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속에서 활약하는

여성 히어로/빌런 캐릭터

 

by. Jacinta

 

여성 히어로 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 영화가 될 것 같은 <원더 우먼>의 개봉 첫 주부터 흥행 속도가 엄청나다. 원더 우먼의 탄생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 개봉 전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던 <원더 우먼>은 박스오피스마저 점령해 여성 감독이 그려낸 여성 히어로 영화라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를 이뤄냈다. <원더 우먼>의 성공은 그동안 남성 히어로가 주도해온 히어로 영화에서 과거 <슈퍼걸>, <캣 우먼>, <엘렉트라> 등의 실패를 충분히 잊게 하는 계기가 될듯하다. 앞으로 <원더 우먼> 후속편을 비롯해 조스 웨던 감독이 준비하는 <배트걸>과 마고 로비 주연의 <고담 시티 사이렌스>가 나올 예정이다.
스크린에서 여성 히어로의 주도적인 역할은 이제 시작일 수 있으나 드라마에선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해왔다. 캐릭터의 역할이 히어로 또는 빌런에 상관없이 강렬한 인상으로 눈길을 끈 미드 속 여성 캐릭터들을 모아봤다. (*해당 작품은 코믹스를 기반으로 하나 드라마 속 행적을 중심으로 소개)

 

 

<이미지: CW ‘슈퍼걸’>

 

CW 슈퍼걸 vs 레아 / 인디고 / 라이브와이어 / 실버 밴시 / 아스트라 etc

 

<슈퍼걸>은 <원더 우먼>처럼 여성 히어로 원톱 주연의 드라마이다. 로코물 여주인공을 보는듯한 사랑스러운 이미지의 멜리사 비노이스트가 주연을 맡아 매번 새로운 빌런들과 부딪히며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시즌 1에서는 답답할 정도로 정의 실현에 매달렸던 슈퍼걸은 시즌 2 들어서 극 중 인물 관계가 한층 다채로워지면서 캐릭터의 입체감이 살아났다. 크립톤과 적대적인 관계인 댁삼의 몬-엘과 러브라인까지 형성되면서 뜻하지 않은 위기에 처한 슈퍼걸, 그동안 그녀가 맞섰던 여성 빌런 캐릭터는 누가 있을까.

냉정하기 짝이 없는 댁삼의 여왕 레아는 시즌 2 후반 슈퍼걸의 가장 큰 골칫덩이였다. 아들 몬-엘을 되찾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레아 여왕은 결국 그녀 자신이 계획한 덫에 걸려든다. 서늘한 카리스마로 슈퍼걸과 지구를 위협했던 레아 여왕 이전, 슈퍼걸을 힘들게 했던 상대는 이모 아스트라일 것이다. 지구 정복의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던 아스트라는 슈퍼걸을 자신의 편에 끌어들이려 했으나 실패하고 이후 카라를 도와주려 한다. 아스트라의 배신에 남편 논은 인디고와 함께 인간 정신을 조종하는 미리어드 계획에 나서지만 슈퍼걸의 협공에 결국 실패한다. 이때 인디고는 행크(존 존스)의 공격에 처참한 모습으로 퇴장한다.
외계 종족이 아닌 메타 휴먼도 슈퍼걸의 상대가 되기도 한다. 라이브 와이어실버 밴시는 카라에 대한 악의적인 감정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각자 나름의 이유로 카라를 미워한 두 사람은 급기야 협공에 나서 카라의 인생 롤모델 캣 그랜트를 납치하고, 슈퍼걸은 때마침 내츄럴시티로 온 플래시의 도움을 받아 라이브 와이어의 취약점 물 공격으로 승리를 쟁취한다. 그 외 맥스웰이 만든 슈퍼걸과 비슷한 외모의 비자로와 외계인에 적대적 감정을 가진 릴리안 루터가 있다.
반면, 슈퍼걸의 조력자로는 언니 알렉스와 (그녀의 여친)매기, 레나 루터가 있으며, 원조 원더 우먼 린다 카터가 정체를 숨긴 외계인 대통령으로 등장한다.

