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스탠 리에게 슈퍼 히어로가 필요하다.”

 

스탠 리의 회계사로 일했던 브래들리 J. 허먼이 남긴 말이다. 현재 마블 엔터테인먼트 명예 회장이자 과거 마블 코믹스 작가로 활동하면서 마블을 지금 위치로 끌어올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스탠 리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지난 2월 13일,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할리우드를 발칵 뒤집을 문서를 입수했다. 스탠 리의 변호사 톰 랄라스가 작성한 문건은 “스탠 리가 친딸 J.C. 리(68세)와 그녀의 지인들로부터 지속적인 재산 상속 요구와 정신적/신체적 학대를 당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스탠 리가 이 문서에 직접 서명을 했으며 증언 형식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9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마블 TV 시리즈나 영화에 매번 카메오로 출연하고, 코믹콘 등의 행사에 참석해 마블 팬과 소통하던 스탠 리가 어쩌면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이러한 활동을 했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할리우드는 충격에 빠졌다.

 

폭언과 폭행, 과소비를 일삼는 딸 J.C. 리

 

할리우드 리포터가 입수한 문서의 대부분은 스탠 리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조안 B. 리가 낳은 딸 J.C. 리에 대한 이야기였다. 현재 68세인 그녀는 살면서 제대로 된 직장을 다녀본 적이 없으며, 자립심이 부족하고 자산 관리 능력이 부족한 인물로 묘사되었다. 또한 스탠과 조안이 J.C.의 미래가 염려되어 그녀가 사용할 수 없는 신탁을 들었는데, 이에 J.C.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고 적혀 있었다.

 

“J.C.는 아무렇지 않게 신용카드로 매달 2만 달러에서 4만 달러씩 사용했다. 그녀는 자신이 신탁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에 불만을 가졌고, 내 명의로 된 재산을 자신에게 돌리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내가 그녀의 요청에 침묵으로 일관할 때마다 소리를 지르고 미친 사람처럼 울었다. 나는 내 딸의 요구사항을 들어줄 수 없었다. 그녀의 말대로 한다면, 내가 죽은 이후 J.C.가 집도 없이 궁핍하게 살 가능성이 무척 커지기 때문이다.” – 문서 中

 

스탠과 조안의 하나뿐인 딸 J.C.는 이전부터 악명이 높았다. 조안은 폭력적이고 정서적으로 불안하며 쇼핑 중독에 빠졌던 J.C.를 잘 다스렸지만, 스탠 리와 J.C.의 관계는 항상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고 전해진다. 만일 조안이 먼저 세상을 떠난다면, 둘의 관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돌았을 정도인데, 그 예상이 사실이 되고 말았다.

 

허먼은 J.C.의 폭력적인 성향은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도 표출되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J.C.가 말다툼 도중 조안의 팔을 잡아끌어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분개한 스탠 리의 멱살을 잡고 의자에 밀쳤던 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조안은 당시 팔에 큰 멍이 들고 다리의 모세혈관이 터질 정도로 거칠게 넘어졌고  스탠은 후두부에 타박상을 입었지만, 둘은 허먼이 경찰 신고하기를 원치 않았다고 한다. J.C.는 해당 사건을 전면 부인했다.

 

J.C.의 기행은 최근까지도 계속되었다. 작년 조안의 죽음 이후 스탠 리의 간병을 맡았던 간호사 중 하나인 린다 산체스가 결혼 후 임신하자 그녀가 스탠 리의 아이를 임신했다며 분개했다고도 한다.

 

 

J.C.에게 접근한 세 남자: 제리 올리바레즈, 케야 모건, 커크 슈넥

 

여기서 끝이 아니다. “불순한 의도”로 J.C. 리에게 접근해 이익을 취하려던 세 명의 남성-케야 모건(기념품 관리자), 제라르도 올리바레즈(전 홍보 담당자), 커크 슈넥(J.C.의 변호사)이 문서에서 언급되었다. 문서에 따르면 그들이 “자신들의 목적(스탠 리의 재산 상속, 지적 재산권 획득 등)을 달성하기 위해 친구가 많지 않은 J.C. 리의 환심을 샀다”고 한다. 그중 가장 적극적으로 J.C.에게 접근한 인물은 바로 케야 모건이었다. 그는 J.C.와 함께 스탠 리의 측근들을 쳐내기 시작했다.

