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모 드라마의 주인공이 작품에서 하차하는 일이 발생했다. 하차에 대한 자세한 경황은 나오지 않았지만, 드라마 상의 캐릭터와 분량이 원인이었다는 추측이 오가고 있다. 이런 일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벌어지며 드라마보다는 영화판에서 더 빈번한 편이다. 영화의 전개와 어울리지 않아서, 분량 조절을 위해, 혹은 촬영 기간 때문에 작품에서 통편집된 스타들을 모아봤다.

 

 

1. 제시카 차스테인 [더 데스 앤 라이프 오브 존 F. 도노반]

출처 : Les Films Séville

 

재작년 [단지, 세상의 끝]으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자비에 돌란 감독의 차기작이다. 영화는 할리우드 스타와 어린아이가 주고받은 편지들이 매스컴에 발각되고 나서의 이야기를 다룬다. 현재 영화의 모든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에 들어간 상황이다. 그런데 얼마 전, 영화에 주요 배역으로 캐스팅된 제시카 차스테인의 캐릭터가 작품에서 통편집 됐다는 기사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자비에 돌란은 본인의 SNS 페이지에 차스테인의 스틸컷을 게재하며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다. 이 편집 결정은 차스테인의 연기와는 무관하며 오로지 영화의 편집적인 부분과 서사와 관련된 것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차스테인 역시 SNS를 통해 ‘이 편집 결정은 나와 미리 상의한 뒤 내려진 것으로 서로 간에 우호적으로 대화를 마쳤다.’라고 밝혔다.

 

 

2. 폴 러드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

출처 : Focus Features

 

현재 [앤트맨] 시리즈로 마블에서 크게 활약 중인 폴 러드는 여자들의 우정을 톡톡 튀고 개성 있는 캐릭터들로 코믹하게 그리며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에서 통편집됐다. 러드는 크리스틴 위그의 캐릭터 ‘애니’가 데이트 전선에 다시 뛰어들면서 만난 남자로 캐스팅됐다. 하지만 모든 편집이 끝나고 관객들의 반응을 미리 알아보는 테스트 스크리닝에서 상당히 부정적인 반응을 얻고 모든 분량이 삭제됐다. 위그는 한 인터뷰에서 ‘러드와 함께 촬영하며 정말 즐거웠는데 그의 캐릭터를 없애야만 해서 정말 괴로웠다. 개인적으로, 작업을 하면서 어떠한 이유로 장면을 잘라내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삭제된 러드의 영상은 인터넷에서 볼 수 있다.

 

 

3. 우마 서먼 [파괴자들]

출처 : Columbia Pictures

 

[파괴자들]은 [플래툰], [JFK] 등 정치 사회적 소재를 상업영화로 잘 녹여내는 명장 올리버 스톤의 범죄 영화다. 우마 서먼은 이 영화에 캐스팅되며 [펄프 픽션] 이후 존 트라볼타와 다시 만나 촬영까지 마쳤지만 영화의 러닝타임이 너무 길다는 이유로 통편집됐다. 두 사람의 재회를 기대했던 관객들은 이 조합을 극장에서 볼 기회를 잃고 말았다. 서먼은 극 중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맡은 ‘O’의 어머니이자 여덟 명의 남편을 가진 캐릭터로 나올 예정이었다. 라이블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 중 ‘(서먼의 캐릭터는) 정말 흥미로운 인물이었으나 관객들이 이를 보지 못해 정말 아쉬울 뿐이다. 이 캐릭터가 있었다면 ‘O’가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 훨씬 더 잘 보여줬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4. 토비 맥과이어 [라이프 오브 파이]

출처 : 워너브라더스

 

[스파이더맨] 시리즈 이후 스타가 된 토비 맥과이어는 본인의 유명세 때문에 영화에서 잘린 경험이 있다. 이안 감독과 토비 맥과이어는 1997년 [아이스 스톰], 1999년 [라이드 위드 데블] 이후 2012년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출 예정이었다. 기존에 이안 감독은 맥과이어를 어른이 된 파이를 인터뷰하는 작가 역으로 캐스팅했다. 하지만 나중에 그가 나머지 배우들에 비해 너무 튄다는 이유로 촬영분을 모두 삭제하고 맥과이어 대신 [더 빅 쇼트]의 레이프 스폴을 기용해 재촬영했다. 맥과이어는 나중에 이안 감독의 결정을 이해한다는 내용의 전문을 발표했다.