 

 

<이미지: CW ‘레전드 오브 투모로우’>

 

CW 레전드 오브 투모로우, 사라 랜스 & 아마야 & 켄드라(호크걸)

 

<레전드 오브 투모로우>에서 남자 캐릭터들이 점점 개그에 집중하는데 반해, 여성 캐릭터는 한결같이 강인한 카리스마로 지구의 운명을 지키고자 한다. 시즌 1에서 사라진 타임 마스터 립 헌터를 대신해 레전드팀 캡틴 자리를 이어받은 사라 랜스(화이트 카나리)는 다른 동료들처럼 초인적인 능력이 없음에도 뛰어난 리더십과 무예 실력의 소유자이다. (리그 오브 어쌔신 출신) 또한 그녀의 성적 취향은 남자 동료의 썸을 일으킬 염려를 사전에 차단해 오직 레전드팀을 이끄는데만 집중하게 한다.
시즌 2에 합류한 아마야(빅센)는 저스티스 소사이어티 오브 아메리카 출신으로 기본적인 전투 실력이 좋으며 위급할 땐 동물의 공격력을 발휘할 수 있다. 렉스 타일러를 살해한 리전 오브 둠에 복수하기 위해 레전드팀에 합류한 아마야는 평범한 역사 덕후에서 초능력자로 거듭난 네이트 헤이우드와 연인 관계로 서서히 발전하지만, 리전 오브 둠에 맞서던 중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시간여행이 주특기인 레전드팀이기에 죽었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시즌 1에서 켄드라(호크걸)는 아쉬움이 남는 캐릭터이다. 정상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했던 시즌 1에서 켄드라는 히어로의 캐릭터보다 민폐에 가까운 멜로 캐릭터로 내내 활용되다 결국 사랑을 위해 떠나는 것으로 하차했다.

 

 

<이미지: Fox ‘고담’>

 

FOX 고담, 피시 무니 / 바바라 / 타비타 / 리 / 샐리나 / 아이비 / 파이어플라이

 

악인들의 흥망성쇠가 다채롭게 펼쳐지는 <고담>엔 지금까지 많은 캐릭터가 등장했다. 워낙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고담>은 크게 두 축으로 나눌 수 있다. 고담시의 정의를 추구하는 짐 고든과 어린 브루스 웨인 쪽 사람들, 고담시를 접수하고 싶어 하는 오스왈드, 니그마, 바바라 등 악당 세력, 거기에 올빼미 법정, 아캄, 기타 여럿 빌런이 신출귀몰 등장한다. 등장인물이 많은 만큼 여성 캐릭터 활약도 부지런하다.
고담시에선 승기를 잡았다고 영원하다는 보장이 없다. 피시 무니는 고담에서 악당으로 살아간다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캐릭터이다. 시즌 1 첫 등장 때만 해도 팔코네를 배신할 계획을 가질 만큼 세력과 힘이 있었지만, 약해보이기만 했던 오스왈드의 계략에 제대로 걸려들어 전과 다른 인생이 펼쳐진다. 스트레인지 박사의 비밀 실험으로 죽음에서 부활하고 능력도 얻었지만 그녀의 생명력은 서서히 꺼져가고 있다.
바바라타비사, 각각 약혼자 짐 고든과 오빠 테오 갤러반의 존재에 묻혀 있었던 두 사람은 의기투합하며 고담의 새로운 세력으로 부상했다. 바바라의 광기, 타비사의 전투력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승승장구하는 듯했지만, 최근 두 사람 사이에 니그마가 끼어들면서 흔들리고 있다.
짐 고든의 두 번째 연인 레슬리 톰킨슨(리)은 시즌 3 내내 원망의 시선으로 고든을 바라보더니 마리오와 반즈 서장을 변하게 한 바이러스 혈액을 자신의 몸에 투입하기에 이른다. 지금까지 고든 캐릭터만큼이나 별다른 호감을 보이지 못했던 리는 앞으로 어떤 캐릭터로 변신하게 될까.
샐리나는 정의가 사라진 고담시의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캐릭터이다. 지금까지 어느 편에 섰든지 간에 샐리나를 움직이게 한 건 돈이었다. 10대의 작은 체구와 민첩함을 이용해 서로 다른 세력의 조력자로 움직여왔던 샐리나가 유일하게 애정을 보이는 상대는 길거리 생활을 함께 한 또래 친구 아이비브릿지(파이어플라이)이다. 이따금 등장했던 아이비는 시즌 3 들어 분량이 늘어났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몸이 훌쩍 커져버린 아이비는 몸만 성장한 게 아니라 식물을 이용한 신비한 능력까지 얻었다. 하지만 정신세계는 순수한 아이비는 오스왈드를 도와주려 한다. 브릿지는 나쁜 오빠들 때문에 인생이 꼬여버렸다. 오빠들 손에 이끌려 억지로 범죄행위에 가담했던 브릿지는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지만 휴고 박사의 실험으로 극적으로 부활하고 파이어플라이란 이름을 얻는다.

