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레드써니

 

“<스타워즈> 프리퀄 삼부작이 나온다며?”, “<엑스맨> 스핀오프 <로건>은 감동적이었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다음 작품은….” 아는 사람은 잘 알지만 모르는 사람은 헷갈리기만 한 시리즈 용어. 과거에는 그저 ‘속편’이라는 말로 모든 것이 해결됐던데 반해 요즘에는 시퀄, 프리퀄, 유니버스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리고 있다. 그래서 아직도 헷갈리는 ‘영알못’을 위해 복잡한 시리즈 용어를 정리하는 시간을 갖기로 한다.

 

 

1. 시퀄 Sequel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킹스맨: 골든 서클’>

 

가장 일반적인 의미로 ‘속편’을 뜻한다. 시간적으로 전편의 다음 이야기에 해당한다. 전편과 시간적인 연속성을 가진 작품도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음에도 전편의 다음 시간대나 다음 세대를 그린다면 대체로 ‘시퀄’이라고 한다. ‘시퀄’의 대표작은 한 두 개가 아니다. 그야말로 모든 시리즈의 다음 편은 대부분 ‘시퀄’ 형태를 띠고 있다. 올해도 많은 ‘시퀄’ 영화가 개봉했다.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킹스맨: 골든 서클>, <캐리비안의 해적:죽은 자는 말이 없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 [단,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조금 독특한 위치에 있다. 1968년 <혹성탈출>의 프리퀄이자 2011년 <혹성탈출:진화의 시작>의 시퀄이다] 등 2017년에도 ‘시퀄’ 영화의 개봉이 이어졌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요즘 시리즈의 ‘시퀄’은 2탄, 3탄 같은 숫자보다는 부제를 뒤에 붙이는 경우가 많다. ‘후속편’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시리즈의 피로도를 감추려는 의도가 있다.

 

 

2. 프리퀄 Prequel

 

전편에 앞선 시간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뜻한다. 대체로 주인공들의 탄생이나 시작을 그리는 작품이 해당한다.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특성상 전편이 성공할 경우 바로 ‘프리퀄’을 만들지는 않는다. ‘시퀄’로 이야기의 연속성을 계속 이어간 뒤, ‘프리퀄’로 돌아가 마치 퍼즐처럼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할 때가 많다.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프리퀄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가 있다. <엑스맨 3>까지 이야기를 이어간 뒤 ‘과연 <엑스맨>들은 어떻게 해서 뭉쳤을까’라는 의문으로 <엑스맨 1>보다 훨씬 앞선 이야기를 그렸다. 이 작품을 통해 ‘에릭’은 왜 매그니토가 되었고 ‘찰스’는 어떻게 ‘프로페서 X’가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2011년 시작된 <혹성탈출> 시리즈는 1968년 <혹성탈출>의 ‘프리퀄’로 어떻게 유인원이 지구를 지배하게 되어 1968년 <혹성탈출>의 엔딩과 연결되는 과정을 담아냈다.

 

 

3. 리메이크 Remake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벤허’>

 

과거의 원작 영화에 있는 설정과 내용을 그대로 이어 다시 만들 때 ‘리메이크’라고 한다. 고전 할리우드 영화를 현대적으로 다시 만들기 위해 ‘리메이크’를 많이 했다. 1960년 <오션스 일레븐>을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새롭게 리메이크한 <오션스 일레븐> (2001)을 비롯해 <벤허>, <토탈리콜> 등이 있다. 과거의 인기작을 다시 리메이크하는 목적은 무엇 때문일까. 공전의 히트로 친숙한 스토리텔링과 지명도를 갖고 있는 고전의 리메이크는 소재와 이야기가 고갈된 할리우드에서 어느 정도 안정된 흥행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고전 영화의 리메이크는 물론 각 나라의 흥행작들을 자국 영화로 로컬라이징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자국 영화로 리메이크하는 이유는 언어의 장벽, 낯선 이국 배우들의 등장 등 흥행에 좋지 못한 요소를 제거하고 관객에게 새로운 작품으로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국영화 <수상한 그녀>는 일본, 태국, 중국 등에서 리메이크되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인랑>, <리틀 포레스트> 등 많은 일본 영화가 한국영화로 리메이크되어 내년 개봉을 목표로 한다.

 

 

4. 리부트 Reboot

 

리부트와 리메이크는 이미 만들어진 작품 혹은 시리즈를 다시 만든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리부트는 기존에 있는 시리즈의 세계관, 출연 배우 등을 완전히 부정하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점에서 ‘리메이크’ 보다 더 강력한 기획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시리즈가 계속 확장되면서 세계관이나 스토리가 한계에 부딪힐 때, 혹은 전작들이 흥행이나 비평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둘 때 스튜디오는 현재까지 쌓아 온 성을 과감히 부셔 버리고 ‘리부트’라는 명분으로 재건축을 시도한다.

