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무엇이 백성을 위한 선택인가
‘남한산성’
by. 한마루

<남한산성>은 화려한 캐스팅의 픽션 사극으로 추석 극장가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실화 영화 <도가니>와 2014년 설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수상한 그녀>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의 신작으로 처음으로 선보이는 사극이다. <남한산성>은 조선시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칼의 노래]와 [현의 노래] 등을 쓴 김훈 감독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남한산성>에서 ‘최명길’을 연기한 이병헌은 인터뷰에서 “<남한산성>은 역사 그대로를 고증하고 실제 역사를 재현하기 위해 노력한 작품으로 본인 또한 최명길이란 실존 인물이 행했던 모든 것들을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진지하고 심도 깊게 접했다”라고 밝혔을 만큼 최대한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담아내는 것에 무게를 둔 작품이다.
<남한산성>의 배경, ‘병자호란’이란?
영화의 배경이 된 ‘병자호란’은 어떤 전쟁이었을까. 병자호란은 1636년(인조 14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 청나라가 조선을 두 번째로 침입하면서 일어난 전쟁이다. 12만 대군을 이끌고 몸소 조선 침략에 나선 청태종은 압록강을 넘어 파죽지세로 한양으로 진격했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빨리 도달해올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조선의 임금 인조는 황급히 한양을 빠져나와 강화도로 향하려 했으나, 이미 청군에 의해 강화도로 가는 길이 끊겨 남한산성으로 발길을 돌리게 된다. 산성 안의 조선 군사는 약 1만 3천여 명에 불과해 남한산성 아래 탄천에서 20만의 군사를 포진하고 있던 청태종과 맞설 수는 없었으며, 성 안의 식량 역시 겨우 50여 일을 견딜 수 있는 양에 불과했다. 따라서 시간이 흐를수록 성 안의 상황은 차마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참담해진다.

게다가 명나라의 원군도 기대할 수도 없던 상황으로 조정은 차츰 ‘주화론’으로 기울게 된다. 결정적으로 마지막 보루와도 같던 ‘강화도’마저 함락됐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 인조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3배 9고두’ (상복을 입고 3번 큰절하고, 9번 땅바닥에 머리를 꽝꽝 박아 그 소리가 단 위에 앉아 있는 청 태종에게 들리게 하는 것)의 굴욕적인 항복을 하게 된다. 결국 조선은 청의 신하 나라가 되었고, 조선의 백성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고통을 겪게 된다.
첨예하게 대립했던 두 가지 주장, ‘척화론’과 ‘주화론’

영화 <남한산성>은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에 고립되었던 조선, 조정의 이야기다. 첨예하게 대립했던 두 가지 주장과 번민하는 ‘인조’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춘 영화로 팽팽하게 맞선 ‘척화론’과 ‘주화론’은 무엇일까?
척화론 – 북방 오랑캐인 여진족과 군신의 의리를 맺는 일은 자존심의 포기이자 가당치 않은 굴욕이므로 승패를 불구하고 일전을 불사해야 한다. 즉, 청의 치욕스러운 공격에 끝까지 맞서 싸워 대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으로 극 중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을 필두로 당시의 국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던 주장이다.
주화론 – 막대한 피해가 따를 것이 분명한 전쟁을 피하고 청과의 화의를 모색해 국가 위기를 극복하고 전쟁을 종식시켜야 한다. 즉,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나라와 백성을 지켜야 한다는 것으로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을 주축으로 이러한 실리 외교론을 주장했다.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마음은 같을지라도 신념만큼은 완전히 달랐던 ‘최명길’과 ‘김상헌’. 두 사람을 중심으로 팽팽한 의견 대립과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을 두고 고뇌하던 ‘인조’의 이야기는 ‘과연 무엇이 국민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현시대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묵직한 역사를 연기할 좋은 배우들의 시너지

<남한산성>은 대작 영화의 공식이 된 남자 배우의 멀티 캐스팅이 돋보이는 영화다. 지난 2012년 <광해>로 천만 배우의 반열에 올라선 이병헌이 다시 한번 진중한 사극 연기에 나섰다. 또한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걸출한 연기를 선보였지만 정통 사극은 처음인 김윤석을 비롯해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등 여러 영화에서 안정감 있는 연기를 선보인 배우들이 출연한다. 조선의 뼈아픈 역사를 그린 영화에서 이들 배우가 이끌어낼 시너지가 어떨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