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인물들의 이야기

2017년 하반기 개봉 예정인 실존 인물 영화

 

by. Jacinta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는 그들의 몰랐던 삶을 새로운 시각에서, 혹은 알려진 사실보다 더 상세하게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올해만 해도 <히든 피겨스>, <박열> 등 역사 속에 실존했던 인물들의 드라마틱하고 매력적인 삶을 그린 영화가 연이어 개봉해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남은 하반기에도 평범한 삶에서 벗어나 전설적인 삶을 살았던 인물들의 영화가 개봉할 예정이다. 인물들의 격정적인 스토리를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저마다 다른 장르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궁금한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1. 잃어 버린 도시 Z

 

<이미지: (주)메인타이틀 픽쳐스 / (주)영화사 빅>

 

영국인 탐험가 퍼시 포셋의 일대기를 담은 <잃어 버린 도시 Z>은 최근 제작자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브래드 피트가 제작에 참여한 ‘플랜 B’ 작품이다. 르포작가 데이비드 그랜의 동명 논픽션 책을 원작으로 여전히 신비로운 땅 아마존의 신비로움에 매료된 퍼시 포셋의 여정을 담아냈다.
영화의 주인공 퍼시 포셋은 포병장교 출신으로 평생 수차례에 걸쳐 아마존 밀림지대를 누빈 탐험가이다. 포셋은 1900년대 초 영국 왕립 지리학회 소속으로 영국 정부의 식민 정책에 필요한 남미 대륙 지도 제작을 위해 첫 발을 들였다. 그 과정에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아마존 정글의 신비로운 매력에 빠졌는데 특히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황금도시 ‘엘 도라도(El Dorado)’를 찾기 위한 아마존 탐험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1925년 1월을 마지막으로 그는 영영 아마존 밀림 속으로 사라졌다. 그의 첫째 아들과 탐험에 나선 뒤 소식이 끊긴 것이다. 돌아오지 않은 두 사람을 두고 원주민 살해설과 기억 상실설 등이 제기되었지만 정확한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투 러버스>, <이민자>를 연출한 제임스 그레이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찰리 허냄과 로버트 패틴슨, 시에나 밀러, 톰 홀랜드 등 쟁쟁한 출연진은 평생을 아마존에 매달린 포셋의 삶만큼이나 눈길을 끈다. 영화는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는 인간의 순수한 호기심과 도전정신을 담아내는데 집중했으며, 보통 사람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모험에 도전한 포셋의 삶은 숭고할 정도로 아름답다. (9월 21일 개봉)

 

 

2. 아메리칸 메이드

 

<이미지: UPI 코리아>

 

이번엔 능청스러운 매력남으로 돌아온 톰 크루즈의 차기작 <아메리칸 메이드>이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더그 라이만 감독과의 두 번째 만남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가 된 영화로 1980년대 마약 운반책이자 비밀 정보원으로 활동했던 파일럿 배리 씰(Barry Seal)이 주인공이다.

‘마약’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범죄조직 카르텔. 9.11 테러 이후 멕시코 카르텔이 본격적으로 부상하기 시작했지만, 이전엔 콜롬비아의 메데인 카르텔이 악명 높았다. 특히 1980년대는 전설적인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대부분의 마약 시장을 지배하며 악명을 떨쳤다. 미국 정부는 이들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나섰지만, 지역주민들의 절대 지지를 받는 메데인 카르텔을 제거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배리 씰은 콜롬비아에서 미국으로 마약을 운반했던 파일럿으로 카르텔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미국 비밀 정보원으로 활동했던 자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나르코스>에도 등장한 그는 마약 운반을 하던 중 미국 정부 기관 CIA에 걸려들고 사법거래를 조건으로 메데인 카르텔 정보를 제공했다. 미국 정부의 마약 범죄 소탕에는 기여했으나 그 대가를 혹독히 치르게 된다.

보통 마약 범죄를 소재로 한 영화가 사실적인 묘사에 집중한데 반해 예고편부터 리드미컬한 전개와 사기꾼 매력이 돋보이는 톰 크루즈가 눈길을 끌며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낸다. 올여름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한 <미이라>로 흥행에 성공했던 톰 크루즈는 더그 라이만 감독과 함께 한 <아메리칸 메이드>로 또다시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할 수 있을까. (9월 개봉 예정)

 

 

3. 러빙 빈센트

 

<이미지: 판씨네마㈜ / (주)퍼스트 런>

 

