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acinta

 

 

이미지: (주)스마일이엔티

 

 

영화만 좋다면, 단독 개봉 타이틀은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 걸까. 최근 들어 특정 극장에서만 상영하는 ‘단독 개봉’ 영화가 좋은 성적을 거두는 사례가 늘고 있다. 2월 박스오피스의 조용한 승자로 부상한 [월요일이 사라졌다]와 시리즈의 마지막 [50가지 그림자: 해방]이 그 주인공이다.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블랙 팬서]의 독주에도 전반적으로 활기를 잃은 극장가에 깜짝 복병으로 떠오르며 69만 관객을 넘어섰으며, [50가지 그림자: 해방]은 전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스크린수에도 18만 관객을 넘어서며 이전 시리즈의 흥행 성적을 넘어설 전망이다. (기준일 3/3) 특히 [월요일이 사라졌다]의 경우 단독 개봉에도 170만 관객을 동원하며 깜짝 흥행에 성공한 [킬러의 보디가드]와 관객들의 눈물을 훔치며 46만 관객을 모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등에 이은 깜짝 성공으로 관심을 모은다. 물론 대형 프랜차이즈 극장의 단독 상영이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의 발걸음을 주저하게 하는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미지: 오드

 

최근 들어 단독 개봉 사례가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소위 말하는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가성비’의 원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매주 10편 내외의 영화가 개봉하고, 그중 상업성 짙은 영화가 다수의 상영관을 확보하고 하면, 나머지 신작들이 이미 상영 중인 영화와 상영관을 나눠가져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다양성 영화로도 불리는 중소규모의 영화는 마케팅 비용만큼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고민이 되지 않을까. 관객의 발길이 몰리는 영화에 집중하는 시장구조에서 수익을 얻으려면 다른 영화와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단독 개봉’은 자본의 논리가 앞서는 구조가 낳은 차선책이자 대안인 셈이다.

단독 개봉의 가장 큰 효과는 비용 절감이다. 무리하게 상영관을 확보할 필요가 없어 필름 프린트 비용을 아낄 수 있고, 극장 측과의 긴밀한 협의로 보다 집중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영화사는 상영시간표를 보장받을 수 없는 상영관 확보에 매달릴 시간에 특정 극장을 선택해 안정적인 상영 기회를 확보하고 극장 측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예고편 상영이나 포스터, 굿즈 등 홍보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데, 이는 독점 상영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극장 측의 이익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극장 측은 다른 영화관에서 볼 수 없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해 관객의 만족도를 높이며, 그에 따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그들이 갖고 있는 채널과 상영관에서 보다 적극적인 홍보 전략을 구사한다.

 

 

이미지: (주)팝엔터테인먼트

 

선택과 집중을 위한 단독 개봉은 최근의 트렌드가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단독 개봉으로 성공한 사례가 늘면서, 과거 특정 소비자층을 겨냥한 영화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와 소재의 영화가 단독 개봉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과연 바람직할까. 어디에나 명암이 있듯 단독 개봉도 맹점을 안고 있다.

영화사들이 멀티플렉스와 손잡는 바람에 예술영화관들이 영화 상영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거나 다른 작은 영화들이 상영 기회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는 단독 개봉 타이틀이 무색하게 상영 기회를 온전히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단독 개봉도 상영관이 많은 대도시에서나 그 혜택을 누리기에 유리하다. 이처럼 기회의 박탈이란 문제에도 단독 개봉은 쉽사리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독과점 논란이 끊이지 않는 현상황에서 단독 개봉이 주는 이점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미지: 오드, 소니 픽쳐스, (주)팝엔터테인먼트

 

단독 개봉은 더 이상 간헐적으로 찾아오지 않는다. 특히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CGV는 ‘Only’라는 타이틀로 브랜드 입지를 공고히 하며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매달 여러 편의 영화를 단독으로 개봉하고 있는데, 그야말로 대박 난 [킬러의 보디가드] 외에도 [메카닉: 리크루트], [존 윅 – 리로드], [내사랑], [나의 소녀시대]의 흐뭇한 사례가 있는 반면, 단관&단독 개봉으로 아쉬운 소리가 넘쳤던 [스노우맨] 같은 사례도 있다. CGV의 행보는 올해도 거침없다. 크리스 헴스워스의 [12 솔져스], 누미 라파스의 [월요일이 사라졌다]를 개봉해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3월 단독 개봉 라인업도 만만치 않다. 티저 예고편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한국영화 [치즈인더트랩]과 시네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플로리다 프로젝트]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관객과 만날 준비 중이다.

 

메가박스는 [제인 도], [주키퍼스 와이프] 같은 영화를 단독으로 선보면서도 다른 극장과 차별화된 지점을 갖고 있다. 바로 [킹 오브 프리즘], [하이큐]와 같은, 흔히 ‘덕후’라고 불리는 특화된 관객층을 겨냥한 작품을 선택해 단독 개봉의 차별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7년 만에 정식 개봉한 [플립]으로 35만 관객을 동원한 롯데시네마도 꾸준히 단독 개봉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맨헌트],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 [50가지 그림자: 해방]에 이어 정통 멜로 [나라타주]를 선보이는데, 3월 8일 정식 개봉에 앞서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이 내한해 관객들과 대화를 가질 예정이다.

 

지난해 [옥자]와 [군함도] 논란은 해마다 반복되는 스크린 독과점을 이슈화시키며 영화계 안팎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점령한 현재의 구조에서 단독 개봉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관객의 입장에서, 개봉만을 기다렸던 영화가 ‘단독 개봉’이라는 명분으로 반쪽짜리 개봉을 선택하면 허탈한 마음이 들지 않을까. 단독 개봉이 늘어나면서 앞으로 보고 싶었던 영화가 어느 극장에서 하는지 먼저 확인부터 해야 할지도 모른다. 또한 단번에 흥행을 기대하기 힘든 영화가 택했던 ‘단독 개봉’도 보폭이 확장되면서 본래의 취지를 잃고 또 다른 독과점 현상을 낳고 있다. 스크린 독식과 교차 상영이 동시에 빈번한 현상황에서 ‘단독 개봉’은 본래의 취지와 달리 씁쓸한 마음을 더 불러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