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카리스마로 스크린을

압도하는 배우 ‘줄리안 무어’

 

by. 진소현

 

넘치는 필모그래피와 셀 수 없는 트로피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수많은 대표작들로 대표작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드는 배우, 줄리안 무어(Julianne Moore).

TV 드라마 단역으로 첫 연기를 경험하고, 20년이 넘는 배우 인생을 걸어온 무어는 주, 조연을 가리지 않고 경력을 쌓아왔다. 깊고 섬세한 감정 연기부터 화려한 액션과 판타지를 넘나들며, 내공 있는 연기력으로 믿고 보는 그녀의 연기는 대체할 수 없는 아우라가 가득하다.

 

#최강_존재감

 

<이미지: 제이엔엔터테인먼트>

 

뛰어난 연기력으로 스크린 속 독보적 존재감을 뽐내는 ‘줄리안 무어’.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수십 개의 도시를 따라다녀야 했던 어린 시절의 그녀는 눈에 띄지 않는 내성적인 소녀였다. 오로지 책에 쏟았던 어린 무어의 관심이 연기로 돌아서며, 후에 배우로서 ‘포텐’을 터트리게 된 것.

수많은 비디오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차근차근 연기 생활을 이어간 무어의 잠재력을 알아본 사람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다. 영화 속 3분짜리 단역이었던 무어를 눈여겨본 스필버그 감독은 이후 오디션도 없이 <쥬라기 공원 2: 잃어버린 세계>에 캐스팅했다. 무어는 스필버그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으며,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 덕분에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수년 전,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대사와 함께 슈트 열풍을 일으켰던 영화 <킹스맨>을 기억하는가?

콜린 퍼스를 비롯한 신사들의 절제된 액션을 보여주며 큰 인기를 끌었던 <킹스맨> 후속편에 캐스팅된 것이다. 넘치는 맨즈 파워 사이에 우아하고 기품 있는 악역 ‘포피’ 역을 맡아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콜린 퍼스, 줄리안 무어, 할리 베리, 엘튼 존까지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며 ‘이 캐스팅 실화?’냐는 기대평이 쏟아져 나오는 <킹스맨: 골든 서클>에서 어떤 존재감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우아한_세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이처럼 잘 반증하는 배우가 또 있을까. 중년의 나이에도 액션, 멜로, 스릴러, 코미디까지 모든 장르를 섭렵하며 매 번 다양한 모습으로 스크린에 나타나는 무어. 그중에서도 ‘줄리안 무어’를 가장 대표하는 이미지는 ‘우아함’이 아닐까.

 

<이미지: (주)엣나인>

 

예순이 가까운 나이에도 멜로 영화를 절절하게 소화해내는 무어. 특히 영화 <로렐>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베테랑 형사로 엘렌 페이지와 애틋한 멜로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그녀를 톱스타 반열에 올린 또 다른 영화 <디 아워스>에서는 메릴 스트립, 니콜 키드먼과 함께 하며 관록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는 무어를 비롯한 여배우들의 탁월한 연기와 아름다운 영상미, 짜임새 있는 연출로 호평이 이어졌다. 장르에 갇혀 있지 않은 무어의 활약은 계속된다. 영화 <쉘터>, <캐리> 에서는 등골 오싹한 스릴러 공포 연기를, <에브리바디 올라잇>이나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 <매기스 플랜> 에서는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며 다양한 배역 소화력을 자랑하는데, 모든 연기에 그녀만의 성숙한 우아함과 세련미가 담겨있다.

 

 

#스틸_줄리안

 

<이미지: 그린나래미디어>

 

오롯이 줄리안 무어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다면 꼭 봐야 할 영화, <스틸 앨리스>.

한 분야에서 존경받는 위치에 오른 커리어 우먼이자 엄마이며, 사랑스러운 아내인 영화 속 앨리스는 실제 무어와도 닮았다.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앨리스는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려 병과 맞서 싸운다. 기존의 알츠하이머 소재의 영화들이 대부분 환자 주변인의 고통과 슬픔에 집중했다면, 이 영화에서는 병과 싸우는 본인, 앨리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데 주력하며 새로운 관점을 보여준다. 알츠하이머의 진행 과정에 따라 아주 작은 부분까지 다르게 섬세한 연기를 보여주었는데, ‘줄리안 무어’가 있었기에 관객들은 앨리스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이지 않았을까.

이 영화를 통해 온갖 트로피를 손에 거머쥐며, ‘생애 최고의 연기’라는 찬사를 들은 줄리안 무어. 하지만 팬들은 그 찬사에 고개를 내저을지도 모른다. 나날이 아름다워지는 줄리안 무어의 생애 최고의 연기는 아직 보이지 않았을 거란 기대가 더 크기 때문이 아닐까?

나이가 들어갈수록 아름다운 몇 안 되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자랑하는 ‘줄리안 무어’. 앞으로 더 아름다워질 그녀의 모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