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려 너를 지킨다!”

– 한국영화 속 타임스릴러 –

 

by. 레드써니

 

오는 6월 15일에 개봉하는 <하루>는 타임스릴러 영화이다. 타임스릴러는 시간이동이라는 불가능한 상황을 그럴듯한 모습으로 보여주며, 주인공의 활약에 따라 예정된 결말이 아닌 또 다른 엔딩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시간과 시간 틈 사이의 빈 공간을 퍼즐처럼 맞춰지는 이야기로 재미가 탁월한 장르이다.

 

최근 들어 한국영화에서도 타임스릴러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어느 장르보다 논리적인 구성과 인과관계가 중요한 타임스릴러 장르가 한국영화 특유의 정서가 만나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살펴본다.

 

<이미지: 수필름 / 롯데엔터테인먼트>

 

①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시간여행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소재는 “과거로 돌아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 싶다”이다. 그 만큼 간절하고 절박하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도 이런 과정을 그리고 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기욤뮈소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김윤석과 변요한이 주인공 ‘수현’의 현재와 과거의 모습으로 출연해 사랑하는 연인 ‘연아’ (채서진)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가 기존의 타임스릴러 영화와 다른 점은 과거와 현재의 자신이 만난다는 것이다. 보통 타임스릴러 영화가 다른 시대의 자기 자신을 만나는 것을 금기시하지만 이 작품은 오히려 모든 과거와 미래를 알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함께 한다. 금기를 뛰어 넘어 지켜야 하는 것에 모든 것을 건 남자의 각오가 무척 인상 깊다.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 상상필름(주)>

 

②시간이탈자

 

<시간이탈자>와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비슷한 소재의 타임스릴러 영화이다. <시간이탈자> 역시 사랑하는 연인이 죽을 수도 있다는 가정 하에 그녀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건다. 다만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시간대가 다른 같은 인물이라면, <시간이탈자>는 다른 시간대에 서로 모르는 사람이 한 여인을 지키기 위해 함께 한다는 점이 다르다. 조정석과 이진욱이 서로 다른 시간대에서 임수정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특히 임수정은 각기 다른 시간대에서 외모는 같지만 다른 이름을 가진 인물로 등장한다. 영화는 끝까지 과거와 현재의 임수정이 전혀 다른 사람일지 의심을 갖게 한다. 이러한 의구심은 후반부 들어 놀라운 장치로 다가온다.

 

 

<이미지: 미스터 로맨스 / NEW>

 

③더 폰

 

<더 폰>은 1년 전 살해당한 아내에게서 전화가 온 뒤 모든 것을 되돌릴 단 한 번의 기회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름 자체가 하나의 장르가 된 배우 손현주가 아내를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고동호’역을 맡아 명연기를 펼친다. 앞의 두 영화가 살려야 할 당사자는 모른 채 주인공들이 주변에서 일을 벌인다면, <더 폰>은 살려야 되는 아내 (엄지원)가 계속되는 위협에 남편에게 도움을 청하며 전개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제목 그대로 전화기를 통해 시공간을 넘나드는 대화가 펼쳐지며, 다른 시간대에서 같은 목적을 향해 서로 다른 임무를 수행한다는 점이 두 편의 스릴러를 동시에 보는 것 같은 긴장감을 준다.

 

 

<이미지: (주)파레토웍스 / CJ 엔터테인먼트>

 

④열한시

 

<시라노: 연애조작단>, <스카우트>, <광식이 동생 광태> 등을 만든 김현석 감독의 <열한시>는 다른 한국형 타임스릴러 보다 더욱 시간 여행에 포커스를 맞춘 타임스릴러 영화이다. 한국영화 최초로 타임머신이 등장하고 시간이동을 본격적으로 이야기한다. <열한시>의 독특한 점은 다른 타임스릴러 영화가 몇 십 년, 몇 년 혹은 최소 1년 정도의 시간 간격을 두고 전개되는 반면 <열한시>는 고작 하루 정도의 시간 이동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하루 만에 처참하게 변한 연구실의 악몽을 막기 위해 정재영, 최다니엘, 김옥빈이 고군분투하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미지: (주) 라인필름 / CGV 아트하우스>

 

⑤하루

 

<하루>는 타임 루프를 소재로 한 영화이다. 즉, 같은 날과 사건이 반복되는 이야기이다. 이와 같은 형식의 작품으로 <사랑의 블랙홀>과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있다.

교통사고로 죽어있는 딸을 본 의사 ‘준영'(김명민)은 다시 눈을 떴을 때, 사고 두 시간 전으로 돌아가 있다. 딸을 살리기 위해 무슨 방법이라도 다 쓰지만 오히려 매일매일 딸의 죽는 모습만 보게 된다. 계속해서 기회는 주어지지만 악몽 같은 현실이 반복되는 것이다. 여기서 <하루>는 더 독특한 방법을 쓴다. 이런 타임 루프가 ‘준영’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딸이 사고로 죽은 현장에서 아내를 잃은 ‘민철'(변요한) 또한 ‘준영’처럼 반복되는 지옥을 겪고 있다. 같은 운명을 겪고 있는 두 남자는 함께 이 지옥 같은 타임 루프를 벗어나 사랑하는 사람을 살려내기 위해 힘을 합친다. 예고편 후반에서 두 남자의 사랑하는 사람을 앗아간 제3의 인물이 등장해 호기심을 자아낸다. 타임 루프 VS 타임 루프의 대결을 그린 <하루>의 타임스릴러 비틀기가 무척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