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 베니스 국제영화제>

 

8월 30일부터 개막한 베니스 국제영화제가 지난 9일 폐막했다.

 

영화제 최고의 작품에게 수여하는 황금사자상은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더 셰이프 오브 워터>에게 돌아갔다. 이 영화는 냉전시대에 미 정부에 포로로 잡힌 바다 괴물과 벙어리 청소부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의 로맨틱 판타지다.  샐리 호킨스가 벙어리 청소부로 훌륭한 연기를 펼쳤고, 그 외에 옥타비아 스펜서, 마이클 스털버그, 더그 존스, 그리고 리처드 젠킨스가 출연한다.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영화가 희망의 상징이자 “이 시대에 필요한 처방약”과 같다고 밝혔다. 또한 감독이 이전에 연출했던 <헬보이> 시리즈의 프리퀄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길예르모 감독은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최초의 멕시코인 감독이다. 그는 “25년간 업계에 종사했다.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다. 날기도 하고 추락하기도 한다. 일이란 계획된 궤도로 가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발생하는 사고와도 같다”라고 시상식 이후 밝혔다. 이어 “말하자면 이 상은 에어백이 나온 상황이다. 베니스는 나에게 ‘영화에 담고자 하는 이야기를 이해한다. 우리와 대화를 하자’고 이야기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10년 만에 여성 심사위원장이 된 아네트 베닝을 필두로 심사위원단은 21개 경쟁작 중 8개 작품을 선출하는 중책을 맡았다. 이전 영화제들과는 달리, 심사위원들의 선택과 관객들의 선택이 일치해 수상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관객석에서는 연이어 환호가 터져 나왔다. 제74회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최근 들어 정치적 이슈를 담은 작품과 유명 배우들이 출연한 작품이 가장 많이 출품된 영화제다.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들은 대개 다음 해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영화제다. 제 70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그래비티>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7개의 오스카를 거머쥐었으며, 작년 엠마 스톤이 볼피컵 여우주연상을 받은 <라라랜드>는 미국 아카데미에서 총 6개 부문에서 수상하였다.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다가올 아카데미에서 어떠한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최고의 연출력을 선보인 감독에게 수여하는 은사자상은 사무엘 마오즈 감독의 <폭스트롯>에 돌아갔다. 자비에르 르그랑 감독의 데뷔작인 <커스터디>는 미래의 사자상을, 마틴 맥도나 감독의 블랙 코미디 <쓰리 빌보드 아웃사이드 에빙, 미주리>는 각본상을 수상했다. 서부극 <스위트 컨트리>의 워윅 쏜톤은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안드레아 팔라오로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인 <한나>에서 버림받은 여자의 슬픔을 훌륭하게 연기한 샬롯 램플링이 볼피컵 여우주연상을, 법정 드라마 <인설트>의 주연배우 카멜 엘 바샤가 볼피컵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최고의 신인배우에게 수여하는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상은 <린 온 피트>의 찰리 플러머가 받았다. 제74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는 존 랜디스가 심사위원장으로 선정된 VR 심사위원회를 영화제 최초로 도입하며 신기술을 적극 수용하는 자세를 보였다. 그중 베스트 VR 스토리상은 한국의 김진아 감독의 <동두천>이 수상해 많은 화제를 낳았다.

 

다음은 경쟁 부문 수상자 명단이다.

황금사자상: <더 셰이프 오브 워터>,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

은사자상: <폭스트롯>, 사무엘 마오즈 감독

미래의 사자상: <커스터디>, 자비에르 르그랑 감독

볼피컵 남우주연상: <인설트>, 카멜 엘 바샤

볼피컵 여우주연상: <한나>, 샬롯 램플링

각본상: <쓰리 빌보드 아웃 에빙, 미주리>, 마틴 맥도나 감독

심사위원 특별상: <스윗 컨트리>, 워윅 쏜톤 감독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상: <린 온 피트>, 팔리 플러머

 

출처: The Hollywood Reporter

 

북미를 휩쓴 <그것>, 개봉 주말 1억 1700만 달러 수익 거둬

<이미지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그것>이 일을 냈다.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공포 영화 <그것>이 주말 미국 박스 오피스를 휩쓸며 뉴라인과 워너 브러더스가 활짝 웃었다. 북미 기준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을 받은 영화는 미국 4103개 관에서 상영해 개봉 주말 간 총 1억 172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두었다. 영화는 개봉 전 예상했던 6000만 달러의 수익을 뛰어넘으며  2017년 북미 개봉 주말 성적 3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1억 1700만 달러를 벌어들여 3위 자리에 앉아있던 <스파이더맨: 홈커밍>을 밀어낸 <그것>보다 좋은 개봉 주말 성적표를 받은 작품은 <미녀와 야수>, 그리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뿐이다.

 

지난 8일 북미 개봉한 <그것>은 여러 개의 기록을 경신했다. 4850만 달러의 개봉 성적을 거두며 역대 북미 9월 개봉작 중 최고의 자리에 앉아있던  2015년 <몬스터 호텔 2>의 자리를 빼앗았으며, 공포 영화 개봉 성적 순위표 역시 갈아치웠다. 2011년 개봉 주말 5260만 달러를 벌어들인 <파라노말 액티비티 3>의 2배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을 받은 영화들 중에서는 1억 3240만 달러의 개봉 성적을 거둔 2016년 <데드풀>을 뛰어넘지는 못했지만, 플로리다주와 조지아주의 다수 지역이 태풍 어마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면 약 5%의 수익이 상승해 이 부문의 1위 자리 역시 <그것>이 차지할 수 있었다고 예상된다.

 

북미 제외 46개국에서 지난주 개봉했던 <그것>은 전 세계적으로 62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개봉 주말에만 1억 79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두었다. 이는 약 3500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자한 영화가 거둘 수 있는 엄청난 성공이다. 블록버스터 영화에 비해 제작비가 적게 들어가는 공포 영화 장르는 투자에 비해 월등한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워너 브러더스의 배급팀 수장 제프 골드스테인은 공동 제작사 뉴 라인이 공포 장르에 독보적인 제작사이며, 추후에도 좋은 스토리로 함께 작업하는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영화 <그것>은 2013년 공포 영화 <마마>로 이름을 알린 앤디 무시에티가 메가폰을 잡았으며, 극 중 데리의 아이들을 공포에 빠뜨린 광대 ‘페니와이즈’는 빌 스카스가드가 연기했다. 제레미 레이 테일러, 소피아 릴리스, 핀 울프하드, 와이어트 올레프, 초슨 제이콥스, 잭 딜런 그레이저, 니콜라스 해밀턴, 그리고 잭슨 로버트 스콧은 아역배우로서 영화의 흥행을 이끄는 커다란 힘이 되었다.

 

출처: Varie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