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잭맨의 새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 뉴욕 촬영장 방문기

by. 겨울달

휴 잭맨이 주연을 맡은 새로운 뮤지컬 영화? <로건>으로 울버린과의 이별을 선사하며 관객들에게 아쉬움을 안겨줬던 휴 잭맨의 다음 작품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테일러콘텐츠은 <로건>을 만나기 전인 지난 3월 중순, 뒤늦게 찾아온 눈보라와 한파를 뚫고 휴 잭맨의 차기작 <위대한 쇼맨 (The Greatest Showman)> 뉴욕 촬영장을 방문했다. 촬영도 지켜보고, 감독과 배우, 제작진들과 인터뷰하면서 영화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미리 접할 수 있었다.

 

영화 소개

<위대한 쇼맨>은 ‘흥행의 귀재’라는 별명으로 불린 실존인물 P. T. 바넘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의 삶을 소재로 한 뮤지컬 영화다. 코네티컷의 가난한 사업가 출신인 바넘은 이전까지는 그저 묘기대잔치 수준이었던 서커스를 예술적 경지로 끌어올렸으며, 각종 기예와 예능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며 돈을 버는 일에 ‘쇼 비즈니스’라는 이름을 붙인 사람이기도 하다. 영화는 그가 시대를 앞선 비전으로 히트작을 만들고 부와 명예를 얻는 과정을 멋진 음악과 춤과 함께 보여줄 것이다.

<이미지: 20th Century Fox>

<위대한 쇼맨>은 2016년 <라라랜드> 이후 처음으로 개봉할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로, <미녀와 야수>의 빌 콘돈 감독이 각본을 집필했고, <라라랜드>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저스틴 폴과 벤지 파섹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무엇보다 액션스타 ‘울버린’ 휴 잭맨이 아닌 춤과 노래를 사랑하는 배우 휴 잭맨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촬영장 스케치

각국에서 온 취재진, 그리고 우리의 안내를 맡은 관계자와 함께 차를 타고 촬영장이 있는 뉴욕 브룩클린에 도착했다. 촬영장은 외벽을 붉은 벽돌로 두른 꽤 크고 낡은 건물이었는데, 예전에는 공장이나 창고로 쓰였던 곳 같았다. 이곳의 세트장은 서커스 장면을 촬영하는 곳으로, 브룩클린에서 큰 서커스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이다. 서커스를 제외한 다른 장면은 다른 세트장에서 촬영한다.

입구로 들어가면 출연진과 제작진의 식사를 책임지는 케이터링 공간이 있는데, ‘사진 금지, SNS 금지!’라는 경고판이 붙어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곳을 지나 서커스 텐트가 설치된 공간이 나왔는데, 한창 촬영 중이라 방해되지 않게끔 그 옆에 마련된 대기 장소에서 모니터로 촬영 장면을 지켜봤다.

이날 촬영분량은 P. T. 바넘(휴 잭맨)과 서커스 단원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으로, 바넘으로 분장한 휴 잭맨과 댄서들, 아크로바틱 댄서들, 관객으로 출연하는 엑스트라가 참여했고, 카메라 앵글과 찍는 사람들을 달리하며 같은 장면을 반복해 찍었다.

 

<이미지: Niko Tavernise/20th Century Fox>

노래를 아주 잠깐 듣기만 해도 팝적인 느낌이 강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 곡, ‘The Greatest Show’는 맥클모어의 히트곡 ‘Can’t Hold Us’, ‘Thrift Shop’ 등을 쓴 ‘히트곡 제조기’ 팝 프로듀서 라이언 루이스(Ryan Lewis)가 만들었다. 비트가 경쾌하고, 브라스로 연주하는 후크는 몇 번 듣고 나선 바로 따라서 부를 수 있을 정도였다.

우리가 본 장면은 오프닝의 일부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이 영화의 배경인 1800년대 중반의 느낌이 강하지 않았다. 2010년대 팝 넘버 느낌이 강한 음악도 그렇지만, 휴 잭맨이 입고 있는 바넘의 빨간 자켓이나 댄서들의 화려한 옷을 보면 ‘그 시대’를 특정하기 어렵다. 실존 인물의 일생을 소재로 한 영화이지만 시대적 고증에 충실하기보다는 음악, 미술, 의상 등 다양한 요소에서 여러 시대를 매쉬업한 시도가 흥미로웠고,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기대가 커졌다.

 

마이클 그레이시 감독이 말하는 <위대한 쇼맨> 포인트

출연진과 제작진들이 점심을 먹을 동안 마이클 그레이시(Michael Gracey) 감독과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호주 출신의 그레이시 감독은 CF 감독과 특수효과 아티스트로 활동해 왔고, <위대한 쇼맨>으로 장편영화 감독으로 데뷔한다. 이 영화 제작에 무려 7년간 매달린 만큼 영화에 대해 설명하는 말 하나하나에 작품에 대한 자부심이 넘쳤다. 그레이시 감독의 애정과 열정이 가득 담긴 설명 중에서 이 영화의 감상 포인트를 짚어보았다.

