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정원>으로 컴백하는

문근영 스크린 필모 파헤치기

 

by. 레드써니

 

지난 11일,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 반가운 배우가 나타났다. 급성구획증후군 수술로 활동을 잠정 중단했던 문근영이 그 주인공이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유리정원>의 주연 배우로 참석해 팬들을 설레게 했다. <유리정원>은 <사도> 이후 2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2006년 <사랑따윈 필요없어> 이후 11년 만에 주연을 맡은 영화다.

 

1999년 데뷔한 문근영은 ‘국민 여동생’으로 출발해 이제는 연기 경력만 보면 웬만한 중년 배우 못지않은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유리정원>으로 오랜만에 돌아오는 문근영을 반기며 그동안 출연했던 영화를 살펴보고, <유리정원>에서 어떤 변신으로 돌아올지 기대해본다.

 

 

1. 연애소설

 

문근영은 최재은 감독의 독립 영화 <길 위에서>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가을 동화>에서 어린 은서 역으로 얼굴을 알린 뒤, <연애소설>에 출연하며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한 감독의 멜로 영화 <연애소설>은 차태현, 이은주, 손예진이 출연해 세 청춘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그린 영화다. 차태현의 여동생으로 출연한 문근영은 도서대여점에서 일하는 김남진을 남몰래 좋아하는 연기를 펼치며, 풋풋한 첫사랑의 서브플롯을 담당했다.

 

 

2. 장화, 홍련

 

<이미지: 청어람>

 

문근영의 다음 영화는 한국 공포영화의 수작으로 꼽히는 <장화, 홍련>이다. <연애소설>에서 서브플롯을 담당했던 문근영은 <장화, 홍련>에서는 극의 중심으로 진입해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장화, 홍련>은 오랜 요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수미, 수연 자매가 계모를 만나 뒤, 알 수 없는 일이 펼쳐지는 이야기다. 문근영은 언니 옆에 늘 붙어 있는 동생 수연 역을 맡아 별다른 대사 없이도 극의 미스터리를 더하며 순수함과 두려움을 오가는 상반되는 연기를 펼쳤다. 특히 극 중에서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이미지는 이후 문근영의 ‘국민 여동생’ 이미지의 시작이 아닐까. 한편, <장화, 홍련> DVD에는 촬영 당시 수연 역에 완전히 빠져들었던 문근영이 영화 제작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영상편지가 수록되어 있다.

 

 

3. 어린 신부

 

<이미지: 코리아픽쳐스>

 

<어린 신부>는 문근영에게 ‘국민 여동생’ 타이틀을 안겨 준 작품이다. 2004년에 개봉해 대한민국을 문근영 신드롬으로 뒤덮었다. 문근영은 할아버지들끼리의 약속으로 어쩔 수 없이 평소 친하게 지냈던 오빠 상민(김래원)과 결혼하게 된 여고생 보은 역을 맡았다. 영화 내내 귀엽고 깜찍한 연기로 팬들을 설레게 하며, 전국 관객 300만이 넘는 흥행을 기록했다. 영화뿐 아니라 문근영이 부른 [난 아직 사랑을 몰라]는 당시 음원 차트를 올킬하며 국민 여동생의 파워를 보여줬다.

 

 

4. 댄서의 순정

 

<이미지: 쇼이스트>

 

여러 매체에서 본 문근영의 댄스 솜씨는 수준급이다. 이 같은 이유는 <댄서의 순정>에 출연한 덕택이다. 한국에서의 성공을 꿈꾸며 연변에서 온 댄서 채린으로 출연한 문근영은 이 작품을 위해 열심히 춤 연습을 했다. 뿐만 아니라 댄스 파트너 박건형과 가슴 아픈 멜로 연기까지 선보였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마지막 댄스 경연 대회 장면은 멜로 연기는 물론 상당한 수준의 댄스 실력을 동시에 보여줬다.

 

 

5. 사랑따윈 필요없어

 

<이미지: 쇼박스>

 

<사랑따윈 필요없어>는 일본 드라마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을 리메이크한 영화다. 어린 시절 잃은 오빠를 찾는 민이 오빠 행세를 하는 줄리앙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문근영은 오빠를 잃은 후, 눈까지 멀어져 마음의 문을 닫고 사는 민 역을 맡았는데, 당시 그녀의 출연작 중 가장 차가운 모습의 캐릭터였다. <장화, 홍련>부터 이어온 ‘누군가의 동생’이라는 포지션은 여전했으나, 타인을 멀리하고 냉정한 모습의 문근영의 연기를 만날 수 있는 영화다. 다만, 아쉽게도 문근영이 주연을 맡은 영화 중 가장 낮은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미스 캐스팅 및 완성도의 아쉬움에 대한 말이 많았다.

 

 

6. 사도

 

<이미지: 쇼박스>

 

문근영은 <사랑따윈 필요없어> 이후 주로 드라마에 출연했다. <바람의 화원>, <신데렐라 언니>, <불의 여신 정이> 등 다수의 드라마에서 활동하던 중 2015년 이준익 감독의 <사도>로 무려 9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사도>에서 혜경궁 홍씨 역을 맡으며, 연기 인생 처음으로 어머니 역할을 선보인 것이다. 아들 세손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남편 세자를 외면하는 혜경궁 홍씨를 열연하며 노년의 연기까지 도전했다. 노년 분장이 어울리지 않았다는 말은 있으나 죽어가는 남편과 어린 아들을 바라보며, 아내이자 어머니로서 눈물을 흘리는 문근영의 연기는 인상 깊다.

 

 

7. 유리정원

 

<이미지: 리틀빅픽처스>

 

<유리정원>은 <명왕성>과 <마돈나>로 현대사회의 병폐를 드러낸 신수원 감독의 신작이다.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근영은 개막작으로 선정된 <유리정원>을 소개하며 ‘그동안 부산국제영화제는 여러 번 방문했지만, 내 작품을 들고 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라는 들뜬 소감을 전했다. 영화는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연구원이 자신을 몰래 지켜보던 작가의 소설 속 주인공이 되고, 자신도 모르게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문근영은 현실과 소설을 넘나드는 비밀스러운 연구원 역을 맡아 지금까지와 다른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신비로운 분위기의 포스터를 공개한 <유리정원>은 오는 10월 25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