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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듯이 복잡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크레디트를 분석해보자!”

written by 카일 뷰캐넌

translated by 띵양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필자는 배우들이 크레디트 순서를 상의할 때 펼치는 정교한 협상의 예술에 광적으로 집착해온 편이다. 여기에는 계약 문제와 배우들의 엄청난 자존심이 얽혀 있고, 간혹 협상 결과가 다른 산업에서 벌어지는 폭로전처럼 이어질 때도 있었다. [런어웨이 브라이드] 포스터에 줄리아 로버츠의 이름이 리처드 기어보다 앞에 있던 이유가 단순히 [귀여운 여인] 당시 그의 이름이 앞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아니면, 진 해크먼이 [야망의 함정] 크레디트에서 자신의 이름을 뺀 이유가 톰 크루즈의 이름이 영화 타이틀보다 위에 위치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은? 젠장, 만일 내가 길을 가다 칼에 찔려 15초밖에 살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면, 아마도 나는 그 시간 동안 내 안의 착한 사마리아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보낼 것이다. “오스카 후보에 올랐던 안젤라 바셋과 가보리 시디베가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즌 3에서 주연들보다 많이 등장했는데도 ‘게스트 출연’으로 크레디트에 올랐다는 것이 믿겨?”.

 

그래서 사람들의 이목이 온통 “과연 누가 타노스의 손에 죽을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을 때, 필자는 오히려 크레디트 순서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가 더 궁금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가장 최근 합류한 어벤져스 멤버 두 명까지 포함되면서 전대미문의 스케일을 가진 히어로 영화다. 그 탓에 크레디트에 열여섯 번째로 이름이 적히는 것이 어색할 정도로 다른 프랜차이즈에서 성공을 이룬 스타들을 모두 만족시킬 리스트를 짜는 것에 많은 정성을 들여야 했을 것이다. 마블 스튜디오는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했을까?

 

