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을 기다립니다!
해외에서 호평받은 신작 영화
by. 겨울달
올여름 극장가는 <원더우먼>,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스파이더맨: 홈커밍>까지 블록버스터 영화가 점령하고, 그 사이에서 여름 특수를 노리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활약 중이다. 대작들 사이로 여러 영화제와 시상식을 통해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들이 개봉하거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이 글에서는 평론가들에게 호평받은 북미 개봉작 4편을 소개한다. 모두 국내 개봉 전으로 하루 빨리 극장에서 만날 수 있길 바라며 혹은 극장 개봉이 어렵다면 다른 매체에서라도 만날 수 있길 손꼽아 기다린다.

빅 씩 (The Big Sick)
인기 코미디 시리즈 <실리콘 밸리>의 배우, 쿠마일 난지니 부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영화. 주인공은 치료 때문에 열흘간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 친구의 옆을 지키면서 자신의 감정을 확인하고, 두 사람의 문화적 배경 차이를 사랑의 힘으로 넘을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인종과 문화권이 다른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고, 위기를 함께 헤쳐나가며, 미래를 생각하는 과정을 로맨틱하면서도 신선한 관점으로 접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1월 선댄스영화제서 이 영화의 배급권을 두고 몇몇 회사가 치열한 입찰 경쟁을 벌이면서 화제가 됐다. 최근 몇 년간 로맨틱 코미디가 호평받은 적이 많지 않았기에 <빅 씩>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진다.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쿠마일 난지니와 작가 에밀리 V. 고든은 두 사람의 개인사를 발굴하여 로맨틱하면서도 우수에 차 있고, 기가 막히게 웃긴 <빅 씩>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웃음과 짠함, 힘들게 얻은 인생의 교훈에 관해 이야기한다. (Geoff Berkshire, Variety)
사실이라기에는 너무 절묘한 이야기가 있고, 어떤 실화는 영화로 만들기에 너무나 좋은 것도 있다. 다행히, <빅 씩>은 둘 다 아니다. (Lindsey Bahr, Associated Press)
영화는 많은 것들을 담고 있다. 세대 간, 문화간 갈등, 병원 내 사건, 연인 간 다정한 농담, 그리고 감동의 눈물 한 방울까지. (Dana Stevens, Slate)
<빅 씩>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라는 점에서 점수를 따고 들어간다. 하지만 중반쯤, 완전히 다른, 신선하고 섬세한 영화로 바뀌는 그 순간 행복의 눈물을 흘리고 싶을 것이다. (진짜 눈물은 그다음에 온다.) (Joshua Rothkopf, Time Out)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빅 씩>은 관객을 괴로움과 기쁨의 감정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Bilge EbiriJan, Village Voice)

매혹당한 사람들 (The Beguiled)
<매혹당한 사람들>은 소피아 코폴라 감독에게 칸 영화제 감독상을 안기며 화제를 모았다. 동명 소설이 원작인데 아무래도 같은 소설에 바탕을 둔 1971년 영화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코폴라 감독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을 맡은 71년 영화의 남성 중심적 서사와 스타일과 다르게 여성의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표현함으로써 더 섬세하고 매혹적인 영화로 만들었다. 니콜 키드먼, 키얼스틴 던스트, 콜린 패럴, 엘르 패닝 등 쟁쟁한 출연진이 펼친 연기도 호평받았다. 개봉을 손꼽아 기다리게 한다.

연기도 모두 훌륭한데, 특히 니콜 키드먼은 ‘판스워스 교장’이라는 캐릭터 속으로 사라진 것 같았다. 의상도 정말 훌륭하고 남부 배경의 분위기는 정말 아름답다. (Sandy Cohen, Associated Press)
영화의 힘은 그 기저에 있다. 우리가 보는 것이 억압받는 성에게 반드시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일종의 최악의 시나리오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에서는 말이다. (David Edelstein, New York Magazine/Vulture)
캐릭터의 다이내믹도 경악할 만하지만, 무엇보다도 코폴라 감독이 스타일로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에 빠져들었다. (Bilge Ebiri, Village Voice)
영화는 관습적으로 기대할 만한 팽팽한 서스펜스를 느낄 수는 없지만, 좀 더 미묘하고 뜨거운 불길을 향해 뛰어든다. ‘기만의 관능’ 말이다. (Stephanie Zacharek, TIME Magazine)
영화를 보면서 코폴라가 왜 이 작품에 흥미를 보였는지 궁금했다. 이 작품에 어떤 특별한 점이 있어서 스크린에 옮기고 싶었던 것일까? (Emily Yoshida, New York Magazine/Vulture)
나 자신을 항상 코폴라를 믿는다고 생각해 왔지만, 이 영화는 감독으로서의 그녀의 퍼스널리티가 그녀가 만든 영화 밑에 묻히게 만든 첫 작품일 것이다. (Owen Gleiberman, Variety)

