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개봉한 두 편의 영화가 관객들을 울고 웃게 한다. 김석윤 감독의 세 번째 [조선명탐정] 시리즈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과 폴 킹 감독의 [패딩턴 2]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김명민과 오달수의 환상적인 개그 케미에 김지원까지 가세한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과 로튼토마토에서 비평가 평가 100점을 기록 중인 [패딩턴 2]의 대결이 무척이나 흥미롭다. 이번 주말 어떤 영화를 볼지 고민하고 있다면, 테일러콘텐츠 에디터들의 의견을 참고해보자.

 

 

이미지: (주)쇼박스

 

에디터 띵양: 전편부터 그랬지만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역시 제목의 반쯤은 떼어놔도 무방하다. “명탐정”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추리가 단편적이다. ‘코난’과 ‘김전일’, ‘셜록’ 등으로 이미 추리물을 자주 접한 관객들이라면 스토리를 예측하고 맞출 수 있는 정도다. 물론 추리물을 가장한 코미디 영화인 이 시리즈를 지탱해온 장점은 탐정 영화의 긴박감과 쾌감이라기보단 원초적인 웃음을 자아내는 김명민과 오달수의 콤비였을 것이다. 하지만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의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김지원이다. 그녀의 연기, 미모, 개그가 오롯이 이 영화를 끝까지 보게 만든 이유다. [각시투구꽃의 비밀] 당시 반전 매력처럼 느껴졌을 김명민의 몸개그와 명불허전 오달수의 입담은 이제는 식상해졌다. 1,2편을 봤기에 3편까지 봤지만 이제는 놓아주어야 할 때다.

 

에디터 Alex: 그야말로 산만함의 끝. 오서방, 김정화, 김 범 등 반가운 얼굴을 등장시켰지만 끝도 없이 튀어나오는 인물들은 극을 산만하고 피로하게 만든다. 명민 달수 콤비의 티키타카와 누룽지 에스프레소, 탈곡기 손하트 씬 등에서는 조선 명탐정식 유머가 돋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핼러윈 분장과 B급 좀비물을 떠올리게 하는 CG 표현이 극 전반에 등장하며 극장을 떠나고 싶게 만든다. 최근 드라마 영역에서 좋은 평을 받은 김지원은 이 영화에서 최대치로 낭비된다. B급 천녀유혼과 와호장룡 사이 그 어디에서 방황하는 캐릭터를 연기한 김지원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조선 명탐정 프랜차이즈에는 더 이상 박수를 보낼 수 없다.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

 

에디터 Jacinta: 한 마디로 규정하기 힘든 장르 혼종 영화로 돌아왔다. 애초부터 추리보다 유머에 방점을 찍고 있었지만, 시리즈가 거듭해 갈수록 길을 잃는 느낌이다. 이번 영화는 아예 ‘조선명탐정’이란 원제보다 ‘흡혈괴마의 비밀’이란 부제로 개봉해도 무방할 정도다. 월영(김지원)의 사연과 김민(김명민)의 관계에 집중하느라 김명민-오달수의 콤비 플레이는 축소됐고, 그마저도 손발을 오그라 들게 하는 병맛 개그로만 내비칠 뿐이다. 하지만 때때로 유치함에 화들짝 놀라긴 해도 유머, 미스터리, 판타지의 롤러코스터를 타며 나름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영화는 팝콘무비로는 무난하지 않을까.

 

 

 

 

이미지: (주)이수C&E

 

에디터 겨울달: [패딩턴 2]는 ‘착한 영화’라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영화는 귀엽고 착한 꼬마곰처럼 귀엽고 착하며, 그 의도는 너무나 순수하다. 잔인한 현실에 부딪히면서도 예의와 진심을 잃지 않는 태도는 의심하고 위협하는 사람을 돌려세울만큼 강력하다. 패딩턴을 사랑하고 믿는 극중 캐릭터들처럼 어느새 패딩턴을 열렬히 사랑하게 된다. 그래서 너무나 행복하다.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영화가 주는 이 벅찬 감정을 현실에 찌든 정신과 아주 작은 의심 때문에 온전히 느낄 수 없다니! 그러니 [패딩턴 2]를 보기 전에 이것 한 가지는 꼭 준비하자. 아주 짧은 시간이나마 내가 온전히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 마음가짐 말이다.

 

에디터 Jacinta: 여전히 사랑스럽다. 귀여움은 한층 업그레이드됐고, 웃음의 화력도 이전보다 커졌다. 아기자기한 소동극과 맞물린 따뜻한 풍경은 ‘패딩턴’이 전하는 행복 바이러스 메시지를 분명하게 한다. 그럼에도 무언가 아쉬운 마음이 든다. 확실히 전편보다 더 많고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는 시종일관 웃음 짓게 하지만, 갈등구조가 약한 스토리텔링은 살짝 아쉽다. 휴 그랜트는 생각만큼 비열하지 않고, 인물들의 대립은 쉽게 해소된다. 그래도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패딩턴의 원맨쇼를 보는 시간은 아깝지 않다.

 

에디터 Alex: 마말레이드 성애자 패딩턴의 슬기로운 깜빵 생활! 시종일관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이 영화는 미니어처와 팝업북 등을 사용해 동화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장면을 탄생시켰다. 파스텔 색감의 배경과 소품을 사용해 보는 즐거움을 최대로 끌어올린 이 영화는 악당의 ‘원맨 쇼’까지 일품이다. 감옥과 윈저 가드슨의 변화를 비교하며 친절함이 이끌어내는 변화를 보여주는 [패딩턴2]는 성인 관객이 잊고 지내던 선의에 대한 믿음을 되돌려준다. 유쾌하고 감동적인 이 영화는 패딩턴이 ‘할아버지 곰’이 될 때까지도 계속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