마블이 내놓은 답은 맛깔나게 복잡하다. [인피니티 워] 포스터의 크레디트 목차를 자세히 살펴보면서, 27명의 배우를 추리는 복잡한 과정과 몇몇 히어로를 목록에서 제외한 연유를 살펴보자.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크레디트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크리스 에반스, 스칼렛 요한슨은 어벤져스의 주축 멤버다. 믿음직한 슈퍼히어로들 사이에서도 제법 흥미로운 순서 배정이 이루어졌다. 예를 들면, MCU 슈퍼 스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이 프랜차이즈 사상 최초로 타이틀 아래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역대 최대 규모 슈퍼 히어로 영화에 대한 그의 배려일까? 크리스 헴스워스 변호사들의 노고도 인정해야 한다. 크리스 에반스는 [어벤져스]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뒤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후 작품에서는 헴스워스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 에반스는 유일하게 MCU 단독 영화가 없는 마크 러팔로 다음인 네 번째에 이름이 올랐다. 그러나 단 한 가지 사실만큼은 바뀌지 않았다. 스칼렛 요한슨은 모든 [어벤져스] 영화에서 다섯 번째에 이름을 올렸으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슈퍼 히어로계의 유리천장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여섯 명의 배우가 이름을 올린 다음 섹션은 더 흥미로워진다. 베네딕트 컴버배치, 돈 치들, 톰 홀랜드, 채드윅 보스만, 폴 베타니, 엘리자베스 올슨이 여기에 해당한다. 컴버배치가 이 그룹에서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이 놀라운데, 아마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 홈커밍]이나 채드윅 보스만의 [블랙 팬서]보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먼저 개봉했기 때문인 듯하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등장했던 다른 배우들은 톰 홀랜드를 제외하고 이전과 같은 순서로 배치되었다. 톰 홀랜드는 이번 영화에서 채드윅 보스만을 넘어 [아이언맨 2]부터 마블의 충실한 조연으로 임한 돈 치들 옆자리를 차지했다. [블랙 팬서]가 최근 MCU 사상 최고 흥행 성적을 낸 영화가 되면서 채드윅 보스만이 베네딕트 컴버배치나 톰 홀랜드보다 뒤에 있다는 사실이 의문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마블이 단독 영화 개봉 순서대로 크레디트를 작성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긍이 되는 순서다. 다섯 번째 [어벤져스] 영화가 제작된다면, 채드윅 보스만의 공을 인정해 크레디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12번부터 17번까지는 대체로 MCU에서 중요한 조연으로 출연했던 배우들이 차지했다.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앤서니 매키와 세바스찬 스탠, [토르] 시리즈의 톰 히들스턴과 이드리스 엘바, 새로 합류한 피터 딘클리지와 [닥터 스트레인지]의 베네딕트 웡이 차례대로 이름을 올렸다. 팀 매키에게 박수를 보낸다! MCU 크레디트에서 세바스찬보다 이름을 먼저 올린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톰 히들스턴과 이드리스 엘바는 이번 영화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기 때문에 해당 위치에 이름을 올렸다 하더라도, 단 한 번도 MCU에 등장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인 피터 딘클리지가 베네딕트 웡 앞에 있다는 사실은 분명 흥미롭다.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가장 이색적인 크레디트 순서 배정은 성공적으로 두 편의 영화를 흥행시킨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팀 내에서 일어났다. 그들은 특별 출연 배우들보다 앞에 배정되었는데, 기존과 달리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최근 합류한 폼 클레멘티프(맨티스 역)가 [가.오.갤] 출연진 중 가장 먼저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렸으며, 카렌 길런(네뷸라 역), 데이브 바티스타(드랙스 역), 그리고 시리즈의 여주인공 조 샐다나(가모라 역) 순이다. (그루트와 로켓의 목소리를 연기한 빈 디젤과 브래들리 쿠퍼가 마지막에 자리하고 있다) [인피니티 워]에서 비중이 큰 조 샐다나가 이 크레디트 순서에 동의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크리스 프랫이 현재까지 [인피니티 워] 크레디트에 등장하지 않은 이유와 같을 것이다. 크레디트 맨 마지막에 이름을 올리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최근의 시크한 트렌드다.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다음으로 특별 출연자 명단을 살펴보자. 기네스 펠트로가 그들 중 가장 먼저 ‘그리고’(with)가 붙은 채 등장하는데, 이 부분이 나를 웃게 만들었다. [스파이더맨: 홈커밍] 당시, 그녀는 5초 정도 출연했음에도 젠다야보다 먼저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렸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기네스 펠트로를 카메오로 출연시키려면, 그녀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마침내 최후의 3인이 모습을 드러낸다. 기네스 펠트로 다음으로 ‘그리고(with)’를 받은 베네치오 델 토로, ‘그리고(with)’와 ‘~에(as)’를 받은 조쉬 브롤린, 마지막으로 같은 ‘그리고’지만 유일하게 ‘and’가 붙은 크리스 프랫이 그 주인공이다. 한 명씩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가.오.갤]에 출연해 조쉬 브롤린보다 먼저 MCU에 등장한 베네치오는 아마 그때처럼 계약상 특별 출연 리스트 앞부분에 위치한 것으로 보인다. (※역자 주: 타노스는 [어벤져스] 쿠키 영상에서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내지만, 이 당시 타노스는 조쉬 브롤린이 아닌 마블 스튜디오의 작가 짐 스탈린이다) 반면에 조쉬 브롤린은 크리스 프랫과 마찬가지로 크레디트 가장 마지막에 이름을 올려 관심을 끌기를 원한 것일 수 있다. 최근 필자는 출연진 중 가장 유명한 스타가 크레디트 마지막에 자리한 영화 예고편 두 편을 볼 기회가 있었다. 그중 하나는 – 눈 씻고 찾아봐도 [인피니티 워] 포스터에 보이지 않는 어벤져스 멤버 – 제레미 레너가 크레디트 가장 마지막(and)에 이름을 올린 그의 새 영화 [태그]다. 에이미 포엘러의 [와인 컨트리] 역시 티나 페이를 크레디트 맨 뒤(featuring)에 등장시키면서 트레일러 영상을 마무리했다.

 

크리스 프랫이 크레디트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를 진심으로 원했다면, 크리스 헴스워스의 자리를 넘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다른 프랜차이즈 영화 [쥬라기 월드]에서 주연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랫은 2등보다 더 멋져 보이는 마지막 자리를 택했다. 훌륭한 선택이다!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린 27명의 배우를 전부 살펴봤지만, 여전히 의문스러운 점이 남아있다. [블랙 팬서] 다나이 구리라와 레티티아 라이트는 포스터에는 등장하면서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제이미 레너는 앞서 언급했던 진 해크먼의 사례를 따르는 것일까? B.J. 노박이 [오피스] 시리즈에서 비중이 적은 조연임에도 매번 오프닝 크레디트에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지막 질문은 딱히 마블 스튜디오와는 관련이 없지만, 그래도 궁금했기에 한번 물어봤다.

 

 

This article originally appeared on Vulture: Analyzing the Crazy, Complicated Credits of Avengers: Infinity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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