 

<이미지: Niko Tavernise/20th Century Fox>

 

:: 첫째, 일생에서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다

<위대한 쇼맨>은 P. T. 바넘의 일생을 영화로 만들긴 했지만, 그의 일대기를 그대로 옮긴 전기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그의 일생에 있어 중요한 순간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구성하며, 특히 그가 서커스를 만들고 이것으로 명성을 쌓은 순간에 집중한다.
이를 잘 보여주는 부분이 바로 바넘이 결성한 서커스의 단원들이다. 이들을 ‘특별한 이들(Oddities)’이라 부르는데, 몸이 붙어있는 샴 쌍둥이, 수염이 난 여자, 난쟁이 등 그때 사회의 시각으로는 ‘비정상적’인 사람들이다. 아마 그늘 속에서 살면서 존재조차 잊혀졌을 그들은 바넘의 손에 이끌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갈 가족을 얻는다. ‘특별한 이들’과 바넘의 관계는 영화 전체에 걸쳐서 다뤄지지만, 그 중에서도 ‘This Is Me’라는 노래가 나오는 순간이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 노래 자체가 영화의 핵심, ‘다르다는 것의 찬양 (Celebration of being different)’을 그대로 드러낸 노래다. 그레이시 감독은 ‘특별한 이들’이 모두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보여줬는데, 눈물이 왈칵 나올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 둘째, 영화만의 세계를 만들다

그레이시 감독은 이 영화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대적 배경은 P. T. 바넘이 살았던 1800년대 중후반이긴 하지만, 실제 역사보다는 그 시대에서 영감을 받은 세계로 만들고자 했다. 감독의 이런 의도는 음악뿐 아니라 미술, 의상 등에서 잘 드러난다. 의상 스타일은 1850년대 복식을 기본으로, 그 이후에 등장하는 디자인이나 옷감도 이용해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었다. 또한 와이드 앵글로 그 시대의 건물을 찍어야 하는 경우 컴퓨터그래픽 대신 미니어처를 사용함으로써 건물이 주는 독특한 질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그레이시 감독은 이런 장치들을 통해서 영화가 마치 동화책 속의 세계를 꺼낸 것처럼 보이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 셋째, 쇼맨이라면 당연히 뮤지컬!

감독은 자신이 이 영화에 참여하게 된 것이 휴 잭맨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몇 년 전 휴 잭맨은 “각본은 아닌 것 같지만, P. T. 바넘의 삶을 다룬다는 생각은 마음에 든다.”라고 말하며, 그레이시 감독에게 대본을 건넸다. 대본을 검토한 감독은 휴 잭맨에게 “당신 얼굴을 포스터에 넣고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쇼맨’이라고 할 거면, 당신이 세상에서 제일 잘 하는 걸 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영화를 뮤지컬로 만들 것을 권유했다.
물론,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 당시엔 너무 순진했다고, 영화를 만드는 데 7년이나 걸릴 줄은 몰랐다는 말도 덧붙였다. 오리지널 뮤지컬을 만드는 게 너무 어려웠는데, 대본을 여러 번 쓸 뿐 아니라 그에 맞는 노래도 쓰고 또 써야 했기 때문. <위대한 쇼맨>은 감독과 작가, 음악감독이 미국과 영국, 호주를 오고 가며 비행기와 호텔에서 대본과 노래를 고치고 또 고쳐가며 만든 결과물이다. 오랫동안 공들여 만든 대본과 노래가 어떤 결과물로 탄생할지 기대된다.

<이미지: Niko Tavernise/20th Century Fox>

:: 넷째, 배우들의 열정

감독뿐 아니라 제작진, 배우들의 말을 듣고 있으면, <위대한 쇼맨>이라는 영화의 구심점이 휴 잭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7년이나 걸린 작업은 중간에 흐지부지될 확률이 높은데, 휴 잭맨은 다른 영화에 출연하면서도 결국 이 작품이 제작되게 만들었다. 마이클 그레이시 감독 또한 휴 잭맨의 제안으로 영화의 감독을 맡게 되었으니, 휴 잭맨이 영화의 중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대본 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그 덕분에 오랜 시간에 걸쳐 원하는 배우를 캐스팅할 수 있었다. 잭 에프론, 미쉘 윌리엄스, 레베카 퍼거슨, 젠다야 등 출연을 결정한 배우들은 영화가 뮤지컬이라는 것과 캐스팅 과정에서 들려준 음악을 정말 좋아했다고 한다. 그들은 다른 작품을 하면서 영화의 제작 기간과 겹치지 않도록 스케줄을 조정하면서 이 영화에 참여했다고 한다.
본격적인 촬영 전에 배우들 모두 몇 달간 춤과 노래 연습을 해야 했다. 공중그네묘기를 보여줘야 하는 잭 에프론과 젠다야, 야야 압둘 마틴(앤의 오빠 W.D. 역)은 따로 서커스 훈련까지 받아야 했다. 그레이시 감독은 모두가 열정적으로 준비한 만큼 결과물은 정말 아름다울 것이라고 확신했고, 감독과 제작진들의 자신감을 보면서 영화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더 커졌다.

어제 <위대한 쇼맨>의 1차 예고편이 드디어 공개됐다. 촬영장에서 들었던 ‘This Is Me’가 BGM으로 사용됐다. 장담하는데, 예고편에 사용된 부분은 그 곡의 감동이나 키알라 세틀의 파워풀한 목소리를 1%만 보여주고 있다. 현장에서 들었던 생생한 음악과 목소리, 땀과 열정이 담긴 결과물을 영화관에서 보게 될 날이 정말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