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다시 한번 게임을 시작하자!

 

by. 한마루

 

<쏘우> 시리즈의 팬이라면 ‘이제 게임을 시작하자’라는 대사와 특유의 BGM만 들어도 한 사람의 얼굴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시리즈를 있게 한 주인공 ‘직쏘(존 크레이머)’다. 2004년 충격적인 반전을 선보였던 <쏘우>에 처음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뒤, 죽음으로 사라졌지만 2010년 <쏘우 3D>까지 뚜렷하게 각인된 인물이다.

더 이상의 이야기가 없을 것 같은 <쏘우> 시리즈가 이번엔 시리즈를 대표하는 인물의 이름을 내걸고 되돌아온다. 과연 그 이후 어떤 이야기로, 또 누가 직쏘의 후계자가 될지 여러 의문이 앞선다.

그래서 준비했다. 2017년 다시 돌아온 <직쏘>를 보기 전, 총 7편의 시리즈가 이어졌던 <쏘우> 시리즈를 복습하며 앞으로의 이야기를 예측해본다.

 

*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쏘우> 시리즈 스포일러가 포함된 글입니다.

 

 

쏘우 (Saw, 2004)

 

<이미지: 영화사 한결>

 

밀실에 갇힌 두 남자 ‘아담’과 ‘고든’은 자신들이 왜 감금됐는지 알 수 없다. 이들에게 정체불명 누군가로부터 메시지가 전달되고, 그때부터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생존 게임이 시작된다. 특히 고든에게는 아담을 죽여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밀실에서만 진행됨에도 한정된 공간을 전혀 느낄 수 없는 두 남자의 심리전이 몰입감을 높인다.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는 듯한 충격적인 반전은 두말할 필요 없다. 직쏘의 첫인상은 이후 오래도록 시리즈가 이어질 만큼 강렬했다. 한편, 스스로 발을 자르고 탈출하는데 성공한 고든 박사는 극소수의 살아남은 희생자 중 한 명으로 이후 <쏘우 3D>에도 재등장한다.

 

 

 

쏘우 2 (Saw II, 2005)

 

<이미지: 미로비젼>

 

형사 ‘에릭 매튜스’의 아들이 직쏘 게임의 참가자가 되자 에릭은 아들만큼은 반드시 살려내려고 한다. 이런 에릭에게 직쏘는 “그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아이는 살 수 있다”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하지만 에릭은 직쏘를 끌고 게임이 진행되는 현장으로 향하고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한다. 그가 봤던 모니터는 사전에 녹화된 영상으로 직쏘의 말을 그대로 들었다면 아들을 만날 수 있던 것이다.

결국 그의 말을 따르지 않았던 에릭은 함정에 걸려들어 1편에서 두 사람이 감금됐던 곳에 똑같은 모습으로 갇힌다.

 

 

<이미지: 미로비젼>

 

<쏘우>는 시리즈마다 중요한 인물을 새롭게 등장시켰다. 아만다는 중요한 비밀을 숨기고 직쏘 게임의 생존자가 되고, 이후 3편에서 본격적인 활약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직쏘의 함정에 걸려들었던 에릭은 이후 4편에서 트랩의 일부가 된 애처로운 모습으로 재등장한다.

 

 

 

쏘우 3 (Saw III, 2006)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쏘우 3>부터 병약한 직쏘를 대신하는 후계자들의 본격적인 활약이 시작된다. 첫 번째 후계자는 2편의 생존자 아만다로 직쏘를 도와 린과 제프에게 직쏘가 정한 미션을 수행하게 한다. 제프는 아만다가 만든 트랩에서 세 가지 관문을 통과해야 하고, 린은 제프가 게임을 푸는 동안 병상에 누워있는 직쏘가 살아있도록 해야 한다. 이후 제프와 린이 부부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표면적으로는 제프와 린의 게임이었지만, 아만다를 테스트하는 게임이기도 했다. 이 사실을 알지 못했던 아만다는 게임을 통과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다. 직쏘 역시 죽음을 맞는데 결코 죽은 것이 아니었다. 한편, 3편부터 잔인함에 치중하기 시작했으며 4편의 이야기와 연결된다.

