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파도 매력 넘치는 배우,

루니 마라

 

by. 진소현

 

2016년 영화 <캐롤>로 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할리우드 대세 여배우가 된 루니 마라(Rooney Mara).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얼굴이지만, 한국의 관객들에게 아직 루니의 이름은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 영화 <캐롤>의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테레즈를 기억한다면, 그리고 그녀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혹은 이미 그녀의 팬이라도, 보면 볼수록 넘치는 루니의 매력을 파헤쳐보자.

 

#도화지같은_매력

 

<이미지: anchor bay films>

 

많은 배우들의 장점이자 단점은 바로 그들에게 붙은 타이틀이다. 배우마다 개성이 다르기 때문에 비슷한 배역으로 흥행하고 나면 ‘로맨틱 코미디의 대명사’ 라던지 ‘호러무비의 비명 지르기 달인’, 혹은 ‘액션 영화의 히로인’같은 타이틀이 붙기 마련이다. 하지만 루니 마라에게는 특별한 타이틀이 없다.

왜냐고? 루니는 이 모든 역할을 골고루 소화하기 때문이다!

 

<이미지: 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

 

처음 스크린에 데뷔한 2009년, 스포츠 영화 <더 위닝 시즌>과 <기숙학교: 금지된 일탈>에서 각각 농구선수와 불륜 관계의 사랑에 빠지는 여성으로 비중 있는 연기를 보여주었고, 다음 해에는 국내에서도 화제가 된 <소셜 네트워크>에서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이미지: 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에서는 그야말로 파격적인 모습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었다가, <사이드 이펙트>로는 흡입력 높은 스릴러 연기를, <그녀>와 <캐롤>에서는 섬세하고 깊은 감정선을 보여주며 장르를 불문한 그녀의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루니에게 칸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겨준 <캐롤>에서는 그녀가 평소 가장 좋아하는 배우로 꼽은 케이트 블란쳇과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흥행과 작품성을 동시에 잡는 배우로 거듭나게 했다.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을 뿐 아니라 매 작품마다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평마다 연기력을 칭찬하는 말이 끊이지 않았을 정도이다. 이처럼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한결같은 호평을 이끌어낸 루니는 독보적인 배역 소화력을 자랑한다.

말 그대로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내듯 다양한 매력과 완벽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루니 마라. 아마 영화를 사랑하는 여러분 중 그녀를 잘 몰랐던 사람이라면, “그 배우가 이 배우였어?!” 하며 무릎을 탁 치지 않았을까.

 

 

#언니따라_헐리우드_간다

친구따라 오디션을 봤다가 엉겁결에 데뷔하게 되었다는 연예인들의 흔한 드라마 같은 사연을 우리는 익히 들어왔다. 이처럼 루니 마라의 연기 인생에 빼놓을 수 없는 시발점 또한 바로 그녀의 언니, 케이트 마라다.

어린 시절부터 고전영화나 뮤지컬에 관심이 많았다는 루니. 막연히 연기에 대한 관심을 키워가던 중 TV 드라마로 데뷔한 언니 케이트 마라를 보며 배우의 꿈을 가지게 된 루니는 말 그대로 촬영장에 언니를 ‘보러’ 갔다가 즉석에서 엑스트라로 캐스팅됐다. 언니가 출연하는 공포 비디오 영화에서 스쳐가는 단역으로 생애 첫 연기를 맛본 이후 각종 TV 드라마를 거쳐 스크린까지 진출하게 된 것이다.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주로 친구를 따라갔다 데뷔하게 된 연예인들 이야기에서, ‘친구’는 대부분 데뷔하지 못한 슬픈 역할을 맡게 된다. 과연 언니인 케이트 마라도 루니의 배우 등용문에 불과했을까?

물론 아니다.

