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acinta

 

 

전 세계 최초 개봉’이란 타이틀로 한국에서 먼저 선보이는 블록버스터는 이제 극장가의 흔한 풍경이 됐다. 최근 들어서는 북미보다 하루 이틀 먼저가 아닌 과감하게 한 주 먼저 개봉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수인 블록버스터를 제외하고는 장르적 성격이 짙은 영화와 다양성 영화는 북미 개봉과 꽤 많은 시차를 두고 개봉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유명 제작진이나 출연진이 모였다 해도 한참을 기다려야 볼 수 있는 해외 화제작들은 개봉 후 반응이 궁금하기 마련이다. 국내 개봉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혹은 예정) 북미 개봉작을 모아봤다.

 

 

 

 

피터 래빗(Peter Rabbit)

 

이미지: 소니 픽쳐스

 

IMDB: 6.4

로튼토마토: 비평가 58% / 관객 6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2

 

영국의 대표적인 아동문학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의 [피터 래빗]이 아이들이 아닌 성인층을 겨냥한 애니메이션으로 나왔다. 엠마 스톤의 [이지 A], [프렌즈 위드 베네핏]을 연출한 윌 글럭이 감독을 맡고, 마고 로비와 제임스 코든, 엘리자베스 데비키, 데이지 리들리가 목소리 연기를, [어바웃 타임]의 돔놀 글리슨이 피터 래빗의 숙적 맥그리거를 맡아 호화로운 출연진을 자랑한다.

[피터 래빗]은 온갖 혹평이 쏟아진 [스머프: 비밀의 숲]과 [이모티: 더 무비]를 선보였던 소니의 회심작으로 영화에 대한 반응은 반반이다. 그래도 망작 취급을 당했던 두 애니메이션보다 나쁘지 않은 반응을 얻으며, 쏠쏠한 흥행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개봉 후 꾸준히 박스오피스 순위권을 유지하며, 전 세계 흥행 성적 1억 달러를 돌파했다. 다만, 극중에서 피터 래빗이 맥그리거를 공격하기 위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음식물 알레르기를 장난스럽게 다루는 장면이 나와 관련 단체에서 관람 거부 운동이 벌어졌다. 소니 픽쳐스는 이 같은 보이콧에 즉각 사과문을 올렸다. 어쨌거나 미국식 감성의 유머는 관객들에게 통하고 있다.

 

 

 

 

얼리 맨(Early Man)

 

이미지: StudioCanal

 

IMDB: 6.3

로튼토마토: 비평가 81% / 관객 56%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8

 

3D 애니메이션이 대세가 되긴 했지만,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애니메이션은 개봉만으로도 반가움이 앞선다. [얼리 맨]은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명가 아드먼 스튜디오의 작품으로 [월레스와 그로밋]을 연출한 닉 파크가 감독을 맡았다. 그뿐이 아니다. 영국 출신의 잘 나가는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로 의기투합해 에디 레드메인, 톰 히들스톤, 메이지 윌리엄스가 원시인으로 나선다. 매머드가 살아있는 선사시대를 배경으로 주인공 더그와 친구 호그놉이 중심이 되어 그들의 터전을 위협하는 야심가 로드 누스와 청동기 시대에 맞서 축구 시합을 벌이는 내용을 담았다. 평론가들의 호의적인 반응에도 흥행 성적은 다소 아쉽다. 특히 영국식 코드가 잘 통하지 않는 북미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기록해 5000만 달러의 제작비에 못 미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게임 나잇(Game Night)

 

이미지: 워너 브러더스

 

IMDB: 7.4

로튼토마토: 비평가 82% / 관객 84%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6

 

[블랙 팬서]가 북미 박스오피스를 지키고 있는 통에 신작들의 도전은 2위 이상 나아갈 수 없다. 레이첼 맥아담스와 제이슨 베이트먼이 주연을 맡은 [게임 나잇]도 첫 주 2위 성적에 만족해야 했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각본을 공동 작업한 존 프란시스 데일리와 조나단 골드스타인이 연출한 작품으로 유쾌한 스릴러를 표방한다. 정기적으로 게임을 즐기던 친구들이 살인사건에 휘말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재치 있는 유머로 담아내 비평가와 관객 모두에게 호의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크게 한방을 터뜨리지는 못했지만, 박스오피스에서 꾸준히 선전하며 월드와이드 누적 8천만 달러를 상회하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시간의 주름(A Wrinkle in Time)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IMDB: 4.2

로튼토마토: 비평가 40% / 관객 35%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3

 

