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개봉작 중 두 편의 영화가 눈길을 끈다. 좀비에 이어 초능력으로 돌아온 연상호 감독의 [염력]과 케빈 스페이시 하차로 시끌시끌했던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올 더 머니]다. 두 영화는 화제의 중심은 달라도 개봉 전부터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를 받아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염력]은 한국형 히어로를 내세우며 출사표를 던졌고, [올 더 머니]는 희대의 납치극으로 꼽히는 실화와 명장의 만남으로 시네필의 관심을 듬뿍 받고 있다.  이번 주말 어떤 영화를 볼지 고민 중이라면, 테일러콘텐츠 에디터들의 의견을 참고해보자.

 

 

이미지: (주)NEW

 

 

에디터 띵양: 특색 있는 맛집이 대형 프랜차이즈 음식점으로 바뀌어버렸다. 맛은 있지만 옛날 그 맛이 아니다. [염력]은 쉽고 대중적이면서 화려한 볼거리를 영화 내내 제공해준다. 거기에 연상호 감독 특유의 사회비판적인 시각도 담겨있다. 최초로 악역에 도전한 정유미는 적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존재감만큼은 영화 전체를 휘어잡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어딘가 엉성하고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어벤져스]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스케일 기대했을 관객들이나 디스토피아의 끝을 달리는 ‘연상호 월드’를 기대했던 관객들은 실망했을 것이다. 장점만큼이나 아쉬운 점도 많은 작품이지만, 이렇게까지 호된 평가를 받을만한 영화는 아닌 것 같다. 한국의 3대 명작과의 비교라니, 당치도 않다.

 

 

에디터 Jcacinta: [염력]은 어떤 기대를 하든 관객의 기대치를 배반하는 영화다.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에 익숙한 관객에게 부성애로 각성한 석헌의 능력은 카타르시스를 전하기에 뭔가 아쉽다. 그렇다고 빵빵 터지는 코미디를 기대하자니 웃음의 호흡이 어딘가 짧고 어색하다. 게다가 정도는 약하긴 해도 한국 영화의 단골 소재 신파도 빠질 수 없다. 그렇다고 [염력]을 실패한 영화라고 볼 수 없다. 아쉬운 부분은 있다 해도 상업 영화에서 굉장히 정치적인 소재를 과감하게 다뤘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다. 꽤나 직접적이긴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용산참사’를 꺼내와 초능력으로도 맞서기 버거운 부당한 권력이 여전함을 환기시킨다. [염력]의 시도는 영화 속 달리 바뀌지 않는 석헌의 현실처럼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에디터 Tomato92: 재작년, 한국형 좀비 영화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부산행] 연상호 감독의 차기작 [염력]이 개봉했다. 천만 관객 감독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탓일까, 결과적으로 실망이 컸던 작품이다. ‘어느 날 갑자기 초능력이 생긴 남자의 고군분투기’라는 소재는 나름 참신했다. 또한 유치한 개그로 버무린 중반부까지도 그 나름대로 볼 만은 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점점 엉망으로 치닫는 개연성과 어설픈 CG로 범벅된 후반부에서 모든 것이 무너진다. 그나마 개성이 돋보인 정유미의 홍상무 캐릭터가 없었다면 이 영화에 남는 게 있었을까 싶다.

 

 

 

 

이미지: 판씨네마

 

 

에디터 Tomato92: 케빈 스페이시 대신 들어온 크리스토퍼 플러머는 교활한 동시에 묘한 측은함을 유발하는 J. 폴 게티 역을 정말 훌륭하게 소화했다. 9일간의 재촬영으로 끝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그의 연기가 작품에서 가장 빛을 발한다. 납치범들뿐만 아니라 권력자들의 욕심에 맞서 의연히 싸워야 했던 게일 해리스 역의 미셸 윌리엄스도 발군의 연기를 선보인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명장 리들리 스콧의 대담함이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일이다. 가진 자들과 가지지 못한 자들의 차이를 색의 대조로 다룬 연출부터 공간의 탁월한 활용으로 완성한 파파라치 장면을 보며 이 노장 감독의 천재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에디터 Jacinta: [올 더 머니]는 석유재벌 J. 폴 게티의 냉정한 탐욕이 주인공인 영화다. 손자를 위해 단 한 푼도 내어줄 수 없다는 할아버지의 비정함은 사건을 저지른 납치범보다 극악무도하다. 영화는 몸값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게일을 통해 오직 물질의 가치만을 신뢰하는 J. 폴 게티의 탐욕스러움을 드러낸다. 자신이 가진 부에 도취되어 스스로를 고립시킨 그는 물질만능에 사로잡힌 자본주의가 낳은 병폐가 아닐까. 씁쓸함과 실소를 자아내는 영화 속 비극이 실화라는 게 더욱 아이러니하다. 끝으로 J. 폴 게티란 인물의 절대적인 고립을 담은, 위압적이고 서늘한 공간을 연출한 감독의 노련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에디터 띵양: [올 더 머니]가 전하는 메시지는 가슴을 저리게 한다. “돈이 승리한다.” 막대한 부를 축적한 J. 폴 게티나 고군분투 끝에 아들을 되찾은 게일도 돈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졌다. 처절한 싸움 속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고귀함과 가치를 뽐낸 것은 돈이다. 이 이야기가 실화였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이보다 더 한 일들도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씁쓸할 뿐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선사하는 압도적인 색감 활용과 공간미, 배우들이 펼쳤던 혼신의 연기는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결코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게 만든다. 특히 케빈 스페이시를 대신해 J. 폴 게티를 연기한 크리스토퍼 플러머는 모든 것의 가치를 돈으로 매기는 차가운 사업가로서의 면모를 소름 돋게 표현해냈다. 하루에 두 번 본 영화는 [올 더 머니]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