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acinta
그동안 마블 영화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던 DC 영화와 달리 DC 코믹스 원작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얻으며 선전하고 있다. 특히 ‘벌란티버스’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별개의 세계관을 구축하는데 성공한 CW 드라마를 비롯해 다양한 드라마가 선보이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와 내년 방송을 목표로 한 DC 코믹스 원작 드라마를 소개한다.
CWTV 애로우 시즌 6 방영 중

DC 코믹스 히어로 ‘그린 애로우’가 주인공인 드라마. 방탕한 재벌가의 아들이 실종된 지 5년 만에 집으로 돌아와 도시의 자경단으로 활동하는 이야기다. 로빈훗과 배트맨이 동시에 떠오르는 그는 초인적인 능력은 없지만, 강도 높은 훈련으로 실력을 쌓고 정의를 구현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뭉친 인물이다. 활을 무기로 전투에 나서며 그의 활은 나날이 업그레이드 중이다. 원작을 현실적으로 각색해 인간적인 고뇌와 갈등을 담으려 했지만, 다소 지지부진한 전개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애로우’를 시작으로 점점 세계관이 확장되어 현재 CW에서 매주 4편의 DC 코믹스 드라마를 나오게 하는데 공을 세웠다.
CWTV 플래시 시즌 4 방영 중

‘애로우’의 스핀오프로 CW로서 드물게 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박을 터뜨린 드라마다. 번개를 맞은 뒤 초인적인 스피드를 갖게 된 주인공이 범죄를 해결하는 영웅으로 나선다는 이야기다. 주인공 배리 앨런은 ‘애로우’ 시즌 2에 감식반 요원으로 처음 등장했으며,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애로우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슈퍼걸이 있는 내셔널 시티에도 등장해 슈퍼걸과 오빠 동생의 친분을 나누고 있다. 지난 시즌에서는 슈퍼걸과 뮤지컬 크로스오버 에피소드가 방영되기도 했다. 어린 시절 그의 어머니를 살해한 리버스 플래시가 메인 빌런으로 등장하며, 어릴 적 불행한 사건은 배리의 행동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친다. 스토리 전개는 다소 유치하고 엉성하다는 평도 있지만 플래시 역을 맡은 그랜트 거스틴과 배우들의 케미가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CWTV 슈퍼걸 시즌 3 방영 중

슈퍼맨의 사촌 누나 슈퍼걸(카라 조엘)이 주인공인 드라마. 과학자 부부에 입양되어 능력을 숨긴 채 평범한 성장기를 보낸 카라가 이후 자신도 사촌 동생처럼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언니 알렉스가 일하는 DEO에 합류해 내셔널 시티를 위협하는 빌런에 맞서며 슈퍼히어로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CBS에서 처음 방영됐지만 제작비 문제로 CBS와 의견이 맞지 않아 CW로 채널을 옮겼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채널을 옮기면서 슈퍼히어로 콤플렉스에 매달리는 모습 대신 한층 성숙한 히어로로 변화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슈퍼걸을 연기하는 멜리사 비노이스트는 시즌 2에서 새로운 외계인 몬 엘로 합류한 크리스 우드와 연인 사이로 발전해 깜짝 화제가 되기도 했다.
CWTV 레전드 오브 투모로우 시즌 3 방영 중

타임 슬립을 소재로 한 코믹스 원작 드라마다. 역사를 조작해 지구를 정복하려는 음모에 맞서기 위해 타임 마스터(립 헌터)와 8명의 히어로가 과거-현재-미래를 넘나드는 이야기다. 히어로와 안티 히어로가 뒤섞인 레전드팀의 시간 여행은 종종 불협화음을 이루며 내부 잡음을 해결하느라 시간을 보낼 때가 많지만, 이를 통해 진정한 히어로의 의미를 찾아간다. CW DC 드라마 중에서 가장 단편적인 사건들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편이며, 다른 드라마들보다 시즌별 테마가 극명하게 차이 난다. 시즌 1에서는 반달 새비지의 음모를 막기 위한 시간여행을, 새로운 멤버가 합류한 시즌 2에서는 사라진 립 헌터를 찾으며 리전 오브 둠을 막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FOX 고담 시즌 4 방영 중

