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스스로 초래한 재앙

‘지오스톰’

 

by. 한마루

 

과학 기술의 발달과 끝없이 진보하는 인류 문명에도 ‘자연의 힘’은 거스를 수 없다. 인간이 창조한 위업이 아무리 찬란하다 할지라도 자연 앞에서는 무기력하고 초라하기 마련이다. 자연의 힘은 언제나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영화 속에서 ‘재난’의 형태로 등장하기도 한다.

재난영화의 형태는 다양하다. 이상 기후변화로 빙하기에 접어든 지구를 그린 <투모로우>, 21세기 노아의 방주 <2012>처럼 인류 멸망의 위기를 담은 재난영화와 초대형 강진으로 미국 서부가 무너진 <샌 안드레아스>, 초강력 토네이도의 파괴력을 담은 <인투 더 스톰> 등 한정된 국가나 도시에서 발생한 재난영화가 있다. 또한 <아워즈>, <더 임파서블>처럼 재난보다 휴머니즘에 포커스를 맞추기도 한다. 한때 붐을 이뤘던 재난영화는 예전보다 위력은 못하지만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곧 있으면 지구 곳곳의 대재앙을 담은 <지오스톰>이 선보일 예정이다.

 

 

인간의 기후 조작에서 비롯된 대재앙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거대한 크기의 쓰나미가 빌딩을 집어삼키고,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토네이도가 도시를 강타한다. 마치 천지가 개벽한 듯 강력한 천둥번개가 지표면에 꽂히고, 하늘에서는 초대형 우박이 쏟아진다. 뿐만 아니라 서 있는 자리에서 그대로 얼어버리는 강력한 동파까지 들이닥친다. 이 모든 재난이 하나의 영화에서 일어난다. 오는 10월 19일 개봉할 <지오스톰>은 재난영화의 끝판왕이라도 될 모양이다.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영화 <지오스톰>에서 무시무시한 재난이 연속해서 발생하는 이유는 바로 인간이 기후를 조작했기 때문이다. 이는 영화 예고편에도 나타난다. 우주정거장에서 발사한 물체가 토네이도 내에서 폭발하자 곧이어 토네이도가 소멸하는 등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 재난 현상이 조작만으로 제어 가능하다.

 

 

인간의 힘으로 기후를 조작하는 것은 가능한 것일까?

 

<이미지: 미국 알래스카의 ‘HAARP’>

 

영화에 나온 방법과 다르지만, 오래전부터 기후 조작의 음모론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 주인공은 ‘고주파 오로라 활동 연구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미국 알래스카에 있는 ‘HAARP(하프, High Frequency Active Auroral Research Program)’다. 하프가 기후를 조작하는 원리는 2억 와트 이상의 고전압 전기 에너지를 전리층에 쏘아 발생하는 전리층 변이 반작용이다. 과학 프로젝트라는 명분으로 여기서 쏘아 올린 고주파가 동남아를 강타한 쓰나미와 아이티 대지진 등 지구촌 곳곳의 재앙을 일으켰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왔다. 일부에서 제기한 음모론의 진위 여부는 알 수 없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기후 조작이 현실에서 가능한 일인지도 현재로선 답을 내릴 수 없다. 그럼에도 기후 조작을 소재로 한 <지오스톰>의 이야기는 ‘하프 음모론’을 자연스럽게 떠올린다.

 

 

재난영화의 뻔한 공식에서 벗어날까?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재난영화는 보통 익숙한 공식을 따른다. 예기치 못한 재난의 위기에서 나름의 문제를 겪고 있는 한 가족이 중심이 되어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끈끈한 가족애를 회복하는 이야기로 흘러간다. 즉, 스펙터클한 재난의 위력으로 시작해 따뜻한 휴머니즘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다. <지오스톰>은 지금까지 재난영화 익숙한 공식을 답습하는 영화가 될까,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화가 될까. 예고편만 놓고 봤을 때, 가족애보다 음모론에 더 가까워 보인다.

 

 

재난영화의 백미는 ‘거대한 볼거리’, <지오스톰>은 과연?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재난영화의 백미는 볼거리다. 지진, 토네이도, 허리케인 등 거대한 자연현상을 얼마나 위력적으로 재현했는지 궁금하기 마련이다. 실제라면 끔찍하겠지만, 오롯이 거대한 재난에 포커스를 맞추는 재난영화에서 압도적인 스케일로 구현될 각종 재난의 모습을 기대하게 된다. <지오스톰>은 스펙터클한 위력의 재난을 기대하는 관객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거대한 쓰나미, 도심 한복판에서 치솟는 불기둥, 갑자기 들이닥친 혹한과 토네이도 등 예고편에서 보여준 것만 해도 압도적인 위력을 드러낸다. 연속해서 발생하는 전 지구적인 재난의 위기를 얼마나 실감 나게, 설득력 있게 구현할 것인지 여부는 <지오스톰>의 가장 큰 기대 포인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