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대표 여배우들의 차기작이 궁금해

 

by. Jacinta

 

최근 개봉한 <악녀>는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겼던 액션 영화에 여배우가 원톱으로 나선 영화이다.
2시간 동안 핏빛이 난무하는 영화는 청불, 여성 원톱 액션 영화라는 악조건에도 칸 영화제 후광 효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점령한 박스오피스에서 선전하고 있다. 그동안 남남 케미가 강조된 한국 영화계에서 <악녀>는 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 여부를 떠나 가뭄의 단비 같은 작품이다. <악녀>의 선전이 이후 한국영화 제작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섣불리 장담할 수 없지만, 한국영화 속에서 점점 사라지는 여성 캐릭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길 바란다. 갈수록 ‘여배우 기근’ 현상이 심해지는 한국 영화계에서 현재 개봉을 기다리고 있거나 차기작을 준비 중인 여배우들의 근황을 모아봤다.

 

 

<이미지: (주)용필름 / NEW>

 

1. 한효주 <골든 슬럼버>, <인랑>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청아한 매력을 드러내는 배우, 한효주. 지난해 영화 <해어화>와 드라마 <W(더블유)>에서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였던 한효주는 두 개의 작품으로 찾아올 예정이다.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거대 권력의 음모를 그린 영화 <골든 슬럼버>와 김지운 감독이 동명의 일본 애니메이션을 영화화한다고 해서 화제가 된 <인랑>에 출연한다. 두 작품 모두 일본 원작을 바탕으로 하며, 연이어 강동원과 연기 호흡을 맞춘다는 공통점이 있다. 촬영을 마친 <골든 슬럼버>는 하반기 개봉을 준비 중이며, <인랑>은 현재 제작 준비 중으로 정우성과 이유영이 출연해 벌써부터 영화의 기대감을 높인다.

 

 

<이미지: 호필름 / 롯데엔터테인먼트>

 

2. 손예진 <협상>

얼마 전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덕혜옹주>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손예진은 데뷔 초 청순한 이미지를 극복하고, 지금까지 연기력으로 충실히 커리어를 쌓아왔다. 어느 작품이든 원톱으로 나서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존재감을 선보이는 손예진은 여배우로는 드물게 티켓 파워도 인정받는 편이다. 대표적으로 2014년 한국영화 여름 대전에서 흥행에 성공한 <해적: 바다로 간 산적>과 직접 투자까지 나선 <덕혜옹주>를 들 수 있다. 한동안 휴식기를 가졌던 손예진은 최근 <공조>로 배우 입지를 다진 현빈과 인질 협상을 소재로 한 <협상>에 캐스팅됐다. 협상 전문가로 나설 손예진이 인질범 역을 맡을 현빈과 어떤 극적인 케미를 선보일지 기대된다.

 

 

<이미지: 모호필름 / 용필름 / CJ 엔터테인먼트>

 

3. 김태리 <리틀 포레스트>, <1987(가제)>

 

지난해 최고의 라이징 스타 김태리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에서 신인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연기를 선보이며 단숨에 충무로 대세 여배우로 부상했다. <아가씨>의 성공 이후 김태리의 화제성은 2년 전 출연한 데뷔작 <문영>을 개봉시킬 정도였고, 차기작 출연은 당연한 수순으로 진행됐다. 충무로 여배우 기근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는 김태리의 행보는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남성 중심의 영화계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와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지구를 지켜라>의 장준환 감독이 연출을 맡은 <1987(가제)>에 출연하는 것이다. 일본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리틀 포레스트>에서 극의 중심을 이끌 주인공으로, <1987(가제)>에서는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등 쟁쟁한 배우와 함께 한다.

 

 

<이미지: 영화 ‘더 테이블’>

 

4. 정유미 <더 테이블>, <염력>

 

최근 <윤식당>에서 그녀만의 꾸미지 않은 밝은 모습과 배려심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정유미는 상업영화와 다양성 영화, 드라마를 오가며 꾸준한 활동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배우이다. 유독 여성들에게 더 인기 많은 정유미는 풋풋한 외모에 안착하지 않은 솔직담백한 캐릭터와 공감어린 연기로 어느 여배우와도 겹치지 않은 배우 세계를 구축해왔다. 지난해 흥행 대박을 터뜨린 <부산행>에서 마동석과 뜻밖의 케미를 선보였던 정유미의 차기작은 두 번째 호흡을 맞추는 연상호 감독의 작품 <염력>이다. <염력>은 초능력을 소재로 한 영화로 류승룡, 심은경, 박정민 등의 배우가 출연한다. 또한 노희경 작가가 준비 중인 드라마 <Live> 주인공으로도 확정됐다. 아직 개봉 전인 작품으로 <조금만 더 가까이>, <최악의 하루>의 김종관 감독이 연출하고 임수정, 정은채, 한예리가 출연한 <더 테이블>이 있다.

 

<이미지: (주)팔레트픽처스 / (주)쇼박스>

 

5. 심은경 <염력>

심은경은 아역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배우이다. 2014년 <수상한 그녀>로 대박을 터뜨린 심은경은 보통의 여배우와 차별화된 매력으로 어필한다. 아역시절부터 다져온 연기와 다양성 영화에 대한 애정, 보이시한 매력은 앞으로 심은경이란 배우가 향할 행보에 관심을 갖게 한다. 올해만 해도 각각 다른 장르의 영화 <조작된 도시>, <특별시민>을 선보였다.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에서 짧은 분량에도 깊은 인상을 남긴 인연으로 차기작 <염력>에 캐스팅돼 촬영이 한창이다.