 

 

 

쏘우 4 (Saw IV, 2007)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직쏘는 죽었지만 게임은 끝나지 않는다. 준비성 철저한 직쏘는 죽기 직전, 또 다른 게임을 알리는 테이프를 삼켰고 부검하는 과정에서 발견된다. 앞서 2, 3편에서 사건을 이끌던 중 직쏘의 게임 때문에 목숨을 잃은 ‘캐리 형사’의 시체가 발견된다. 시리즈 초반 직쏘 검거에 앞장선 두 형사가 모두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4편에서는 두 형사의 실종과 죽음에 충격을 받은 ‘릭 경위’가 모두를 살리려는 집착으로 직쏘의 게임을 치르게 된다.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과거의 비극적인 기억 때문에 끔찍한 방법으로 게임을 시작한 직쏘. 이번 편에서는 형사 호프만이 조력자로 등장해 이후 시리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편 <쏘우 4>는 전편과 동시간대에 진행되는 이야기라는 특징이 있다.

 

 

 

쏘우 5 (Saw V, 2008)

 

<이미지: (주)성원아이컴>

 

<쏘우 5>는 한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과 연결되는 다섯 명이 치르게 되는 게임으로 ‘호프만 형사’의 본격적인 활동도 시작된다. 전편부터 호프만 형사를 의심해온 또 다른 형사 피터는 직쏘의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만 오히려 누명을 뒤집어쓰고 살해된다. 하지만 피터 형사가 죽은 후에도 호프만에게 정체를 알고 있다는 쪽지가 전달된다.

 

 

<이미지: (주)성원아이컴>

 

<쏘우 4>에서 다소 뜬금없이 등장했던 ‘호프만 형사’의 과거는 1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호프만이 왜 직쏘의 후계자가 됐는지와 언제부터 활동했는지 밝혀진다. 아만다가 아닌 호프만이 진정한 후계자였으며 2편부터 직쏘를 돕고 있던 사실이 드러난다. 또한 그동안 영화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직쏘의 아내 질에게 남편이 남긴 수상한 박스가 전해지면서 향후 이야기를 이어갈 키를 쥐어준다.

 

 

 

쏘우 – 여섯번의 기회 (Saw VI, 2009)

 

<이미지: 빅버젯>

 

여섯 번째 직쏘 게임의 주인공은 어떤 식으로든 흠집을 찾아내 정당한 보험금 지급을 못하게 꾸미는 ‘윌리엄’과 직원들이다. 윌리엄은 예전에 직쏘가 청구한 보험금을 단칼에 거절했던 인물이다. 생과 사를 결정하는 사람의 목숨을 갖고 오만방자하게 굴었던 윌리엄이 게임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미지: 빅버젯>

 

직쏘가 죽었지만 게임이 계속된 이유는 직쏘가 남긴 봉투 때문이다. 호프만은 게임에 초대받은 이들의 이름을 확인해 직쏘의 게임을 실행에 옮긴다. 호프만은 총 5개의 봉투를 받았지만, 하나의 봉투가 더 있다. 호프만과 아만다 사이의 일을 알게 된 직쏘가 아내에게 ‘데드마스크’가 든 상자와 함께 유언을 남긴 것이다.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호프만은 데드마스크가 터지기 직전 마스크를 벗는데 성공한다.

 

 

 

쏘우 3D (Saw 3D, 2010)

 

<이미지: 코리아스토리>

 

데드마스크를 벗어낸 호프만은 질을 쫓고, 질은 경찰에게 호프만이 직쏘의 후계자임을 알리며 자신을 보호하려고 한다. 질은 안전가옥으로 옮겨졌음에도 데드마스크를 피하지 못한다. 한편, 7번째 게임의 주인공 ‘바비’는 자신을 직쏘 게임의 생존자라고 밝히고 그 경험을 책으로 펴내 부와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당연히 바비의 주장은 거짓이었으며 이에 동참한 주변 인물들도 게임에 빠지게 된다.

