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한마루

 

세계 곳곳의 아름답고 멋진 명소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은 영화를 보는 즐거움 중 하나다. 부지런하고 적극적인 관객들은 보는 즐거움을 넘어 직접 영화 속 명소를 찾아가곤 하는데 ‘부산’은 찾아보고 싶은 영화 속 명소가 많은 곳이다. 부산시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영화 촬영을 지원하고 있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촬영지로 선택하는 부산의 어떤 곳들이 영화에 나왔을까.

 

 

1. <해운대> – 해운대 해수욕장, 사직 야구장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부산’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은 ‘해운대 해수욕장’이다. 해운대 해수욕장은 여름엔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젊음의 무대이자 가을에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색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봄과 겨울에는 계절에 어울리는 바다를 품고 있어 사계절 내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 명소다.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서 부산을 대표하는 해운대가 등장했는데, 그중 대표적인 영화는 한국형 재난영화를 표방하며 천만 관객을 모은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다.

 

 

아름다운 부산의 바다, 해운대

 

이기대 해안산책로와 사직야구장

 

<해운대>에서 ‘해운대’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산책하기 좋은 ‘이기대 공원 해안산책로’와 야구 선수 이대호가 깜짝 연기를 보여줬던 ‘사직운동장’도 등장한다. 특히 열성 야구팬이 많기로 유명한 부산을 방문한다면, 사직야구장에서 야구를 관람하는 것은 흥미로운 경험이 될 수 있다.

 

 

2. <인정사정 볼 것 없다> – 중앙동 40계단

 

<이미지: 시네마서비스>

 

이명세 감독의 1999년작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오프닝에 등장한 뒤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곳이다. ‘중앙동 40계단’은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관람 코스로 오랜 역사가 묻어있는 곳이기도 하다.

 

시대의 아픔이 깃들어 있는 중앙동 40계단

 

한국전쟁 당시 헤어진 가족들의 상봉 장소로 이용된 곳으로 피난살이의 애환을 상징한다. 지금은 건물에 가려졌지만 전쟁 당시에는 중앙동 40계단에 앉으면 영도다리를 볼 수 있어 피난살이의 고달픔을 달래주는 역할을 했다. 40계단을 방문한다면, 피난민들의 애환을 떠올리며 천천히 둘러보자.

 

 

3. <타짜> – 황령산 정상 & 부산 불꽃 축제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전국을 무대로 촬영한 <타짜>는 부산을 지나치지 않았다. 영화에 등장한 부산 명소는 고니(조승우)와 고광렬(유해진)이 처음으로 곽철용을 만났던 장소다. 전국의 도박꾼이 모여 도박판을 벌인 장소는 부산 남구에 있는 ‘황령산’ 정상이다.

 

황령산 정상에서 즐길 수 있는 부산의 야경과 불꽃축제

 

부산의 멋진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황령산 정상은 부산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가을이 되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데 바로 매년 가을에 열리는 ‘부산국제불꽃축제’를 탁 트인 시야에서 감상하기 위해서다. 참고로 등산이 목적이 아니라면, 황령상 정상은 걸어 올라갈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4. <범죄와의 전쟁>, <변호인> – 부산 영도, 흰여울길, 그리고 태종대

 

<이미지: 쇼박스, NEW>

 

<범죄와의 전쟁>과 <변호인>은 부산을 주무대로 비평과 흥행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영화다. <범죄와의 전쟁>과 <변호인>은 부산 ‘영도’를 배경으로 시작하는데 형배(하정우)가 활동했던 주요 장소와 최순애가 살던 집이 있는 곳이 바로 영도다. 특히 ‘흰여울길’은 두 영화에서 공통으로 등장해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인기 명소가 자리 잡았다.

 

<이미지: 쇼박스>

 

흰여울길 벽에 적힌 ‘변호사’ 대사

 

태종대

 

영도까지 와서 안 가면 섭섭한 곳 ‘태종대’는 해운대와 다른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2005년 국가 지정 문화재 명승 제17호로 지정된 곳으로 부산에서는 보기 드문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으로 뒤덮인 해식 절벽이 바다와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장관을 자랑한다. 날씨가 좋을 때면 56km 거리인 일본 쓰시마섬이 해상의 흑점처럼 희미하게 보인다.

 

 

5. <부당거래>, <신세계>, <레드카펫> – 센텀시티 & 영화의 전당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NEW, 프레인글로벌>

 

묵직한 한국형 누아르 영화 <부당거래>와 <신세계>, 에로 영화 제작 현장을 담은 <레드카펫>은 부산 ‘센텀시티’를 선택했다. <부당거래>와 <신세계>에서는 주요 사건이 발생한 장소로, <레드카펫>에서는 영화의 전당 일대를 영화에 담았다. 고층빌딩과 바다가 만나 홍콩을 연상시키는 센텀시티는 영화뿐 아니라 각종 드라마, CF 등의 무대가 되었다. 싸이의 뮤직비디오 ‘Daddy’에는 영화의 전당을 비롯해 부산 곳곳의 명소가 등장한다.

 

황홀한 야경을 자랑하는 영화의 전당

 

가을이 되면 ‘영화의 전당’은 부산에서 가장 핫한 곳이 된다. 바로 국내 최대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의 메인무대이기 때문이다.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빅 루프’는 매일 밤 황홀한 빛으로 센텀시티 일대를 물들인다.

 

 

6. <블랙 팬서> – 광안대교 & 광안리 해수욕장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내년 초에 개봉 예정인 마블 <블랙팬서>는 ‘부산’의 매력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영화다.

 

광안대교의 밤과 낮

 

올해 초, 부산에서 촬영을 진행한 <블랙팬서>는 광안대교에서 카체이싱 장면을 비롯해 광안리 해수욕장, 마린시티, 자갈치 시장 등에서 촬영을 마쳤다. 마블 스튜디오 측의 말에 따르면 ‘부산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담아내기 위해 부산시티투어버스와 전광판, 포스터 등을 활용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해외 영화 속 한국의 모습은 기대보다 실망이 앞섰는데 <블랙팬서>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기대되고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