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대본 분석으로 살펴보는 남성 지배적 영화

by. 겨울달

최근 몇 년간 할리우드를 지배하는 ‘남성 중심’, 또는 ‘여성 차별적’ 영화 제작에 대해서 격렬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모두 말로만 느껴질 뿐 구체적인 수치와 데이터 분석으로 실제 차별이 얼마나 극심한지에 대해서는 느끼기 어려웠다. 수많은 여성 단체들이 인력 기용이나 급여 차이가 심하다고 말하며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지만, 이런 정보들이 영화 팬들 사이에서 크게 와닿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 하지만 얼마 전 영화 전체의 분석을 통해 남성 중심의 영화 제작이 지배적이라는 실증적인 증거를 제시한 글이 있어서 소개해 본다.

비주얼 데이터 저널리즘 사이트인 더 푸딩(pudding.cool)은 최근 <Film Dialog: from 2,000 screenplays, Broken down by Gender And Age>라는 흥미로운 글을 발간했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영화 각본 2,000여 개를 분석해 인물 간의 대화를 성별과 연령으로 나누어 그 비중을 살펴보았다.

이들이 적용한 자세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 각본 상 최소 100단어 이상 말하는 캐릭터만 선별
  • 이 캐릭터와 이를 연기한 배우의 IMDB 페이지 매칭해 성별 및 연령 선별
  •  100단어 이상 말하지 않는 캐릭터의 탈락으로 개별 영화 부분에서 오류 발생 가능성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의미 있는 차이 없음.
  • 여성 주인공이 중심인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서도 남성 대화가 많은 경우가 있는데, 이는 남성 조연 캐릭터의 대사를 포함했기 때문.

 

이에 따른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 성별 기준

  • 여성 배우 대사가 가장 많은 경우(=여성 캐릭터 주연)는 전체의 22%
  • 여성 배우 대사가 두 번째로 많은 경우는 전체의 34%
  • 전체 2,000여 편 영화의 주연배우 Top 3 중 여성이 2명 이상인 경우는 전체의 18%, 남성이 2명 이상인 경우는 82%

 

:: 성별x나이 기준

  • 여성 배우 중 대사가 많은 연령대는 22~31세(전체 2천1백만 단어, 38%), 그 다음 32~41세(전체 1천8백만 단어, 32%) 순
  • 남성 배우 중 대사가 많은 연령대는 42~65세(전체 5천5백만 단어, 39%), 그 다음 32~41세(전체4천4백만 단어, 32%) 순

이를 통해 여성이 중심인 영화는 남성 중심 영화보다 그 수가 현저히 적으며, 성별과 나이 두 기준 모두를 적용하면 여성은 20대, 남성은 40대 배우와 캐릭터들이 영화의 주요 배역을 맡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 세부적인 방법을 적용해야겠지만, 적어도 할리우드에서 ’40대 여성 배우에겐 극 중 애정 관계가 없다’라는 말이 완전히 빈말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여성 캐릭터 간 대화가 많은 영화 톱 9

분석대상인 전체 2,000편 여성 캐릭터의 대화가 90%를 차지하는 영화는 단 9편으로, 남성 캐릭터의 대화가 90% 이상을 차지하는 영화가 307편인 것에 비교해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그 9편은 다음과 같다.

  • 세 여인 (1977)
  • 천상의 피조물들 (1994)
  • 헬프 (2011)
  • 신의 아그네스 (1985)
  • 요람을 흔드는 손 (1992)
  • 마터스: 천국을 보는 눈 (2008)
  • 프레셔스 (2009)
  • 나우 앤 덴 (1995)
  • 디센트 (2005)

 

시각화 자료를 포함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의 글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s://pudding.cool/2017/03/film-dialogue/index.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