‘배트맨’의 프리퀄로 고든 경감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형사 짐 고든을 중심으로 고담시를 폭주하는 빌런들의 이야기가 쉬지 않고 펼쳐진다.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CW 드라마와 달리 희망 없는 고담시의 풍경이 음울하게 펼쳐진다. 갈수록 등장인물이 늘고 세력이 쪼개지고 있는데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특히 빌런 펭귄과 니그마(리들러)는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주인공 짐 고든보다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웨인 부부의 죽음에서 시작하는 드라마 설정상 브루스 웨인은 배트맨이 되기 전의 어린 꼬마로 나온다. 시즌이 더해갈수록 폭풍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으며 언제쯤 배트맨으로 각성하게 될지 기대하게 한다. 일단 이미 ‘돈’이라는 초능력은 갖고 있다.
FOX 루시퍼 시즌 3 방영 중

DC 코믹스 산하 브랜드 버티고에서 발행하는 코믹스 원작 드라마. 지옥을 지키던 루시퍼가 인간 세상으로 내려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LA에서 고급 클럽을 운영하며 막장 라이프를 즐기던 중 우연히 범죄사건에 휘말리고, 이후 사건 수사의 자문을 맡는다는 내용으로 익숙하게 보아온 수사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원작의 기본 캐릭터와 설정을 가져와 수사물로 각색한 것으로 보면 된다. 주인공 루시퍼는 겉보기에는 무한 긍정의 밝은 캐릭터로 보이지만, 아버지에 대한 깊은 애증에 괴로워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인물이다. 드라마 전반적으로는 루시퍼의 긍정적인 매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시청자들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CWTV 아이 좀비 시즌 4 방영 예정

DC 코믹스 산하 버티고에서 연재된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루시퍼’와 마찬가지로 수사물로 각색된 드라마다. 전도유망한 레지던트에서 하룻밤 사이에 좀비가 된 리브가 우연한 계기로 각종 사건의 자문을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보통의 좀비 드라마와 달리 좀비로 변한 뒤에도 여전히 인간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뇌를 먹으면 죽은 사람의 성격으로 변해 환영을 본다는 설정이 신선하다. 매회 등장하는 사건 수사는 새로울 것이 없으나 매번 성격이 변하는 리브와 좀비를 친구로 둔 검시관 라비의 케미가 인상적이다. ‘워킹데드’처럼 잔인한 좀비물을 못 보는 사람에게 코믹 요소가 제법 가미된 ‘아이 좀비’는 좀비물의 문턱을 낮춰줄 수 있는 드라마가 될 수 있다.
AMC 프리처 시즌 3 방영 예정

로버트 커크만의 ‘워킹데드’로 대성공을 거둔 AMC에서 제작한 코믹스 원작 드라마다. 과거에도 몇 차례 드라마로 제작하려 했으나 원작의 복잡한 내용을 담아내기에 어려워 제작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작품이다. ‘프리처’는 천국에서 탈출한 초월적인 존재(제네시스)에 빙의된 전도사 제시가 신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다. 상투적인 설정에서 벗어난 신선한 전개와 B급 감성 충만한 폭력과 유머는 이 드라마의 매력 포인트다. 시즌 1에서는 신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각성하기까지의 과정을, 시즌 2에서는 신을 찾으려는 제시 일행과 이를 방해하는 새로운 조직이 등장해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이어갔다.
CWTV 블랙 라이트닝 방영 예정

DC 코믹스 최초의 흑인 히어로, 블랙 라이트닝은 CW에서 다섯 번째로 준비하는 DC 코믹스 드라마다. 번개를 다룰 수 있는 파워벨트를 가진 제퍼스 피어슨이 낮에는 평범한 운동선수, 밤에는 슈퍼히어로로 변신한다는 이야기다. 폭스에서 제작을 시도했으나 무산된 뒤, CW가 이를 이어받았다. 이로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DC 드라마를 방송하게 됐다. 2018년 초에 공개될 예정이며 기존에 방영 중인 드라마와 크로스오버 에피소드가 나오게 될지 궁금하다. 현재까지는 기존 드라마와 세계관을 공유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Syfy 크립톤 방영 예정

이번에는 슈퍼맨 프리퀄 드라마다. 슈퍼맨이 등장하기 200년 전 이야기로 슈퍼맨의 할아버지 세그-엘이 주인공이다. 크립톤에서 위상이 추락한 엘 가문이 다시 가문을 세우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예고편이 처음 공개됐으며, 2018년에 파일럿이 방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