베이비 드라이버 (Baby Driver)
<베이비 드라이버>는 에드가 라이트 감독이 <앤트맨> 에서 중도 하차한 후 처음 만든 영화로 “역시 에드가 라이트!”라는 극찬과 함께 단숨에 화제작으로 부상했다. 라이트 감독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잘 드러나는데 특히 CG를 거의 넣지 않은 차량 추격 장면은 배경음악과 어우러져 굉장히 리드미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우들의 연기는 모두 훌륭하지만 특히 하이틴 스타였던 안셀 엘고트는 단숨에 할리우드의 차세대 기대주 반열에 올랐다. 제작사 소니 픽처스에서 이미 속편 제작을 타진할 정도라고 하니 영화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수작업으로 만든 것 같은 스릴러는 정말 오랜만에 봤다. (David Edelstein, New York Magazine/Vulture)
슬랩스틱과 원초적 스릴이 담겨 있지만, 현실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Eric Kohn, indieWire)
라이트의 첫 단독 각본 작품인 <베이비 드라이버>는 스릴 넘치고 오리지널한 폭주 같다. 하이스트 무비의 고전을 오마주하면서도 그 자신의 유산도 만들어낸다. (Britt Hayes, ScreenCrush)
에드가 라이트의 전작처럼 팝적인 느낌은 강하지만 로맨틱한 러브스토리가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감독의 팬들을 기쁘게 하면서도 영화 괴짜들만 보는 영화로 남진 않을 것이다. (John DeFore, The Hollywood Reporter)
<베이비 드라이버>는 정말 신나고, 환상적일 정도로 재미있지만, 아주 가끔은 좌절하게 만들기도 한다. (Bryan Bishop, The Verge)
<베이비 드라이버>는 에드가 라이트의 비전을 의심해선 안 되는 이유를 증명해 냈다. 이 정도의 야심찬 프로젝트를 이 정도의 퀄리티있는 스릴로 풀어낼 만한 감독은 거의 없다. (Matt Donato, We Got This Covered)

어 고스트 스토리 (A Ghost Story)
올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공개된 <고스트 스토리>는 2013년 영화 <에인트 뎀 바디스 세인츠> 이후 감독 데이빗 로워리, 주연 루니 마라와 케이시 애플렉이 다시 만난 작품이다. 사고로 죽은 남자가 자신이 살던 집을 떠나지 못한 채 유령이 되어 시간이 흐르며 점점 스러져가는 아내를 지켜본다는 내용으로 사랑하는 이를 떠나야 한 사람들,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낸 사람들의 슬픔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다. 유령 이야기이지만 공포물은 아니고 침대 시트를 뒤집어쓴 유령의 비주얼에 웃음이 터지기도 하지만 코미디는 더더욱 아니다.

영화가 정말 독창적이어서 사람들에게 리뷰를 읽지 말고 그냥 보라고 말하고 싶은 영화는 거의 없다. 데이빗 로워리의 <고스트 스토리>는 그런 영화 중 하나다. (Matt Zoller Seitz, RogerEbert.com)
한 부부의 만족스러운 일상으로 문을 연 영화는, 주인공의 비통함을 이야기하고 우주의 질서에 대한 애도로 마무리한다. 사랑과 상실을 통해 결국 영원으로 가는 문까지 활짝 열어버리는, 단순하지만 슬픔이 가득한 이야기다. (Justin Chang, Los Angeles Times)
<고스트 스토리>는 매번 슬픔과 우수에 차 있는 영화는 아니다. 진지한 유머가 깔려 있기도 하다. 침대시트로 만든 유령은 코믹하고, 그걸 굳이 외면하려 하지도 않는다. 이 덕분에 영화는 더 복잡하고, 다시 볼 만한 가치가 새긴다. (Alissa Wilkinson, Vox)
영화는 낯설고, 슬프고, 연약해서 화면을 보면 낄낄대고 웃을 것 같지만, 이내 스크린을 우아함과 아름다움으로 채운다. (Steve Pond, TheWrap)
인내심이 있다면, C의 말없는 움직임을 보면서 쉬운 설명을 거부하는, ‘소름돋는 멜랑콜리’를 느끼게 될 것이다. (Sara Stewart, New York Post)
믿지 않는 마음을 계속 잡아두기가 힘들었다. (Melissa Anderson, Village Voi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