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감 어린 손맛이 느껴지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by. Jacinta

 

다른 어떤 장르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에 긴 노력이 필요한 애니메이션. 그중에서도 촬영 대상의 움직임을 한 프레임씩 변화를 주며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섬세한 장인 정신을 요구한다. 제작진은 고생스러울지 몰라도 관객의 입장에서는 생동감 넘치는 움직임과 듬뿍 묻어나는 손맛에 보는 즐거움이 배가 된다.

<크리스마스 악몽>은 대표적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헨리 셀릭 감독이 연출을 맡고 팀 버튼이 제작한 <크리스마스 악몽>은 팀 버튼 특유의 기괴하고 음울한 분위기와 뮤지컬이 결합한 독특한 영화다. 공포영화의 단골손님인 몬스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성공한 영화는 2006년 3D로 다시 개봉되기도 했다.

그래픽 애니메이션에 비해 제작 빈도는 낮아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2000년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소개한다.

 

 

월레스와 그로밋: 거대 토끼의 저주, 2005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영국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명가 아드만 스튜디오 작품이다. 단편 ‘월레스와 그로밋’으로 애니메이션 팬을 사로잡은 아드만 스튜디오의 <치킨 런>에 이은 두 번째 영화로 제작 기간만 5년이 걸렸다. <치킨 런>의 닉 파크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밤만 되면 나타나 마을의 야채를 먹어치우는 거대 토끼를 쫓는 월레스와 그로밋의 활약을 담았다.

 

 

유령신부, 2005

 

<이미지: Warner Bros. Pictures>

 

팀 버튼 감독이 우연히 알게 된 19세기 러시아 민담을 소재로 라텍스를 이용해 제작한 애니메이션이다. 한 장면을 위해 많게는 12시간 이상이 소요됐다는 애니메이션은 세상에 나오기까지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유령신부>는 결혼식을 하루 앞둔 새 신랑이 자신이 잘못 끼운 반지를 결혼 서약으로 오해한 유령신부에게 끌려가면서 겪게 되는 환상적인 이야기다.

 

 

판타스틱 Mr. 폭스, 2009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문라이즈 킹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유명한 웨스 앤더스 감독의 첫 번째 애니메이션이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작가 로알드 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에 도전했다. 12년 전 야생 본능을 잠재우고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즐기던 Mr. 폭스가 생존을 위해 악질 농장주에 맞서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담았다. 비록 제작 과정은 힘들어도 이때의 경험이 즐거웠던 것일까. 웨스 앤더스 감독은 <아일 오브 독스>란 두 번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제작 중이다.

 

 

코렐라인: 비밀의 문, 2009

 

<이미지: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팀 버튼 참여로 유명한 <크리스마스 악몽>의 연출자 헨리 셀릭 감독이 자신의 이름을 내세운 작품이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제작사 라이카 스튜디오의 첫 장편으로 세계 최초로 3D 기술을 적용했다. 닐 게이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코렐라인: 비밀의 문>은 평범한 일상에 지루함을 느낀 코렐라인이 새로 이사 온 집에 숨겨진 문으로 들어가면서 현실과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이야기다. 풍부하고 섬세한 연출을 위해 100% 수작업으로 제작했다.

 

 

파라노만, 2012

 

<이미지: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코렐라인> 제작진이 완성한 애니메이션으로 320명의 인원을 투입해 2년여 만에 완성한 작품이다. <파라노만>은 배경은 3D로, 캐릭터는 스톱모션 기법으로 제작했다. 3D 배경과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섬세한 질감의 캐릭터와 공간은 놀랍기만 하다. 중세시대 마녀사냥을 현대적으로 가져온 영화로 유령을 볼 수 있는 소년이 위기에 빠진 마을을 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프랑켄위니, 2012

 

<이미지: 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

팀 버튼 감독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자 최초의 흑백 3D 영화다. 1984년 만들었던 30분 분량의 흑백 실사 단편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감독 본인의 유년 시절 경험이 녹아들어 있다. 애완견과 이별한 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한 <프랑켄위니>는 천재 과학소년 ‘빅터’와 무덤에서 부활한 일렉트릭 강아지 ‘스파키’의 모험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스톱모션, 흑백, 3D의 요소가 결합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고전 영화의 매력까지 느낄 수 있다.