최근 몇 년 사이 디즈니 작품은 평타 이상의 평가를 받으며 좋은 성적을 얻고 있다. 매들린 렝글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시간의 주름]은 제작 단계부터 주목을 받은 기대작이다. 먼저 리즈 위더스푼, 오프라 윈프리, 구구 엠바사로, 크리스 파인 등 쟁쟁한 출연진이 화려하고 매혹적인 비주얼로 풀어낸 소녀의 모험담을 풍성하게 한다. 이어 [셀마]로 두각을 보인 아바 두버네이가 연출을 맡고, [겨울왕국]의 감독 제니퍼 리가 각본을 집필해 영화에 대한 신뢰를 더했다. 특히 아바 두버네이는 디즈니 최초로 제작비 1억 달러 이상이 소요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맡은 여성 감독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문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완성도다. 개봉 전부터 심상치 않은 반응이 나오더니 결국 개봉 첫 주[블랙 팬서]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하고 2위로 출발했다. 디즈니의 야심찬 SF 판타지 [시간의 주름]이 대체 어느 정도길래 차가운 반응을 얻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노크: 낯선자들의 방문 2 (The Strangers: Prey at Night)

 

이미지: Aviron Pictures

 

IMDB: 5.9

로튼토마토: 비평가 38% / 관객 52%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9

 

실화에 모티브를 얻은 [노크: 낯선자들의 방문]은 2008년 개봉 당시 비평가들의 냉랭한 반응에도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1편의 좋은 성적을 감안한다면, 후속편은 꽤나 늦게 나온 셈이다. 전편에서 낯선자들의 방문을 받은 커플의 잔혹사를 다뤘다면, 이번에는 가족이 공포의 주인공으로 대체됐다. 심해의 공포를 다룬 [47미터]의 조하네스 로버츠가 연출을 맡고, 전편의 각본을 쓴 브라이언 버티노가 다시 한번 각본에 참여했다. 2008년 제작 당시보다 훨씬 적은 500만 달러 제작비로 박스오피스 누적 1800만 달러를 돌파하며, 작은 규모지만 알찬 흥행 수익을 얻고 있다.

 

 

 

 

윈체스터(Winchester)

 

이미지: Lionsgate

 

IMDB: 5.4

로튼토마토: 비평가 13% / 관객 4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28

 

헬렌 미렌의 서늘한 표정이 기묘한 위화감을 주는 [윈체스터]는 실화에 모티브를 얻은 공포영화다. 수많은 방과 독특한 구조로 캘리포니아의 유명 관광 명소가 된 대저택 ‘윈체스터 미스터리 하우스’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간다. 연기파 배우 헬렌 미렌이 저택을 지은 실제 인물 사라 윈체스터를 맡아, 홀로 남겨진 후 총기에 희생당한 영혼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광기와 공포에 사로잡힌 인물을 연기한다. 난해하다 못해 해괴한 구조로 가이드조차 지도를 필참 하는 유명 흉가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공포 마니아의 호기심을 모았으나 전형적인 클리셰의 남발로 좋지 못한 평가를 얻고 있다. 그럼에도 헬렌 미렌, 한국으로 치면 곤지암급의 실제 흉가의 조합은 알찬 수익을 거두고 있다.

 

 

 

 

데스 위시(Death Wish)

 

이미지: Annapurna Pictures

 

IMDB: 이용자 평점 6.6

로튼토마토: 비평가 17% / 관객 82%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32

 

고어 영화로 유명세를 얻은 일라이 로스와 액션 영화 전문 배우 브루스 윌리스가 손을 잡은 영화다. 1974년 찰슨 브론슨 주연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가족을 읽고 복수심에 눈이 멀어 자신만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 악을 처단하기로 결심한 남자의 핏빛 복수극이다. 호러 영화로 기반을 다진만큼 잔혹한 폭력 묘사는 이 영화가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개봉 시기다. 총기 사고가 갈수록 빈번해지는 데다 영화가 개봉하기 전 발생한 플로리다 총기난사사건은 미국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 바로 지금처럼 총기에 민감한 시기에 총알이 쉼 없이 빗발치는 이 영화가 개봉했다. 허술한 완성도를 혹평하는 비평가의 반응과 다르게 영화를 본 관객들은 후한 점수를 줬으나, 흥행 성적이 미적지근한 걸 보면 개봉 시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 15:17 투 파리(The 15:17 to Paris)

 

이미지: 워너 브러더스

 

IMDB: 이용자 평점 5.1

로튼토마토: 비평가 25% / 관객 44%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5

 

배우라는 수식보다 할리우드의 명감독이란 칭호가 더 잘 어울리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작품이다. 2015년 파리 열차 테러를 막은 실제 주인공들이 직접 출연하는 실화 바탕 영화라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당시의 정황을 담은 회고록을 바탕으로 유럽을 여행하던 미국인 청년 세 명이 대형참사로 번질 수 있었던 열차 내 테러 사건을 막은 이야기를 다룬다. 문제는 영화가 꽤나 심심하다는 점이다. 몇 분 상간에 벌어진 일을 1시간 30분짜리 영화로 만들다 보니 세 주인공의 이야기로 제법 많이 소비한다. 참사를 막아낸 실제 주인공들의 연기는 무난하지만, 주인공들의 사연으로 채워놓은 스토리는 호의적인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