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acinta

 

 

봄은 미세먼지와 함께 찾아왔다. 연일 계속되는 뿌연 하늘은 봄기운을 제대로 만끽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그래도 봄은 봄이다. 한결 가벼워진 옷차림에 들뜬 기분이 들고, 주말이면 어디론가 뛰쳐나가고 싶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극장가 비수기를 뚫고 흥행에 안착할 수 있던 것도 설렘으로 들뜨는 봄기운 탓이 아닐까. 미세먼지 가득한 하늘에 외출이 꺼려진다면, 달콤 쌉싸름하거나 감동적인 로맨스로 감성을 채워줄 멜로 영화를 만나보자.

 

 

 

 

레이디 버드: 시얼샤 로넌 & 루카스 헤지스, 시얼샤 로넌 & 티모시 샬라메 (4월 4일 개봉)

 

이미지: UPI 코리아

 

그레타 거윅의 첫 연출작 [레이디 버드]는 새크라멘토를 벗어나 뉴욕으로 대학 진학을 꿈꾸는 크리스틴의 성장통을 그린 드라마다. 스스로에게 ‘레이디 버드’라는 이름을 지어준 크리스틴의 고등학교 시절은 먼 거리에 있는 우리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현실적인 이야기로 지난날의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고등학교 마지막 해, 엄마와 하루도 빠지지 않고 투닥거리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온몸으로 체감하는 모습은 나 혹은 내 주변 누군가의 이야기 같다.

크리스틴은 그 시기 또래가 그러하듯 상반되는 매력의 두 남학생과 달콤한 연애에 빠지며 더욱 격한 공감을 끌어낸다. 연극부에서 만난 대니는 순수하고 풋풋한 매력과 여자친구를 배려하는 다정한 모습으로 마음을 사로잡는다. 크리스틴은 대니를 만나는 동안 동화 같은 달콤한 로맨스에 푹 빠진다. 반면 음악 밴드에서 활동하는 카일은 지적인 매력을 풍기며 기성세대를 불신하는 10대 특유의 허세로 크리스틴의 마음을 훔친다. 크리스틴은 종잡을 수 없는 카일을 불안해하면서도 나쁜 남자의 매력에서 쉽게 헤어 나올 수 없다.

 

 

 

 

바람의 색: 후루카와 유우키 & 후지이 타케미 (4월 5일 개봉)

 

이미지: (주)스톰픽쳐스코리아

 

로맨스 장인 곽재용 감독이 마술과 도플갱어를 소재로 한 판타지 로맨스로 돌아왔다. [바람의 색]은 홋카이도를 배경으로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두 남녀가 아픔을 공유하며 운명적으로 끌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드라마 [장난스런 키스], [나만이 없는 거리]의 후루카와 유우키(류/료), 신예 후지이 타케미(아야/유리)가 1인 2역을 소화해 마술 같은 로맨스를 펼쳐 보인다.

아야의 연인 류는 탈출 마술 생중계 도중 사고로 행방불명된다. 료의 연인 유리는 홋카이도에 자신과 닮은 사람이 있다는 말을 하고 갑자기 사라진다. 아야와 료, 두 사람은 각자 연인을 잃고 상심에 빠진 채 무의미한 나날을 보낸다. 두 사람은 운명처럼 홋카이도에서 만나 옛 연인을 닮은 서로에게 빠져든다. 홋카이도의 명소 삿포로, 아바시리와 잘 알려지지 않은 샤리군, 기타미를 오가며 신비롭고 아름다운 로맨스 감성을 일깨운다.

 

 

 

 

내 이야기!!: 스즈키 료헤이 & 나가노 메이 (4월 12일 개봉)

 

이미지: (주)영화사 오원

 

[내 이야기!!]는 상큼한 봄날에 잘 어울리는 유쾌한 청춘 로맨스다. 한눈에 반한 상대가 날 좋아해 줄지 고민하면서도 짝사랑을 멈출 수 없는 남학생의 가슴 설레는 첫사랑을 그린다.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스즈키 료헤이, 나가노 메이, 사카구치 켄타로가 출연해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또한 학원물에 강한 [치어 댄스]의 가와이 하야토 감독이 연출을 맡아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짙은 눈썹과 선 굵은 외모의 타케오는 귀엽고 순수한 매력의 린코에게 첫눈에 반하지만 쉽게 고백할 수 없다.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낮은 자존감은 차마 ‘좋아한다’는 고백을 꺼내지 못하게 붙든다. 그저 절친 스나카와와 함께 린코의 주위를 맴돌 뿐이다. 타케오는 과연 첫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달링: 앤드류 가필드 & 클레어 포이 (4월 12일 개봉)

 

이미지: (주)팝엔터테인먼트

 

[달링]은 배우 앤디 서키스가 처음으로 연출직에 도전한 영화다. 앤드류 가필드와 클레어 포이가 전 세계를 감동시킨 실제 로맨스의 주인공 로빈과 다이애나를 연기한다. 후천성 전신마비 환자 로빈 캐번디시는 20대 후반 느닷없이 찾아온 전신마비에도 다이애나의 헌신적인 사랑에 힘입어 중증장애인을 위한 활동가로 명성을 높였다. 영화는 두 사람의 젊은 시절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사랑의 여정을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펼쳐 보인다.