 

 

아노말리사, 2015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한 남자에게 하룻밤 동안 펼쳐지는 꿈같은 일을 담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영화다. <아노말리사>는 현대인이 느끼는 고독과 소외, 권태의 철학적인 화두를 던지며, 색다른 장르를 기다렸던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깊은 여운을 줄 것이다. <존 말코비치 되기>, <이터널 선샤인>의 작가 찰리 카우프만이 각본과 연출에 참여해 화제가 되었다. 약 3년의 제작기간이 걸린 영화는 베니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숀더쉽, 2015

 

<이미지: BoXoo 엔터테인먼트>

<치킨 런>, <월레스와 그로밋>에 이은 아드만 스튜디오의 세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우연한 사고로 농장에서 벗어나고 기억상실증에 걸린 아빠를 찾기 위해 무작장 도시로 떠난 숀과 친구들의 모험을 담았다. 마치 무성영화를 보는 듯한 슬랩스틱 코미디와 적재적소에 배치된 풍자는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패트와 매트: 뚝딱뚝딱 대소동, 2016

 

<이미지: 그린나래미디어 / 팝엔터테인먼트>

1976년 탄생한 체코의 인기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탄생 40주년을 기념한 극장판이다. 체스 용어에서 따온 패트와 매트, 두 주인공이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과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극장판은 사랑스러운 콤비 패트와 매트가 집안을 수리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담았다. 단순하지만 정감 가는 두 캐릭터와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옛 시절 추억을 소환한다.

 

 

쿠보와 전설의 악기, 2016

 

<이미지: 유니버셜픽쳐스>

애니메이션 최초로 3D 프린팅 기술이 적용된 작품이다. 라이카 스튜디오의 창립 10주년 기념작이자 CEO 겸 수석 애니메이터인 트래비스 나이트의 연출 데뷔작이다. 기억을 잃은 어머니와 단둘이 생활하는 소년 쿠보가 아버지의 갑옷을 찾아 떠나는 모험을 담았다. 5년의 제작기간이 소요된 영화는 섬세하고 정교한 영상으로 놀라운 기술적 진보를 보였지만, <닥터 스트레인지>와 같은 기간 개봉하면서 아쉬운 흥행 성적에 그치고 말았다.

 

 

내 이름은 꾸제트, 2016

 

<이미지: ㈜에이앤비픽쳐스 / ㈜스마일이엔티>

<내 이름은 꾸제트>는 보기 드물게 스위스·프랑스 합작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질 파리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소년 꾸제트가 보육원의 친구들을 만나면서 사랑의 의미를 배워가는 과정을 따뜻한 풍경으로 담아냈다. 여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과 달리 정적인 느낌이 강한 영화는 아이보다 어른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레고 배트맨 무비, 2017

 

<이미지: 출처 : 워너 브러더스>

<레고 배트맨 무비>는 스톱모션 기법을 활용한 애니메이션이다. 고담시를 지키는 배트맨과 악당의 대결을 그린 영화로 DC 코믹스의 캐릭터들이 대거 출동한다. 저스티스 리그를 결성하는 로빈과 배트걸, 슈퍼맨과 원더우먼 등의 히어로와 조커를 비롯해 할리 퀸, 리들러, 스케어크로우, 캘린더 맨, 콘디머트킹 등의 빌런이 등장한다. <레고 무비>, <아기배달부 스토크>에 이은 워너브러더스 애니메이션 그룹(WAG)의 세 번째 작품으로 캐릭터의 표정을 제외한 움직임과 배경 등을 레고 블록 하나하나 움직이는 스톱모션 기법으로 완성했다. 시리즈의 성공 때문일까. 레고 무비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레고 닌자고 무비>가 9월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