 

 

<이미지: 유비유필름 / 무비락 / 무비꼴라쥬>

 

6. 김희애 <사라진 밤(가제)>

 

데뷔 후 주로 TV 드라마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김희애는 지난 2014년 <우아한 거짓말>로 21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했다. 김희애는 1993년 <101번째 프로포즈> 이후 드라마 출연만 했었다. 그리고 2015년 <쎄시봉>으로 다시 한번 스크린 나들이를 한 김희애는 최근 <사라진 밤(가제)> 출연 소식을 알렸다. 국과수에 보관되어 있던 사라진 시체의 진실을 쫓는 스릴러 영화로 김상경, 김강우가 함께 출연하며 김희애는 냉혹한 기업가로 출연한다. 함께 출연하는 김상경은 다시 한번 형사(우중식) 역을 맡았고, 김강우는 김희애가 맡은 대기업 회장 윤설희의 남편 엘리트 교수(박진한)로 출연해 부부로 연기 호흡을 맞춘다. 2015년 드라마 <미세스 캅>에서 범죄를 쫓는 열혈 형사로 등장했던 김희애는 이번엔 범죄와 연관된 미스터리한 인물을 맡아 연기 변신이 예고된다.

 

 

<이미지: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주) / (주)쇼박스>

 

7. 김혜수 <소중한 여인>

지난해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수사 드라마 <시그널>과 코미디 영화 <굿바이 싱글>을 흥행시키며 연기는 물론 흥행 파워까지 입증한 김혜수는 수식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이다. 섬세한 감정 연기부터 몸을 아끼지 않는 코믹 연기까지 무엇이든 해내는 김혜수는 남녀노소를 불문, 사랑받는 국민배우이다. 현재 차기작 소식은 없지만 지난해 촬영을 마친 영화 <소중한 여인>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2014년 <차이나타운>에서 쉽지 않은 악역 연기를 선보였던 김혜수는 <소중한 여인>에서는 범죄조직을 기업으로 키워낸 2인자로 출연해 이선균, 이희준과 위험한 게임을 펼쳐 <차이나타운>과 어떻게 다른 범죄 느와르를 선보일지 기대하게 한다.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 상상필름(주)>

 

8. 임수정 <더 테이블>, <당신의 부탁>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에서 유아인, 고경표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폭넓은 감정 연기를 선보였던 임수정은 차기작으로 다시 충무로를 선택했다. 많은 배우들이 현재 한국영화 주류인 장르 색이 강한 영화를 선택하는데 반해 임수정의 선택은 의외다. 임수정이 차기작으로 선택한 <당신의 부탁>은 사고로 남편을 잃은 주인공이 죽은 남편과 전 부인 사이의 10대 아들과 함께 생활하는 이야기로 가족을 테마로 한 영화이다. 시나리오가 마음에 와 닿아 선택했다는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던 <환절기>로 데뷔한 이동은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 또한 정유미, 정은채, 한예리와 출연한 <더 테이블>이 하반기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지: 인벤트스톤 / 오퍼스픽쳐스 / CGV 아트하우스>

 

9. 천우희 <흥부>,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작품 색과 캐릭터는 전혀 다르지만 나홍진 감독의 <곡성>과 이윤기 감독의 <어느 날>에서 영적 캐릭터를 선보였던 천우희는 차기작에서는 현실 세계로 돌아왔다. 동명의 일본 희곡을 원작으로 한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란 작품에 설경구, 오달수와 함께 출연한다. 영화는 집단 따돌림으로 자살한 학생이 유서에 남긴 가해 학생의 명단을 두고 학교로 소집된 학부모들과 학교 측의 치열한 공방을 다루며, 천우희는 진실을 파헤치는 교사 역을 맡았다. 또한 고전 ‘흥부전’을 재해석한 영화 <흥부>에 ‘흥부’의 제자 ‘선출’ 역으로 특별 출연한다. 쉼 없이 작품 활동하는 천우희의 연기는 오는 9월 방송 예정인 드라마 <아르곤>으로 먼저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미지: 영화사 그림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10. 한지민 <미쓰백>, <그것만이 내 세상(가제)>

지난해 영화 <밀정>에서 강인한 성격의 독립운동가 연계순 역을 맡아 그동안 보여줬던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탈피한 한지만의 차기작은 <미쓰백>과 <그것만이 내 세상(가제)> 두 작품이다. 먼저 <미쓰백>은 2007년 단편영화 <그녀에게>로 주목받은 이지원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으로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로 알려져 있다. 최근 크랭크인에 들어간 <그것만이 내 세상>은 이병헌, 윤여정, 김성령, 박정민이 출연하는 작품으로 한 물 간 복싱선수 형(이병헌)과 지체장애가 있지만 피아노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동생(박정민)의 이야기이다. 한지민은 동생의 조력자가 될 피아니스트 역을 맡았다. <미쓰백>은 하반기 개봉 예정이며, <그것만이 내 세상>은 내년 개봉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