 

우선 스탠 리의 증언이 담긴 문서를 작성하고 공증까지 끝마쳤던 랄라스가 갑작스럽게 변호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25년 동안 스탠 리의 어시스턴트로 일해온 마이크 캘리는 평상시 스탠 리와 미팅을 하기 위해 거의 매일 그의 집을 방문했으나 모건과 J.C.가 권력을 잡은 이후 그는 동행 없이는 스탠 리를 만날 수 없게 되었으며, 일주일 전에 둘에게 사전 허락을 받아야 했다. 또한 기존 회계사(브래들리 J. 허먼)가 해고되고 모건의 친구인 빈스 맥과이어(토비 맥과이어의 형)가 그 자리를 차지했으며, 수십 년 간 스탠 리의 집을 지켰던 가정부와 정원사도 해고되었다.

 

앞서 언급한 모건, 올리바레즈, 슈넥의 사이가 지금도 좋은 것은 아니다. J.C.의 변호사 슈넥은 “J.C.가 다른 이들에게 착취를 당하고 있다”라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고, 올리바레즈 역시 자신이 모건의 모함에 억울하게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리바레즈는 J.C.와 조안의 홍보 담당자로 일한 인물이다. 그리고 스탠과 조안의 병원 일정 등 건강 관리를 도맡기도 했다. 그는 스탠 리의 자산을 이용해 콘도를 샀다는 혐의로 쫓겨났는데, 올리바레즈는 스탠 리의 로드 매니저로 활동했던 맥스 앤더슨과 케야 모건이 이를 작당했다고 주장했다. 올리바레즈는 스탠 리가 조안의 죽음 이후 자신이 신경 써준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수표를 직접 건네주었고, 그것으로 콘도를 샀을 뿐이며 둘이 자신과 스탠 리가 가까워질까 두려워 자신을 내친 것이라 주장했다.

 

한편 모건과 함께 올리바레즈를 쫓아낸 앤더슨은 올리바레즈가 떠난 이후 모건이 자신을 배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앤더슨은 모건이 자신의 범행 기록을 들추며 자신이 스탠 리의 재산을 유용했다는 혐의를 덮어 씌웠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거론된 스탠 리의 성추행 혐의 역시 모건이 퍼뜨린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둘의 동맹이 완전히 끝났음을 밝혔다. 이에 모건은 앤더슨이 “두 번 감옥에 가는 것이 두렵지 않다”라고 밝혔을 정도로 폭력적인 사람이었다고 폭로했다.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접근했던 사람들 중, 케야 모건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는 J.C. 리와 함께 스탠 리를 서서히 압박하고 있는 중이다.

 

 

모건이 찍어 보낸 스탠 리의 반박 영상, 반대되는 팬들의 증언

 

지난 4월 7일, 케야 모건은 할리우드 리포터에 두 개의 영상을 보냈다. 그가 직접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 속에서 스탠 리는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문서의 내용은 모두 거짓이며, 나를 욕보이는 문서다. 나와 모건, 그리고 내 딸은 잘 지내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스탠 리는 자신이 황반변성을 앓고 있어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 상태로, 해당 문서가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서명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논란은 종식되지 않았다. 최근 실리콘 밸리 코믹콘에서 스탠 리를 본 팬들은 그가 몹시 피곤해 보였고, 물건처럼 끌려다니는 것처럼 보였다고 표현하면서 ‘스탠 리 학대설’에 무게가 더해지고 있다.

 

과연 이번 논란의 진실은 무엇일지 전 세계 마블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만일 스탠 리가 학대와 착취를 당한 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그 충격은 어마어마할 것이 분명하다.

 

출처: TH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