 

<이미지: 소니픽쳐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대표적으로 <스파이더맨>시리즈가 있다.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은 높은 흥행성적으로 시리즈를 이어왔다. 허나 3편을 끝으로 리부트를 한다. 3편의 좋지 않은 평단의 반응, 샘 레이미 감독과 제작자의 불협화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감독과 주인공을 교체하고 완전히 새로운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다. 하지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역시 예상보다 낮은 반응으로 두 편을 끝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올여름 개봉한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소니와 마블의 합작, 톰 홀랜드의 활약으로 성공적인 반응을 얻으며 시리즈가 계속될 예정이다. <판타스틱 4> 역시 리부트의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리부트 되기 전의 시리즈만도 못한 처참한 흥행과 반응으로 다음 시리즈의 제작이 불투명해졌다.

 

 

5. 트릴로지 Trilogy

 

간단하게 말해 삼부작이다. ‘전편보다 능가하는 속편은 어렵다’는 속설에도 최근의 시리즈 영화는 탄탄한 기획으로 전편을 능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대부분 시리즈 영화가 2편으로는 완전한 이야기를 할 수 없음을 알고 제작 초기부터 삼부작을 염두하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반지의 제왕> 같은 경우 1편부터 3편까지 연속해서 한 번에 촬영해 작품에 대한 자신감과 기획력을 보여줬다. <매트릭스>는 1편의 성공에 힘입어 2, 3편을 동시에 촬영해 ‘트릴로지’를 완성했다. 최근 개봉한 <킹스맨>도 3편 제작을 벌써부터 기획하며 시리즈의 확장에 대한 야심을 보여준다.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트릴로지’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스타워즈>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스타워즈>는 독특한 트릴로지를 구성하고 있다. 작품 초기부터 에피소드 4-5-6을 하나의 트릴로지로 묶어 ‘오리지널 삼부작’이라는 완벽한 이야기를 만들었고, 에피소드 4 이전의 이야기를 그린 에피소드 1-2-3 역시 ‘프리퀄 삼부작’으로 구성했다. 그리고 2015년에 개봉한 <스타워즈 에피소드 7>부터 향후 개봉할 <에피소드 9>까지는 ‘시퀄 삼부작’으로 구성했다. 이로써 총 9편의 스토리를 만들면서 ‘트릴로지’, ‘시퀄’, ‘프리퀄’의 형태를 모두 갖춘 대서사시를 완성할 예정이다.

 

 

6. 스핀오프 spin-off

 

스핀오프는 일종의 ‘외전’을 뜻한다. 본 시리즈에서 인상 깊었던 캐릭터, 사건을 따로 떼어 내어 이야기를 이어간다. 본 시리즈와는 별개의 스토리를 가지면서도 반가운 캐릭터들이 카메오처럼 등장해 시리즈 팬들을 즐겁게 한다. 또한 은근히 본 시리즈와 밀접한 이야기를 이어가기도 한다.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로건’>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로그 원’>

 

대표적으로 <울버린> 시리즈를 들 수 있다. <엑스맨> 시리즈의 인기 캐릭터 ‘울버린’ 휴 잭맨을 따로 떼어내어 그만의 이야기로 시리즈를 이어갔다. <엑스맨> 시리즈와 별개의 이야기를 가지면서도 본 시리즈에서 나왔던 캐릭터들이 등장해 잔 재미를 주기도 했다. <스타워즈>도 <스타워즈 스토리>라는 스핀오프가 있다. 지난해 말, <스타워즈 에피소드 4>의 중요 소재인 ‘데스 스타’의 약점을 어떻게 알아냈나를 그린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가 개봉했다. 또한 <킹스맨>의 매튜 본 감독은 <킹스맨: 골든 서클>에 등장한 ‘스테이츠맨’을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를 만들고 싶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7. 유니버스 Universe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이미지: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저스티스 리그’>

 

‘유니버스’는 시퀄, 프리퀄, 스핀오프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는 시리즈를 하나로 묶어 동일한 세계관에서 이야기를 진행한다는 의미의 시리즈 용어다. 가장 대표적인 ‘유니버스’로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있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처럼 각자의 시리즈를 갖고 있는 주인공들이 한데 모인 것으로 이들을 결코 <어벤져스>의 스핀오프 ‘아이언맨’이라고 하지 않고, ‘캡틴 아메리카’라고 하지 않는다. 각자의 세계관에서 활약하고 있는 히어로들이 연합한 ‘어벤져스’라는 단체가 탄생해 보다 넓은 세계관을 갖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움직인다. DC 역시 <맨 오브 스틸>, <수어사이드 스쿼드>, <원더 우먼>처럼 개별적으로 활약하는 DC 히어로들의 세계관을 총합해 ‘DC 확장 유니버스’라는 더 큰 세계관을 구축했다. 오는 11월 개봉 예정인 <저스티스 리그>는 <배트맨 대 슈퍼맨> 이후 더욱 구체화된 세계관이 드러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