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acinta

 

 

봄이 찾아오는 길은 변덕스럽다. 갑작스러운 눈으로 발걸음을 더디게 하고, 몽글몽글 따뜻함이 맴돌았던 바람은 서늘하게 돌변하기도 한다. 그래도 봄이 성큼 다가오는 3월이다. 이제 곧 있으면 전국 곳곳은 봄꽃으로 흩날리며 마음을 싱숭생숭 흔들게 뻔하다. 극장가에도 봄바람이 몰려오고 있다. 3월 극장가는 저마다 다른 색깔의 멜로로 관객들의 마음을 뒤흔들 채비를 하고 있다.

 

 

 

 

팬텀 스레드 (3월 8일 개봉)

 

이미지: UPI 코리아

 

이 사랑 정밀 기이하다. 오래전 [펀치 드렁크 러브]에서 유별난 사랑을 보여줬던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이번에도 특별한 멜로를 선보인다. [팬텀 스레드]를 끝으로 은퇴 선언을 한 연기神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국내 관객에게는 조금 생소하기도 한 빅키 크리엡스가 기묘한 사랑의 주인공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우아함으로 휘감은 영화는 완벽주의자 디자이너 레이놀즈와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웨이트리스 알마의 만남을 그린다. 인간의 순수하면서도 원초적인 감정을 지독하게 파고들며 관계의 전복을 시도하는데, 두 사람이 만들어낸 사랑의 행로는 어떤 로맨스에서도 느낄 수 없는 독특함으로 안착한다.

 

 

 

나라타주 (3월 8일 개봉)

 

이미지: (주)팝엔터테인먼트

 

운명적인 사랑은 멜로 영화의 단골손님이다. [나라타주]는 오래전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훔친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작품이다. 시마모토 리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일생에 단 한 번이라도 좋을 가슴 절절한 멜로를 담아냈다. 마츠모토 준, 아리무라 카스미, 사카구치 켄타로가 복잡 미묘한 감정에 빠진 세 남녀로 분해 흩어진 기억과 감정을 천천히 끌어올린다. 차곡차곡 쌓여 평생 잊지 못할 감정이 되었음에도 질척거리는 행보는 어쩐지 답답하기도 하지만,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는 게 바로 사랑이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3월 14일 개봉)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자극적인 이야기가 넘치느라 멜로 가뭄에 시달렸던 한국영화에 마침내 촉촉한 단비가 내렸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멜로 장인 손예진과 소지섭의 만남으로 제작 단계부터 관심을 모은 영화다. 동명 소설과 일본 영화로도 잘 알려진 원작을 바탕으로, 아련한 감정을 소환시키며 풋풋한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신파보다 애틋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따라가며 봄볕처럼 포근한 감정으로 젖어들게 한다. 특히 두 배우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우진과 수아의 이야기에 더욱 빠져들게 하며 로맨스 영화 이상의 감흥을 남긴다.

 

 

 

치즈인더트랩 (3월 14일 개봉)

 

이미지: 리틀빅픽처스

 

달콤한 화이트데이에 개봉하는 [치즈인더트랩]은 스틸만 봐도 싱그러운 봄 향기가 전해진다. 개봉 전부터 극강 눈호강을 책임지는 비주얼의 싱크로율로 화제를 모으며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온 영화다. 드라마에 이어 영화에서도 유정 선배를 연기한 박해진을 필두로 오연서, 박기웅, 유인영이 가세해 상큼 발랄한 캠퍼스 로맨스를 선보인다. 멜로에 치중했던 드라마와 달리 원작의 미스터리를 녹여내어 로맨스 스릴러라는 장르를 내세운다. 원작의 방대한 이야기를 두 시간의 영화로 압축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곳곳에서 스토리의 허점이 보이기도 하지만, ‘유정 선배’는 두근두근 설레기만 한다.

 

 

 

120BPM (3월 15일 개봉)

 

이미지: (주)엣나인필름

 

에이즈에 대한 개념이 분명하지 않았던 시절, ‘액트업파리’ 활동가들은 무책임한 정부와 제약 회사에 투쟁하느라 전쟁 같은 삶을 치르고 있다. 그곳의 급진적인 활동가 션과 신입 회원 나탄은 함께 토론하고 거리로 나서면서 뜨거운 감정에 휩싸인다. 그들에게 남겨진 불명확한 시간은 서로를 향한 감정을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며, 션과 나탄의 사랑과 투쟁은 거침없이 치열하게 흘러간다. [120BPM]은 액트업 활동가들의 열띤 토론과 투쟁 속에 죽어가는 남자와 그를 지켜보는 남자의 사랑을 때때로 몽환적인 리듬감이 느껴지는 하우스 음악과 감각적인 영상에 담아내 마음을 더욱 요동치게 한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3월 22일 개봉)

 

이미지: 소니 픽쳐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네 이름으로 날 불러줘’라는 역대급 고백을 탄생시키며, 전 세계 관객들의 심장을 훔치고 있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섬세하고 서정적인 연출과 티모시 샬라메, 아미 해머의 환상적인 케미스트리가 돋보이는 영화로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뜨거운 찬사를 받고 있다. 1983년 이탈리아 어딘가의 뜨거운 여름, 엘리오는 잊을 수 없는 첫사랑을 경험한다. 두 남자가 서로에게 끌리는 미묘한 밀당의 감정을 두근거리는 설렘과 곳곳에서 오감을 황홀하게 하는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이 어우러져 잊지 못할 매혹의 순간을 경험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