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폐미남에서 사랑꾼으로 변신한

‘데인 드한’

 

by. 진소현

 

깊은 눈빛과 중저음의 보이스, 마치 소싯적 디카프리오를 연상케 하는 비주얼로 수많은 팬들을 설레게 한 데인 드한(Dane DeHaan). 첫 주연 영화 <크로니클>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눈빛만큼이나 깊이 있는 연기력을 인증하고, 많은 작품은 아니지만 매 작품마다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며 ‘할리우드 대표 퇴폐미남’으로 자리 잡았다. 등장하는 장면마다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씬 스틸러, 데인 드한의 매력을 한 번 짚어보자.

 

 

#시작이_반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크로니클>은 첫 주연작이자 흥행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배우 ‘데인 드한’을 각인시킨 작품이다. 이 영화를 통해 데인은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Hollywood’s next big thing’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빠르게 스타 반열에 들어섰다.

여느 초능력 소재 영화와 다르게 철학적인 데다 영국 작품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 때문에, 데인 또한 영국 배우로 생각 들기도 하지만 엄연히 미국 앨런타운이 고향인 배우다. 다만 데인은 영국, 네덜란드, 독일, 이탈리아, 북아일랜드계 혼혈로 유럽연합 급 피가 흐른다. 국적을 가늠하기 힘든 그만의 독보적인 분위기가 절로 납득된다.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 속에서 데인은 6년째 열애 중이던 현실 여자친구 ‘안나 우드’와도 짧게 호흡을 맞췄는데, 영화 이후 바로 결혼식을 올리며 품절남 대열에 합류했다. 스타 배우와 남편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린 2012년, 영화 <크로니클>은 데인의 인생에 큰 터닝 포인트가 된 셈이다.

 

#치명적인_옴므파탈

 

<이미지: 수키픽쳐스>

 

남녀 불문하고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데인의 아슬아슬한 매력이 궁금하다면 <킬 유어 달링>을 빼놓을 수 없다. 오디션 당시 ‘앞으로 6개월간 뭘 하고 지낼 예정이냐’라고 묻는 감독에게 ‘그건 당신이 알겠죠’라는 당찬 대답으로 단번에 캐스팅이 되었다는 비화가 전해진다.

실제로도 절친이라는 다니엘 래드클리프와의 환상적인 케미도 인상 깊지만, 데인 드한의 퇴폐미에 방점을 찍으며 “데인 드한의, 데인 드한에 의한, 데인 드한을 위한 영화”라는 말이 탄생할 정도라고 하니 팬이라면 절대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방황하는 예술가들의 청춘과 애증을 그려낸 <킬 유어 달링>에서 데인은 젊은 문학가들의 뮤즈 ‘루시엔 카’를 연기했는데, <토탈 이클립스> 속 베를레느의 뮤즈 ‘랭보’를 연기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떠오르게 하며 다시금 포스트 디카프리오라는 평을 이끌어냈다.

또한 같은 해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에서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을 소화하며 대중적인 인기까지 얻으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분유값_버프

 

<이미지: 데인 드한 공식 인스타그램 @danedehaan>

 

6년 열애와 5년의 결혼 생활, 그리고 이제는 사랑스러운 딸 보위까지 태어나며 어엿한 아빠가 됐다. 데인은 SNS에 보위의 사진을 자주 업로드하며 ‘딸바보’임을 뽐내고 있다. 혹시나 육아에 빠져 작품 활동에 소홀할까 걱정이라고? 일약 스타덤에 오르자마자 품절남 합류로 뭇 팬들을 아쉽게 했던 그는 올해만 다섯 편의 영화로 국내 팬과 만난다. 다만 차기작이 정해지지 않는 걸로 봐서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 이후 당분간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판씨네마>

 

2017년, 데인은 벌써 세 편의 영화로 관객을 찾아왔고, 앞으로 두 편의 영화가 차례로 개봉할 예정이다. 보고 나면 장어 먹기가 두렵다는 <더 큐어>, 앨르 패닝과 목소리 연기를 한 <발레리나>, 지독한 사랑앓이에 빠진 <투 러버스 앤 베어>에 이어 뤽 베송 감독의 오랜 염원이 담긴 SF 영화라고 소문난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연말엔 17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한 <튤립 피버>에서 매력적인 화가로 찾아올 예정이다. 어느 때보다 성실하게 필모그라피를 채워가고 있는 그의 활동을 보고 있자면 소위 말하는 ‘분유값 버프’가 발동한 게 아닐까 싶다.

특유의 소년미와 퇴폐미를 장점으로 때로는 순수하게, 때로는 강렬하게, 연기를 선보였던 데인 드한. 배우로서 황금기라는 30대에 접어든 지금, 앞으로의 왕성한 활동과 아빠가 된 그의 더 깊어질 연기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