언니 케이트 또한 영화 <트렌센던스>, <마션>, <판타스틱4>,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등에서 그녀만의 매력을 뽐내며 루니 못지않은 연기력으로 호평받고 있다. 둘 다 뛰어난 매력과 연기력을 자랑하는 마라 자매, 이쯤 되면 그녀들의 남다른 유전자가 궁금해진다.

 

 

#미식축구_명문가

 

 

마라 자매에게는 아무래도 남다른 예체능의 피가 흐르는 모양이다. 미국에서 어마어마한 인기 스포츠인 미식축구 리그, NFL의 명물 구단인 ‘피츠버그 스틸러스’와 ‘뉴욕 자이언츠’가 모두 그녀의 가문이라는 사실. NFL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구단주가 바로 ‘마라’ 가문이라고 하니, 실로 대단한 집안이다.

“미식축구는 우리 가족을 이어주는 접착제”라고 표현할 정도로 미식축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루니. 사실 그녀의 본명은 ‘파트리샤 루니 마라’이며 그녀가 활동명으로 사용하는 중간 이름 루니는 어머니의 성, 마라는 아버지의 성이다. 외할아버지가 스틸러스의 창단주인 ‘아트 루니’, 친할아버지가 자이언츠의 창단주인 ‘팀 마라’라고 하니 ‘루니 마라’는 그야말로 두 가문을 이어받은 셈이다.

어느 토크쇼에 나와도 그녀의 집안 이야기를 빼놓지 않을 정도로 핫이슈인 수 조원의 가치를 지닌 두 구단의 자손. 스포츠계의 엄청난 명문 집안임에도 불구하고 루니는 평범한 공립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졸업 이후에는 집안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하니, 스스로 배우로 성공한 루니의 자립성에 또 한번 박수를 보내게 된다.

 

 

#두번째_직업_자선활동가

루니가 집안의 도움을 일절 받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상당히 멋진 방법으로 그녀의 집안을 이용했다. 스틸러스와 자이언츠의 애장품으로 경매를 열었고, 이베이를 통해 트레이닝 캠프 이벤트를 열어 수익금을 모았다. 이 수익금으로 그녀는 인생에 ‘배우’만큼 중요하다는 다른 일을 하게 된다. 바로 자선활동이다.

 

<이미지: Meril Cullinan – Oxfam America>

 

2007년 여름 케냐 나이로비로 여행 겸 봉사활동을 떠난 루니는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 슬럼지역인 키베라에서 구호의 사각지대에 놓인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자원이 부족해 구호활동에 한계를 느낀 루니는 뉴욕으로 돌아온 후 그녀의 자선단체 ‘Faces of Kibera’를 설립한다.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직접 시작하게 되었다.”는 본인의 말처럼 그녀는 키베라의 고아들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직접 지역에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기도 한다.

배우로서의 인생과 자선활동가로서의 인생, 둘 중 하나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인 루니. 그녀의 자선단체는 이후 ‘Uweza Foundation’와 합병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을 돕고 있다고 하는데 배우와 자선활동가로서 두 길을 함께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위 사진 속 루니의 모습은 스크린 속의 그녀 만큼이나 열정적이고 아름답다.

 

 

#열일하는_배우

루니의 매력을 이제야 알았다고? 아쉬워하기는 이르다. 벌써 데뷔 십여 년 차 배우지만 여전히 끊임없이 열일하는 루니 마라. 2017년에도 그녀의 필모그래피는 더욱 화려해질 예정이니까.

 

<이미지: (주)퍼스트런 / CGV 아트하우스>

 

올해 4월 개봉했던 영화 <로즈>를 통해 여운을 남기며 라이언 고슬링과 함께한 <송투송>까지. 칸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배우로서 정점을 찍은 그녀지만, 여전히 열정적으로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는 루니의 모습을 계속해서 볼 수 있다.

파도 파도 끝이 없는 매력을 가진 배우이자 연기력과 미모, 인성까지 모두 갖춘 ‘대체 불가 배우’ 루니 마라. 계속해서 스크린에서 열일 해 주기를 바라며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만큼 앞으로 그녀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