유명 인물일수록 그들의 삶은 수없이 재조명된다. 미술 역사상 위대한 화가로 불리는 네덜란드의 인상파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은 수차례 만들어진 바 있는데, 이번에 또다시 고흐의 비밀스러운 삶을 다룬 영화가 나왔다. 이번엔 독특하게도 애니메이션이다. 세계 최초의 유화 애니메이션으로 고흐의 비극적인 죽음 후 원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알려지지 않은 고흐의 비밀을 발견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비극적인 짧은 생애와 대비되는 뛰어난 작품으로 더욱 선명하게 기억되는 빈센트 반 고흐. 그는 다른 유명 화가들과 달리 어린 시절부터 천재성을 드러내며 화가의 길을 걸어오지 않았다. 제대로 된 미술 교육을 받아본 적도 없으며 화랑에서 일하긴 했지만, 20대 후반까지는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죽기 전 10년 간 수많은 그림을 그림 고흐는 오랜 기간 정신 질환과 우울증으로 정신병원을 들락거렸는데, 생애 마지막 2년 동안 그린 작품은 현대미술의 토대를 형성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잘 알려졌다시피 권총 자살로 고통스러운 생을 마감했다. 1890년 7월 27일, 점점 심해지는 우울증에 괴로워하던 37세의 고흐는 들판으로 걸어 들어가 자신의 가슴에 총을 쏜 뒤, 치명상을 입고 집으로 돌아와 동생 테오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틀 후 숨을 거두었다.

<러빙 빈센트>는 생전 고흐가 남긴 그림과 편지를 기반으로 고통스럽게 고립된 고흐의 인생과 예술을 조명한 작품이다. 고흐의 그림 130점을 바탕으로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화가 107명이 직접 그린 6만 2천450점의 유화로 완성된 애니메이션은 고흐의 역동적인 표현 기법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해 개봉을 기다리게 한다. (10월 개봉 예정)

 

 

4. 위대한 쇼맨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레미제라블>에서 남다른 노래 실력을 선보인 적 있는 휴 잭맨의 두 번째 뮤지컬 영화이다. 세계적인 공연기획자였던 P. T. 바넘이 최고의 쇼를 만들기까지의 극적인 과정을 화려한 뮤지컬로 담은 작품으로 잭 에프론, 레베카 퍼거슨, 미셀 윌리엄스, 젠다야가 드라마틱한 뮤지컬 세계에 동참했다.

한 번쯤 들어본 적 있는 ‘바넘 효과(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성격 특징을 자신과 일치한다고 믿으려는 현상)’는 19세기 미국의 유명한 엔터테인먼트 P. T. 바넘의 이름에서 유래된 말이다. P. T. 바넘은 미국 뉴욕의 북쪽 코네티컷주에서 태어난 인물로 20대 중반 뉴욕으로 건너간 뒤 성공 궤도에 오르기 시작해 ‘흥행의 귀재’로 불렸다. 대중들이 즐길 만한 문화가 부족하던 시절, 적극적인 홍보와 쇼맨십으로 서커스를 선보여 흥행의 역사를 써내려 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의 서커스는 미국을 넘어 유럽까지 건너갔고 세계적인 재력가로 만들었다. 1871년 ‘지상 최대의 쇼(The Greatest Show on Earth)’를 창시했는데 여기까지 오게 한 P. T. 바넘의 홍보활동은 놀라웠으며, 서커스 운영 외에도 코네티컷주 브리지포트 시장을 역임하고 병원 설립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해왔다.

<미녀와 야수>를 연출한 빌 콘돈 감독이 각본을 쓰고 <라라랜드>의 저스틴 폴과 벤지 파섹이 음악 감독으로 참여한 영화는 바넘의 인생 중 가장 화려했던 시기를 조명한다. 그의 최고 히트작 ‘지상 최대의 쇼’가 탄생하기까지의 여정이 화려한 뮤지컬로 탄생할 예정이다. (12월 개봉 예정

 

 

5. 커런트 워

 

<이미지: (주)이수C&E / (주)우성엔터테인먼트>

 

<이미테이션>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한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을 연기했던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또다시 실존 인물에 도전한다. 마이클 섀넌, 니콜라스 홀트, 톰 홀랜드와 함께 한 <커런트 워>에서 1880년대 후반, 조지 웨스팅하우스와 전기 공급을 두고 대립했던 토머스 에디슨 역을 맡은 것이다.

발명왕으로 유명하지만 실제로는 발명보다 발명품을 상용화시킨 사업가에 더 가까운 토마스 에디슨. 그는 제너럴 일렉트릭의 초대 회장으로 19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호기심으로 각종 실험과 발명에 몰두했던 에디슨은 특히 백열전구를 개선시키고 생산법을 발명시킨 업적으로 유명하다. 주입식 교육에 적응하지 못해 정규 교육을 받은 기간은 무척 짧으나 교사였던 어머니의 도움으로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해 유럽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던 미국의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도모했다. 한편 뉴욕 출신의 발명가이자 사업가 조지 웨스팅하우스는 에디슨의 라이벌이다. 에디슨이 설립한 제너렐 일렉트릭에서 나온 니콜라 테슬라의 사업 파트너로서 1880년대 에디슨과 피할 수 없는 전기 공급 경쟁을 하게 된다.

연말 최고 기대작이자 벌써부터 오스카 후보로 점쳐지는 <커런트 워>는 <나와 친구,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로 선댄스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알폰소 고메즈-레존 감독이 연출을, <신세계>, <아가씨>의 정정훈 촬영감독이 참여한 것으로 팬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12월 개봉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