 

 

<이미지: 코리아스토리>

 

호프만은 모든 일들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여긴 후 모든 흔적을 지우고 사라지려고 하지만 뜻밖의 인물에게 붙잡힌다. 바로 1편의 생존자 고든이다. 직쏘가 선물한 의족을 차고 지금까지 직쏘의 후계자로 일해오고 있던 것이다.

호프만이 받은 의문의 쪽지도 고든이 보낸 것으로 아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복수해달라는 직쏘의 유언대로 호프만을 붙잡았다. 고든은 호프만을 1편에 등장했던 지하실로 끌고 가 족쇄를 채운다. 이번에는 빠져나올 수 있는 여지가 단 하나도 없다.

 

 

 

직쏘 (Jigsaw, 2017) – 자, 다시 한번 게임을 시작하자!

 

<이미지: 코리아스크린>

 

<쏘우> 시리즈는 마치 도돌이표처럼 처음으로 회귀하면서 마무리됐다. 이제 <직쏘>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는데 과연 어떤 이야기가 담길까. 새롭게 돌아오는 <직쏘>의 관전 포인트를 알아보자.

 

 

“모방범이에요” – 익숙하거나 또는 새롭거나

다시 등장한 ‘직쏘 케이스’를 수사하는 형사의 대사다. 과연 모방범의 소행일까? 예고편에 등장하는 게임 장치는 이전에 등장했던 장치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어 형사의 말에 수긍이 된다.

 

 

<이미지: 코리아스크린>

 

– <쏘우 5>의 게임 시작과 닮았다. 과거에는 화재 사건으로 연결되는 인물들이었는데 이번에는 어떤 이유로 갇히게 된 것일까.

 

 

<이미지: 코리아스크린>

 

– <쏘우 2>에서 첫 희생자를 낳았던 장치와 닮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발사되던 권총, 물론 2편 외에도 직쏘의 장치에서 총은 여러 번 등장한다.
– <쏘우 3>에서 캐리 형사의 목숨을 앗아간 장치와 닮았다. 과연 이 장치 역시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졌을까?
– 직쏘의 장치 중 가장 유명한 ‘데드마스크’. 아만다, 호프만, 질 등 중요한 캐릭터들은 모두 한 번씩 써봤다.
– <쏘우 2>의 끔찍했던 ‘주사기 웅덩이’가 떠오른다. 세 개의 주사기 속에 담겨 있는 액체는 과연 무엇일지.

이처럼 익숙한 장치도 보였지만 새로운 느낌의 장치도 많았다. 어떤 기상천외한 장치로 관객들을 놀라게 할까.

 

 

누가 직쏘의 후계자로 등장할 것인가?

 

<이미지: 코리아스크린>

 

그동안 이어진 시리즈를 미루어 봐도 ‘모방범의 소행’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아니 그럴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게다가 이미 10년 전에 세상을 떠난 직쏘가 직접 게임을 시작할 리 없다.

고든 –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쏘우 3D> 마지막에 등장한 ‘고든’이다. <쏘우 3D>와 <직쏘>의 이야기가 이어진다면 그가 후계자로 등장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하지만 이전 이야기와 간격을 생각하면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

호프만 – 결코 빠져나올 수 없을 것만 같은 지하실에 갇혔지만 그가 죽었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그동안 보여준 끈질긴 생명력을 생각하면 어떤 식으로든 탈출하지 않았을까. 지옥 같은 곳을 빠져나온 뒤 불특정 다수를 향해 분노를 표출한 게 아닐까.

제3의 새로운 인물 – <쏘우> 시리즈는 후계자의 정체가 밝혀지는 과정을 ‘반전’으로 활용했다. 아만다, 호프만, 고든에 이어 <직쏘> 역시 이와 같은 과정을 반복할 수 있다. 다만 시리즈에 등장했던 인물 중에 후계자로 떠오르는 인물이 딱히 없다. ‘직쏘의 아들’ 같은 인물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안타깝게도 아이를 유산한 아픈 기억이 있어 후손이 등장할 여지가 없다.

 

 

<이미지: 코리아스크린>

 

예상과 달리 놀라움을 선사하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까? 아니면 기존의 후계자들이 다시 한번 등장할까? <쏘우>의 여덟 번째 이야기 <직쏘>는 오는 11월 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