훈훈한 외모와 건강한 매력을 지닌 로빈은 영국과 아프리카를 오가는 차 수입상이다. 로빈은 크리켓 경기를 하던 날 다이애나를 만나고, 두 사람은 예정된 수순처럼 서로에게 빠져든다. 하지만 달콤한 로맨스는 오래가지 못한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병은 로빈을 실의와 절망에 빠뜨리고, 다이애나는 역경에 굴하지 않고 남편을 침대 밖 세상으로 끌어낸다. 두 사람의 위대한 여정에 한없이 빠져들며 뜨거운 감동에 젖어드는 영화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 손님: 이진욱 & 고현정(4월 12일 개봉)

 

이미지: 그린나래미디어㈜

 

독특한 제목으로 시선을 붙드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 손님]은 어른들의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씨네21 신인감독 발굴 프로젝트’ 당선작 [로맨스 조]로 첫 장편 영화를 연출하며 주목을 받은 이광국 감독의 세 번째 연출작이다. 이진욱과 고현정이 다시 재회한 연인을 맡아 스크린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선보여 호평을 받고, 여러 해외 영화제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작가 지망생 경유는 동물원에서 호랑이가 탈출하던 어느 겨울, 여자친구의 집을 나온다. 그 후 대리기사를 하며 지내던 중 옛 여자친구 유정을 손님으로 만난다. 당장 지낼 곳이 필요한 경유와 좀처럼 글이 써지지 않는 유정은 우연한 재회를 빌미로 다시 예전의 감정을 소환해보고자 한다. 과연 다시 만난 두 사람의 로맨스는 어떻게 흘러갈까.

 

 

 

 

콜럼버스: 존조 & 헤일리 루 리차드슨 (4월 19일 개봉)

 

이미지: (주)영화사 오원

 

건축과 영화가 만났다. [콜럼버스]는 유명 건축가들의 현대적인 건물들이 즐비한 인디애나주의 콜럼버스를 배경으로 각자의 삶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두 남녀의 감정 교류를 다룬다. 작은 도시의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서 자라온 환경과 문화가 다른 두 사람이 서로의 가치관과 꿈을 진지하게 주고받는 동안 건축 도시 콜럼버스의 풍경이 섬세하게 펼쳐진다. 한국 태생의 비디오 에세이스트 코고나다 감독이 연출한 첫 장편 영화로 [스타트렉]의 존 조와 [지랄발광 17세]의 헤일리 루 리차드슨이 미묘한 우정을 주고받는 진과 케이시를 연기한다.

한국인 번역가 진은 강연을 위해 온 콜럼버스에서 갑자기 쓰러진 아버지를 돌보게 된다. 케이시는 현실적인 이유로 건축에 대한 애정을 펼치지 못한 채 단조로운 일상을 견디고 있다. 두 사람은 우연히 만나 건축물을 구경하고 대화를 나누며 가까워진다.

 

 

 

 

한낮의 유성: 나가노 메이 & 미우라 쇼헤이, 나가노 메이 & 시라하마 아란 (4월 19일 개봉)

 

이미지: ㈜스마일이엔티

 

[한낮의 유성]은 인기 순정만화를 원작으로 알쏭달쏭한 삼각관계를 그린 청춘 로맨스다. [내 이야기!!]에서 순정남의 애정을 듬뿍 받았던 나가노 메이가 이번에는 입장을 바꿔 콩닥콩닥 가슴 뛰는 두 남자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 스즈메를 연기한다. 스즈메를 헷갈리게 하는 자상하고 잘생긴 담임교사 시시오 역은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의 미우라 쇼헤이가, 편안함으로 위로를 건네는 동급생 마무라 역에는 그룹 에그자일(EXILE)의 멤버 시라하마 아란이 맡았다.

연애경험 전무한 스즈메는 부모님이 해외로 전출되는 바람에 도쿄에 있는 친척집에 머무르게 된다. 홀로 도쿄에 올라온 스즈메는 길을 잃고 헤매던 중 한 남자의 친절한 도움을 받는다. 그리고 곧, 그 남자가 새로 전학 온 학교의 담인 선생님이란 걸 알게 된다. 스즈메는 어렵게 용기를 내 시시오에게 고백하지만 단칼에 거절당하고, 친구로만 여겼던 마무라가 실의에 빠진 스즈메를 위로하며 고백을 한다. 고백을 거절한 남자와 느닷없이 고백을 한 남자, 스즈메의 마음은 어디로 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