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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이야기’ 스티브와 더스틴의 ‘브로맨스’에 박수를 보내며

written by 디 로켓
translated by 띵양

 

이미지: 넷플릭스

 

스티브 해링턴은 ‘기묘한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 중 유일하게 사춘기를 겪고 있거나 그보단 덜해도 끔찍한 평행 세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동생이 없다. 하지만 시즌 2에서 개과천선한 이 악동은 우연히 자신과 정반대인 더스틴 헨더슨이라는 베프를 얻게 된다. ‘악의 평행 세계’를 다루는 시리즈에서 전형적인 운동부 킹카와 덕후의 만남은 묘하기도 했지만, 둘의 우정은 보는 내내 흐뭇하기만 했다.

 

지난 시즌, 스티브(조 키리)는 여자친구 낸시(나탈리아 다이어)를 저급한 여자라고 소문내고 아웃사이더 동급생 조나단 바이어스(찰리 히튼)를 괴롭히면서 시청자들에게 불량배 이미지로 각인되었다. 호킨스 고등학교에서 스티브가 ‘킹 스티브’라 불리는 것은 결코 그가 관대해서가 아니다. 반면, 더스틴(게이튼 마타라조)은 빠진 앞니를 활짝 드러낸 미소가 매력적이고 과학에 지나치게 열정적인 덕후다. 둘 사이에 공통점이 없어 보이긴 해도, 첫 번째 시즌 마지막에 다다라서 힌트를 주었듯이 두 캐릭터 모두 그렇게 단편적인 인물은 아니다.

 

시즌 1 막바지에 악동 스티브는 못 박힌 배트 하나로 낸시와 조나단을 데모고르곤으로부터 구해내며 안티 히어로로 변신했다. 시즌 2 들어 그는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난다. 잠깐, 이번에는 더스틴이라는 훌륭한 조력자가 생겼다. 둘의 우정은 우연히 시작되었다. 스티브는 낸시에게 못되게 군 것(때론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을 사과하기 위해 꽃을 사서 마이크의 집을 찾아갔고, 더스틴은 마이크와 낸시가 없는 집 앞에서 만난 스티브를 친구들에게 숨기고 있는 ‘데모도그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동료로 끌어들인다. 더스틴은 “네 연애 생활보다 더 큰 문제가 있어”라며 깜찍하게도 스티브의 감정을 별 것 아닌 양 이야기한다. 이내 둘은 다른 차원의 괴물과 싸우는 것과 로맨스는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두 사람의 경우 드라마 최고의 ‘브로맨스’가 되었다.

 

이미지: 넷플릭스

 

이후 그들의 이야기는 버디캅 스타일 스핀오프처럼 흘러간다. 스티븐은 더스틴의 의도치 않은 모험에 합류하면서 보호자 역할을 자처한다. 데모도그 떼를 유인하는 것을 자처하고 더스틴이 잡아먹히는 것을 막으려 지하동굴에서 가장 늦게 빠져나오는 등 아이들이 죽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애쓴다. 이것은 스티브가 맏형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드라마의 새로운 악역 빌리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잃어버린 남성의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얻는다. 스티브는 새로운 역할을 일방적인 상하 관계가 아닌 유쾌한 멘토-멘티의 관계를 유지하며 기꺼이 수행한다. 그는 가장 아끼는 더스틴은 물론 아이들이 사랑스럽기라도 한 듯 “머리에 똥만 찬 것들”이라는 애칭을 붙인다.

 

강제로 자존감을 누른 채 지내온 스티브는 더스틴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을 것이다. (스티브는 중학교 시절에 범생이었을까? 더스틴에게 데모도그 시체로 실험을 권유하면서 냉장 보관하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그랬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더스틴과 마인드 플레이어를 함께 무찌르며 다가올 고교 생활이 끔찍하지 않도록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하사한다. 영화 ‘스탠 바이 미’가 떠오르는 철로 장면에서 스티브는 나쁜 남자가 되어 여자의 마음을 얻는 법과 ‘성적인 찌릿찌릿함’이 무엇인지 슬쩍 알려주기도 한다. (잠깐, 스티브의 멘토링이 처음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좋은 의도로 전한 최악의 조언인 셈이다. 스티브는 자신이 낸시에게 상처받은 것처럼 더스틴이 사랑 때문에 상처받지 않기를 원했다. “걘 너의 마음을 아프게만 할 거야. 그런 것을 감당하기엔 넌 너무 어려”라며 애정 어린 조언을 한다. 하지만 최고의 형답게, 스티브는 자신의 어린 친구가 스스로 배워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마음앓이를 한다면 그대로 흘러가게 내버려두는 것처럼 말이다.

 

스티브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윤기가 흐르고 볼륨이 한껏 들어간 울프컷 헤어스타일이다. 스티브는 오직 더스틴에게 파라 포셋 헤어스프레이를 잔뜩 사용하는 자신의 비법을 공유한다. 이 비법은 더스틴이 스티브처럼 꾸미고 댄스파티에 가는 시리즈 최고의 명장면을 연출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심지어 스티브가 더스틴의 인솔자로 나선다! 스티브는 잊지 않고 더스틴의 변신이 “백만 달러짜리”라며 칭찬하고, 더스틴이 섹시하다고 굳게 믿는 유혹의 으르렁거림을 과하게 내지 않을 것을 당부한 뒤 악수를 하며 그들의 우정을 과시한다. 존 키리는 시즌 1에서 어린 친구들과 마주할 기회가 전혀 없었지만, 두 번째 시즌이 끝나고 스티브와 더스틴이 이번 시즌에서 보여준 환상의 호흡만이 기억에 남는다.

 

둘의 우정을 더 오래 지켜보기 위해서라도 호킨스 고등학교에서 스티브를 일 년 더 붙잡고 있어달라고 간곡히 부탁하고 싶은 마음이다.

 

 

This article originally appeared on Vulture: In Praise of Steve and Dustin’s Unlikely Stranger Things Friend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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