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첫인상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가
인상 깊은 미드
by. Jacinta
오프닝 타이틀은 작품의 첫인상과도 같다. 치열한 채널 경쟁시대, 시청자를 사로잡기 위해선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오프닝 타이틀로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드라마를 보기 전 호감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한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 오늘은 작품의 성격을 암시하며 호기심을 자극하는 최근 방영된 미드를 기준으로 ‘미드 속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를 모아봤다.

트윈픽스 Twin Peaks 시즌 3
추억의 미드 <트윈 픽스>가 25년 만에 돌아왔다. 팬들의 기쁜 기대는 변함없는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로 화답한다. 25년 만에 돌아온 <트윈 픽스> 시즌 3 첫 에피소드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에는 너무도 유명한 테마 음악 ‘Falling’이 흐른다. 개똥지빠귀 대신 ’25년 후에 만나요’라고 말했던 사진 속 로라로 시작해 트윈픽스를 둘러싼 숲과 제재소 풍경 대신 절벽 아래의 거친 바다와 불안하게 흔들리는 붉은 방이 등장한다. 음악이 담고 있는 풍경은 변했지만 그 시절 그대로의 타이포그래피는 촌스럽다기 보다 반가움이 먼저다. <트윈 픽스>가 다시 돌아왔다는 사실이 실감 난다. 한층 더 복잡해지고 기이한 컬트 드라마로 돌아온 <트윈 픽스>는 변함없는 음악 속 다른 풍경으로 시즌 3의 전반적인 흐름을 암시하는 듯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ujDB5ao1JCg&feature=youtu.be

빅 리틀 라이즈 Big Little Lies
리안 모리아티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빅 리틀 라이즈>는 니콜 키드먼, 리즈 위더스푼, 쉐일린 우들리가 출연하고 장 마크 발레 감독이 연출을 맡아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캘리포니아주의 조용한 항구도시 몬테레이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비밀을 담고 있는 드라마는 오프닝 타이틀부터 눈길을 끈다. 마이클 키와누카(Michael Kiwanuka)가 지난해 발매한 <Love & Hate>에 수록된 첫 곡 ‘Cold Little Heart’가 흐르고 아름다운 몬테레이 해변가 풍경이 스쳐간다. 10여 분에 달하는 긴 호흡의 곡은 몽환적인 사운드로 압축되어 각자의 비밀을 간직한 드라마 속 인물들처럼 신비스러움을 자아낸다.

웨스트월드 Westworld 시즌 2 예정
미래형 테마파크 ‘웨스트월드’의 숨겨진 비밀과 음모를 그린 드라마 <웨스트월드>는 지난해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이었다. 인간의 자만과 탐욕이 만들어낸 일그러진 공간, 웨스트월드가 주는 서늘한 차가움을 품고 있는 오프닝은 무척 인상적이다. 인간의 유희를 위해 창조된 안드로이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곳곳에 삽입된 영상에서 생동감이라고 찾을 수 없다. 이는 드라마 속에서 인간들이 안드로이드를 바라보는 시선과 닮았다. 차갑고 무미건조하게 흘러가는 영상 위로 흐르는 피아노 연주곡은 무척 신비스럽다. 웨스트월드가 안내하는 미스터리의 세계의 관문으로 이보다 더 매혹적인 영상과 음악이 있을 수 있을까.

보슈 Bosch 시즌 4 예정
마이클 코넬리의 유명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LA 경찰 강력반 형사 해리 보슈의 수사극이다. 시즌 전체를 관통하는 큰 사건과 주변 인물들의 복잡 미묘한 관계를 담아내는 드라마는 독특한 화면 구성과 재지한 음악이 어우러진 매혹적인 오프닝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오프닝 타이틀은 마치 오랜 시간 거친 범죄 세계에 단련된 베테랑 형사이면서도 평소 재즈 음악을 좋아하는 해리 보슈의 개인적인 기질과 고독해질 수밖에 없는 외로운 형사 세계를 세련된 감성으로 반영했다. 오프닝에 흐르는 음악은 미국 일렉트로닉 밴드 Caught A Ghost가 2014년 발표한 데뷔 앨범 <Human Nature>에 수록된 ‘Can’t Let Go’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C9jNpSeaCnY&feature=youtu.be