 

 

<이미지: 넷플릭스 ‘제시카 존스’ / ‘데어데블’ / ‘아이언 피스트’>

 

넷플릭스 마블 제시카 존스 & 일렉트라 & 콜린 윙

 

넷플릭스 두 번째 마블 히어로 제시카 존스는 데어데블만큼이나 혐오와 고독에 쌓인 인물이다. 초인적인 힘과 회복 능력을 지녔지만 마인드컨트롤 능력이 뛰어난 킬그레이브의 손에서 저질렀던 지난날의 과거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복수에는 성공하지만 거기에 이르기까지 희생당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오는 8월 공개될 <디펜더스>에서 시즌 1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던 히어로 감성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맷 머독의 첫사랑 일렉트라는 두 사람의 스승, 스틱이 철저하게 암살자로 키운 인물이다. 타고난 신체 감각과 전투력의 소유자로 데어데블에 밀리지 않는다. 거기에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폭력성은 암살자로서 손색이 없다. 시즌 2에서 불현듯 나타나 맷의 마음을 흔들리게 하다가도 팽팽한 대립을 이루던 일렉트라는 마지막 노부와의 힘겨운 싸움에서 맷을 대신해 희생한다. 하지만 원작에서도 부활했던 일렉트라가 다시 돌아올 거라는 암시로 끝났고, <디펜더스>에서 돌아올 예정이다.
마블의 네 번째 시리즈 <아이언 피스트>의 조력자 콜린 윙은 드라마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대니 랜드가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자신의 실력으로 대니 랜드를 도와준다. 대니 랜드를 위해 중대한 결심을 할 만큼 밑도 끝도 없이 대니 랜드에게 잘해준다는 단점은 있지만, 콜린 윙 자체는 무척 매력적이었다. 역시 <디펜더스>에도 등장할 예정이다.

 

 

<이미지: FX ‘리전’>

 

FX 리전, 시드니 & 케리 & 멜라니 vs 레니

 

