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감독들은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 앙상블, 탁월한 각본과 연출로 만들어낸 작품으로 수많은 상을 휩쓸어 왔다. 결과물만 보는 대다수의 관객들은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나 감독 개인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가혹한 촬영 방식 혹은 독특한 성격으로 악명 높은 감독 7인을 소개한다.
1. 데이비드 핀처 – 완벽주의자

‘파이트 클럽’, ‘세븐’ 등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데이비드 핀처는 혹사에 가까운 재촬영으로 악명 높은 감독이다. 촬영, 구도, 예술에 극도로 집착하는 완벽주의 성향은 배우들의 입을 통해 숱하게 증명되어 왔다. 제이크 질렌할은 ‘조디악’을 찍을 당시 연이은 재촬영으로 거의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고 밝혔다. ‘나를 찾아줘’의 ‘어메이징 에미이’ 로자먼드 파이크는 20년에 가까운 연기 인생 동안 카메라 앞에 선 시간을 모두 더해도 이 영화 하나만도 못할 거라는 말을 하기도 했으며, 극 중 에이미가 피를 닦는 한 장면을 찍는데 총 이틀이 걸렸다고 전해 놀라움을 줬다. 그의 이런 완벽주의 성향은 ‘에일리언 3’를 찍을 당시 제작자들과의 끊임없는 마찰에서 발현됐다고 한다.
2. 올리버 스톤 – 욕쟁이 할머니 뺨치는 프로막말러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플래툰’, ‘7월 4일생’으로 오스카를 3회나 수상한 이 거장은 본인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필터 없이 말하는 성격으로 유명하다. ‘월 스트리트’의 완성판을 본 그는 마이클 더글라스와 마주치자 ‘연기 처음 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고 면전에 쏘아붙였으며, ‘토크 라디오’ 촬영 당시에는 에릭 보고지언에게 ‘이딴 식으로 연기하면 보나 마나 쓰레기 같은 영화가 탄생하겠지’라고 폭언을 날린 일화가 유명하다. 이런 잦은 트러블은 다른 배우들과도 끊임없이 이어져 숀 펜은 올리버 스톤과 말할 때 ‘돼지’와 대화하는 기분이라 말했으며, 리차드 드레이퍼스는 그를 ‘파시스트’라 칭했다. 이쯤 되면 영화 찍으며 친구 만들 생각은 없었던 게 분명하다.
3. 제임스 카메론 – 성격파탄자

‘타이타닉’,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은 그 위상을 말하기 입 아플 정도로 훌륭한 감독이다. 하지만 괴물 같은 영화 성적만큼이나 괴물 같은 성격으로 사람들의 주요 안줏거리로 씹힌다. ‘심연’의 주인공 에드 해리스는 촬영장의 거지 같은 근무 환경에 열받은 나머지 영화 홍보를 거부했다. 2014년 골든글로브 당시 사회자 에이미 폴러는 카메론의 전 부인 캐서린 비글로우의 ‘제로 다크 서티’에서 논란이 되었던 고문 장면을 언급하며 ‘고문에 있어서는 제임스 카메론과 3년 살아 본 여자를 믿겠다’고 말해 장내를 충격과 웃음의 장으로 만들었다. 어느 인터뷰에서 ‘성격 나빴던 그때와 달리 지금은 다른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는데, 글쎄? 사람은 쉬이 변하지 않는다.
4. 알프레드 히치콕 – 사디스트 수준의 장난꾼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싸이코’,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등 수많은 명작을 내놓은 서스펜스의 거장이다. 그는 사디스틱한 수준의 장난으로 주변 사람의 원성을 샀다. 오직 본인의 즐거움을 위해 배우들이 병적으로 무서워하는 걸 박스에 담아 집에 보내고, 집에 사람들을 초대하고는 줘도 안먹는 음식을 대접하여 그들의 반응을 살피길 좋아했다. 특히 영화 ‘새’를 찍을 당시 까마귀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평소 흠모하던 티피 헤드런을 놀리기 위해 발톱도 제거 안 한 까마귀 떼를 풀어놓아 공격받도록 놔뒀다는 일화는 아주 유명하다. 이 장면을 찍는 데 거의 일주일이 걸렸다고 하는데, 헤드런은 이 촬영 이후 정신적 외상으로 의사에게 휴식을 권유받았으나 당시 헤드런과 독점 계약을 맺었던 히치콕 감독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5. 로만 폴란스키 – 쉴드 불가 아동 성범죄자 & 도망자

로만 폴란스키는 2차 세계 대전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까발린 영화 ‘피아니스트’를 만들어 위상을 높인 폴란드 출신 감독이다. 그는 성범죄, 그것도 아동 성범죄로 악명 높다. 1977년 잡지 촬영을 핑계로 13살 어린 소녀를 잭 니콜슨의 집으로 불러들여 술을 먹이고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으나 재판 중 해외로 내뺐고, 이 도피는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이후 지난 8월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이 두 명 더 등장했으며, 지난 10월에는 레나테 랭거라는 독일 여배우까지 15살 당시 성범죄를 당했다고 밝히며 그를 고소했다. 어린 시절 나치의 만행으로 어머니를 잃고 맨슨 살인 사건으로 아내를 잃은 어두운 과거가 있다 해도 그의 더러운 행적을 절대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6. 스탠리 큐브릭 – 광인과 천재의 이중성

‘샤이닝’, ‘시계태엽 오렌지’를 만든 천재 스탠리 큐브릭. 그는 배우들을 혹사하기로 유명하다. ‘샤이닝’ 촬영 당시 셜리 듀발의 두려움에 떠는 연기가 성에 차지 않았던 그는 듀발 근처에 실제로 위험한 환경을 조성해 본인이 만족할 때까지 무려 127번의 테이크를 찍었다. 듀발은 이 촬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엄청난 양의 탈모를 겪었다. 잭 니콜슨에게 오스카 트로피를 안겨준 영화 속 미친 연기도 수십 번의 촬영 이후 실제 정신을 반쯤 놓은 상태에서 찍은 장면들 중 하나를 골라 붙인 것이다. 큐브릭은 배우가 NG를 내도 일부러 그 이유를 정확히 설명해주지 않았으며, 심지어 이유를 직접 물어도 무시한 뒤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전해 듣도록 했다. 잘 정돈된 깔끔한 느낌의 세트장이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런 광기가 한 몫 한 것이 아닐까.
7. 데이비드 오 러셀 – 막장 종합세트

데이비드 오 러셀 감독은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 ‘아메리칸 허슬’로 유명세를 얻으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 감독은 여자들과 트러블이 끊이지 않는 인물이다. 소니 해킹 사건 당시 러셀의 괴팍하고 막무가내, 안하무인 성격과 관련된 메일이 유출되며 본성이 까발려졌다. 2004년 코미디 영화 ‘아이 하트 헉커비스’를 찍을 당시 중견 배우 릴리 톰린에게 쌍욕을 날리며 물건을 집어던진 비하인드 영상이 유출되기도 했으며, 이는 지금까지 각 영상 플랫폼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아메리칸 허슬’ 찍을 때는 에이미 아담스를 벼랑 끝까지 내몰며 촬영장에서 매일 울리기 일쑤였고, ‘조이’로 세 번째 협업했던 제니퍼 로렌스와 불화 기사도 여러 번 났다. 또한 2012년엔 트랜스젠더 조카를 성추행한 혐의로 조사까지 받으며 인성 쓰레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