기묘한 이야기 Stranger Things 시즌 2 예정
1983년 작은 도시에서 벌어지는 비밀스러운 연구와 외계 생명체를 밝혀내기 위한 미스터리한 모험담은
단숨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7~80년대 익숙한 SF/호러 작품을 오마주하고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의 흡입력은 대단했다. 시쳇말로 정주행각 나오는 드라마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의 매력을 담은 작품이었다. 드라마만큼이나 오프닝 테마곡도 인상적이다. 많은 것을 보여주지 않아도 강렬한 임팩트가 전해지는 오프닝 타이틀은 스티븐 킹 소설 ‘쿠조’와 ‘크리스틴’에 사용된 글씨에 영향을 받은 클래식한 로고 디자인과 신비감을 담은 전자음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드라마의 흥미를 유발한다.

마블 데어데블 Daredevil 시즌 3 예정
넷플릭스에서 처음 선보인 본격 마블 히어로 드라마 <데어데블>은 불의의 사고로 시력은 잃었지만, 초인적인 감각으로 밤의 자경단을 자처하는 데어데블(맷 머독)의 이야기이다. 약자를 위해 변호사가 되었지만, 정의를 실현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머독은 그런 불합리함에 의문을 품고 영웅이 되려 하지만 이 또한 정당한지 의문스럽다. 불운했던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갈등은 머독을 끊임없는 고통으로 몰아넣는다. 핏빛으로 물든 오프닝 타이틀은 데어데블의 처절한 고통을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 아닐까. 지금까지 나온 넷플릭스 마블 히어로 중에서 유독 <데어데블>의 오프닝 타이틀이 기억나는 이유일 것이다.

나르코스 Narcos 시즌 3 예정
콜롬비아 카르텔 조직의 보스 실존 인물 파블로 에스코바의 이야기를 담은 <나르코스>. 잔뜩 거칠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몽환적인 분위기로 압축한 오프닝 타이틀은 무척 독특하다. 허구와 실제(파블로 에스코바의 생전 사진)를 오가는 화면 구성과 나른함이 전해지는 보사노바 멜로디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오프닝 타이틀에 흐르는 음악은 브라질 출신 가수 겸 기타리스트 로드리고 아마란테(Rodrigo Amarante)의 ‘Tyuo’라는 곡이다. 아직 공개 일은 미정이지만 <나르코스>는 올해 시즌 3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지난 시즌에서 죽음으로 퇴장한 파블로 에스코바를 대신할 카르텔 인물로 오프닝 타이틀이 바뀔지, 아니면 변함없이 나올지 언뜻 궁금해진다.

아메리칸 갓 American Gods
<한니발> 제작자 브라이언 풀러가 참여한 드라마 <아메리칸 갓>은 강렬한 비주얼과 센 이야기로 무장한 성인 취향의 드라마이다. 드라마는 고대와 현재의 신의 전쟁을 담은 닐 게이먼의 <신들의 전쟁>을 원작으로 한다. 흥미로운 소재에 <한니발>에서 보여줬던 화려하고 어두운 색감의 영상미로 시선을 끄는 드라마는 오프닝 타이틀부터 무척 강렬하다. 일렉트로닉 음악과 감각적인 영상 편집이 교차하는 오프닝 타이틀은 드라마의 전체적인 색을 압축해서 보여주는듯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1Ow1qPRIs8A&feature=youtu.be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American Horror Story 시즌 7 예정
드라마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인상적인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를 거론할 때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를 빼놓을 수 없다. 매 시즌 다른 테마로 섬뜩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아호스>는 같은 음악, 다른 영상으로 시즌의 테마를 전달한다. 정통 호러 드라마보다 미스터리한 긴장감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아호스>는 드라마보다 오프닝 타이틀이 무섭게 느껴진다. 귀를 거스르는 거친 사운드에 시즌에 어울리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괴한 영상을 스타일리시하게 편집한 오프닝 타이틀, 무서움을 주의하며 감상해 보자.
https://www.youtube.com/watch?v=bm4AJaueiDY&feature=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