데이빗 할러의 복잡한 정신세계만큼이나 퍼즐 같은 드라마 <리전>은 신나는 액션이나 박진감을 기대하기엔 다소 부족할 수 있으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가의 전개가 인상적인 드라마이다. 정신병원을 탈출한 데이빗이 뮤턴트로 각성하는 과정에서 그곳 뮤턴트의 능력이 이용되는데 데이빗에게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는 저마다 데이빗에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
먼저 데이빗과 연인 관계를 이루는 시드니는 타인과 피부가 닿으면 일정 시간 신체가 바뀌는 독특한 능력의 소유자이다. 데이빗이 정신병원을 빠져나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시드니의 독특한 능력에 신체 접촉을 할 수 없는 두 사람은 데이빗이 만들어낸 가상의 공간에서 데이트를 하곤 한다.
정신병원을 탈출했지만, 정상적인 사고를 하기에 무리가 있던 데이빗은 환청을 경험하고 알 수 없는 세력(디비전)에 쫓긴다. 결국 납치되어 감금된 데이빗을 뮤턴트들이 구해주고, 이때 발화 능력이 있는 케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싸움 실력도 좋은 케리는 캐리라는 남자와 신체를 공유하는 특별한 능력도 있는데 이로 인해 서로의 신체적 고통도 함께 공유한다.
한편, 그동안 자신의 정신세계에 문제 있었다고 여겨왔던 데이빗은 뮤턴트의 공간을 이끄는 멜라니의 텔레파시 요법으로 자신의 능력을 통제하는 법을 배우고자 한다. 데이빗의 능력을 찾아주려고 했던 멜라니는 정작 남편 올리버를 놓치고 마는 개인적인 불행을 겪는다.
끝으로 데이빗의 오랜 친구였던 레니는 앞의 세 사람과 상반된 역할로 데이빗의 숨겨진 모습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사고로 죽었지만 데이빗의 정신세계에 남아 끊임없이 조정했던 레니의 정체는 데이빗을 숙주로 삼으려는 섀도우 킹이었다.

 

<이미지: ABC ‘에이전트 오브 쉴드’>

 

ABC 에이전트 오브 쉴드, 스카이 & 메이 & 시몬스 & 바비 모스

 

<에이전트 오브 쉴드>는 코믹스보다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기반을 둔 드라마로 쉴드의 비중이 큰 <캡틴 아메리카>와 <어벤져스> 시리즈에 영향을 받았다. 쉴드에서 활약하는 초인들이 여러 위기에 맞서는 드라마에서 인상적인 여성 캐릭터는 누가 있을까.
먼저 <에이전트 오브 쉴드> 버스팀에 합류하는 해커비스트로 처음 등장한 데이지 존슨(스카이)은 서서히 발전하는 캐릭터이다. 해커에서 요원으로 그리고 인휴먼 파워를 각성하며 인간을 몰살하려는 인휴먼의 계획에 맞선다. 남친이자 또 다른 인휴먼인 링컨 캠벨이 죽고 쉴드를 떠나 퀘이크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 다시 쉴드에 합류한다.
멜린다 메이는 버스팀의 2인자로, 닉 퓨리의 명령으로 콜슨 요원을 도울 버스팀을 조직하고 ‘죽었다 살아난’ 콜슨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임무를 맡는다. 이후에는 콜슨을 도와 파괴된 쉴드 조직의 수습과 재건을 지휘한다.  뛰어난 무술 실력을 갖춘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이지만 최근에는 프레임워크에 들어가면서 큰 고초를 겪고 있다.
버스팀 생물화학자인 젬마 시몬스는 찰떡궁합 콤비 ‘피츠시몬스’ 중 1명. 처음에는 현장 경험 없는 파릇파릇한 신입 티가 났지만, 온갖 고초를 겪으며 영리하고 현명한 캐릭터가 되어 간다. 시즌 4에서 새 국장 메이스가 취임하면서 과학 및 기술 부문 보좌관이 되어 쉴드 고위직에 오르기도 했다. 또다른 ‘피츠시몬스’인 엔지니어 레오 피츠와는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지금은 쉴드를 떠났지만 바비 모스는 코믹스에서는 ‘모킹버드’라는 코드명으로 유명한 쉴드의 최강 현장 요원이다. 하이드라 연구시설에 젬마를 보호하기 위해 함께 위장잠입을 하며 등장했고, 이후 현장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워드에게 잡혀 고문을 당하면서 큰 아픔을 겪기도 했다. 시즌 3에서 임무 수행 중 위기에 빠지자, 쉴드의 존재를 비밀에 부치기 위해 전남편인 랜스 헌터와 함께 조직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