표현했을까. 판타지 영화하면 <반지의 제왕>과 같은 묵직한 서사 구조와 압도적인 전투신으로 무장한 영화를 떠올리기 마련이기에 지금까지 그와 정반대 스타일의 영화를 선보였던 가이 리치식 판타지 영화는 어떠할지 자못 궁금했다. 미리 본 <킹 아서: 제왕의 검>은 역시나 가이 리치 스타일이 고스란히 묻어난 판타지 액션 영화로 두 시간짜리 팝콘무비로 손색없었다.
오는 18일 개봉을 앞둔 <킹 아서: 제왕의 검>을 충분히 즐길 수 있길 바라며 다섯 가지 감상 포인트를 소개해본다.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1. 아서 왕 전설을 잘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

아서 왕의 전설을 잘 모르는데 영화를 봐도 괜찮을까? 혹시 이런 생각을 한다면 아서 왕의 전설을 잘 몰라도 영화를 보는데 큰 지장은 없다. 전형적인 접근 방식을 따르지 않는 가이 리치 감독은 아서 왕의 전설에서 핵심적인 요소만 차용해 영화로 담아냈다. 애초에 6개의 시리즈로 기획했다는 이번 영화는 주인공 아서가 잊고 있던 비극적인 가족사를 깨닫고 그에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아서에게 왕이 될 운명을 쥐여준 결정적 계기로 등장하는 엑스칼리버는 전설에 등장하는 신비한 힘을 가진 검으로 주인공 아서 왕 못지않게 유명한 전설의 상징이기도 하다. 아서 왕의 전설에 등장하는 방대한 정보를 다 알지 못해도 아서 왕의 힘을 상징하는 엑스칼리버에 대한 정보만 알아도 남은 이야기를 즐기는데 충분하다.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2. 오감을 깨우는 판타지 액션

오프닝부터 거대한 스케일의 전투신이 등장하지만 압도적인 규모로 분위기를 전달하는 기존 판타지 영화와 다르다. 웅장한 규모에 속도감을 더한 전투신은 빨리빨리 흘러가며 처음부터 방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 <킹 아서>는 감탄을 자아내는 압도적인 전투신이 아닌 영화적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역동적인 액션으로 승부하는 영화인 것이다. 단순히 규모로 승부하는 영화였다면 자칫 지루하게 흘러갈 수 있는 익숙한 이야기를 한 번 등장하면 쉴 틈 없이 흘러가는 액션으로 무장해 판타지 게임을 체험하는듯한 인상을 준다. 마침 CGV에서는 스크린엑스로도 개봉한다고 하니 평소 3D/4D 관람 애용자라면 스크린엑스로 감상하는 것도 좋겠다.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3. 찰리 허냄 입덕 영화

사실 영화를 보기 전 찰리 허냄을 잘 알지 못했다. 분명 그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퍼시픽 림>을 보았지만 사람보다 로봇이 더 기억 남는 영화이기에 파일럿으로 출연했던 찰리 허냄의 인상이 제로에 가까운 상태로 봐도 무방했다. 그런데 감독이 누구인가. <맨 프롬 엉클>에서 잘생겼지만 다소 부담스러운 이미지를 갖고 있던 헨리 카빌과 아미 해머를 매력적으로 연출한 가이 리치이다. 남자 배우의 매력을 기가 막히게 잘 잡아내는 감독은 그동안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해왔음에도 인지도는 다소 약한 배우 찰리 허냄의 매력을 제대로 이끌어냈다.
작품을 위해 꾸준한 트레이닝으로 몸집까지 키운 찰리 허냄은 정적인 캐릭터를 깨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잔뜩 힘만 부풀린 영웅에서 벗어나 친근하고 털털한 새로운 모습의 아서 왕을 선보인다. 요즘식으로 말하자면 서민의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왕이라고 할까. 예전보다 부드러워진 왕의 캐릭터는 다부진 체격과 물오른 잘생김까지 더해져 찰리 허냄의 아서 왕에 흠뻑 빠지게 한다.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4. 미중년 주드 로의 발견

<킹 아서>는 ‘주드 로’로 시작해서 ‘찰리 허냄’으로 끝나는 영화이긴 하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는 주드 로의 매력이 분명한 영화이다. 권력에 눈이 멀어 가족을 살해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은 악역 보티건을 맡아 강렬한 악의 카리스마를 유감없이 선보이며, 자칫 판타지 게임처럼 흘러갈 수 있는 영화의 무게중심을 잡아준다. 또한 영화 내내 블랙 의상을 고수한 그는 날선 카리스마에 섹시함까지 더해 악역임에도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완성한다. 뭐랄까, 비록 한때 탈모의 아이콘이 되기도 했지만 주드 로의 매력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듯했다.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5. 로맨스 없어도 즐거운 능글맞은 수다

데뷔작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와 <스내치> 등 가이 리치 감독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유머러스한 대사이다. 그의 작품 속 감칠맛 나는 대사는 판타지 액션 <킹 아서>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불쑥불쑥 치고 들어오는 깨알 같은 대사는 무겁게 흐를 수 있는 판타지 영화 문법에서 벗어나게 해 평소 판타지 영화를 즐기지 않는 사람도 편하게 즐길 수 있게 한다. 기존 판타지 문법에 익숙하다면 능글맞은 수다와 역동적인 액션이 주요한 <킹 아서>는 다소 낯설 수도 있겠지만, 보다 폭넓은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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