 

 

5. 하비 카이텔 & 제니퍼 제이슨 리 [아이즈 와이드 셧]

출처 : Miramax Films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아이즈 와이드 셧]은 400일 연속 촬영으로 ‘가장 오랜 촬영 기간’으로 기네스 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샤이닝]에서도 입증됐듯, 큐브릭은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촬영을 반복해서 찍기로 악명 높은 감독이다. 위 두 배우 역시 그의 희생양이었다. 하비 카이텔의 경우 ‘빅터 지글러’ 역으로 캐스팅되어 촬영에 임했다. 하지만 오랜 촬영으로 다른 영화의 스케줄과 겹쳐 결국 찍은 분량을 전량 폐기하고 작품에서 하차했다. 이 역할은 나중에 시드니 폴락에게 돌아갔다. ‘마리옹 네이선슨’ 역으로 캐스팅된 리의 경우 캐릭터의 분량을 모두 찍을 수 있었다. 하지만 큐브릭은 나중에 그녀의 모든 분량을 재촬영하길 원했고, 당시 [엑시스턴즈] 촬영장에 있었던 리는 결국 마리옹 역을 포기해야만 했다. 이 역할은 스웨덴 배우 마리 리차드슨이 가져갔다.

 

 

6. 레이첼 와이즈 外 [투 더 원더]

출처 : Music Box Films

 

[천국의 나날들], [트리 오브 라이프], [씬 레드 라인]의 감독 테렌스 말릭은 케이블 예능 악마의 편집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배우들 분량을 멋대로 줄이고 없애는 것으로 악명 높다. 엄청나게 긴 제작기간 동안 찍은 촬영분을 퍼즐 조각 맞추듯 편집하는데, 이 때문에 아무리 유명한 배우가 촬영했다 할지라도 그의 손에서 떨어져 나간 사람이 수두룩하다. [투 더 원더]에서 벤 에플렉의 친구 ‘디나’ 역을 맡은 레이첼 와이즈는 세 달 동안 촬영한 분량이 통째로 편집됐다. 와이즈는 한 인터뷰에서 ‘테렌스 말릭 감독의 속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 내게 그와 작업한 경험은 남아 있지만 내 촬영분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와이즈뿐만 아니라 배리 페퍼, 아만다 피트, 마이클 쉰의 분량 역시 말릭 감독의 손에 통편집됐다. 이런 악행이 계속됨에도 불구하고 말릭의 능력을 선망해 그와 일하고 싶어 하는 배우들이 수두룩하다.

 

 

7. 쉐일린 우들리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출처 : Fox Searchlight Pictures

 

[다이버전트] 시리즈의 성공 이후 [안녕, 헤이즐] 최근에는 [빅 리틀 라이즈]로 주목받은 쉐일린 우들리도 통편집을 당한 경험이 있다. 우들리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에서 피터 파커의 오랜 사랑 메리 제인 왓슨 역으로 캐스팅됐다. 감독인 마크 웹은 편집실에서 그녀의 분량을 없애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편집의 이유로는 피터와 그웬의 관계가 발전한 상황에서 그웬의 새로운 경쟁자로 메리 제인을 투입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고 밝혔다. 제작자인 맷 톨마크 역시 ‘(쉐일린 우들리의) 메리 제인은 방해 요소처럼 느껴졌다. 피터는 항상 그웬을 생각하고 있을 텐데 갑자기 옆집 소녀가 갑자기 튀어나온다? 아직 그런 이야기를 다루기에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라고 통편집의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