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가 다녀가며 ‘마블의 나라’ 대한민국을 뒤흔든 사이, 해외에서는 넷플릭스가 칸 영화제 출품을 전면 취소하며 오래됨과 새로움, 전통과 혁신이 다시 충돌했다. 미국의 시리아 공격까지 겹치며 할리우드 스타들의 정치적 발언도 끊이지 않았다. 그 외에도 재미있거나 주목할 만한 말이 많다. 911 습격이 [스타워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주장(?)과 캐릭터를 왔다 갔다 하며 연기하는 배우의 웃지 못할 고충이 주목받았다. 각자가 경험한 ‘인종 차별’을 털어놓으며 걱정과 분노를 쏟아낸 사람들도 있었다. 한 주간의 말들을 정리했다.

 

 

911 습격은 [스타워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 마거릿 애트우드 (‘시녀 이야기’ 작가)

 

출처: Lucasfilm

드라마 [핸드메이즈 테일]의 원작 [시녀 이야기]를 집필한 소설가 마거릿 애트우드가 최근 911 습격이 [스타워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발언을 해서 화제다. 애트우드는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시녀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오페라에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지는 장면이 있었고, 911 사건 후 그 장면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테러리스트가 그 오페라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건 아니에요. 오히려 [스타워즈]에서 영감을 얻었죠.”라고 말했다. 반란군 전투기 두 대가 데스스타를 파괴하는 장면을 근거로 들면서, 작가는 “차이라면 [스타워즈]에서는 살아서 빠져나왔다는 거예요.”라 덧붙였다.

 

발언이 논란이 되자 애트우드는 행사장에서 자신의 발언을 더 상세하게 설명했다. 작가는 자신의 말엔 틀린 것이 없다고 주장하며 “911은 [스타워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스타워즈]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카미카제 작전에서 영감을 받았죠.”라고 말했다. 또한 “다들 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 젊은 세대는 모르는 사람들이 있더군요.”라 덧붙였다.

 

출처: Variety

 

 

몇십 년 전에는 박수 받았던 것이
지금은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기도 하다.
– [심슨 가족]

 

출처: Fox

[심슨 가족]은 1989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미국의 대표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그러나 29년 동안 방영하며 그동안의 사회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 보이면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비판은 스프링필드의 유일한 편의점 ‘퀵키마트’의 인도인 점장 ‘아푸’가 인도계와 남아시아계 사람들의 ‘인종적 고정관념’을 심는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11일, 코미디언 하리 콘다보루는 다큐멘터리 [더 프라블럼 윗 아푸]에서 이를 지적했고, 아지즈 안사리, 칼 펜 등 남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이에 동조의 목소리를 보탰다.

 

침묵으로 일관한 [심슨 가족]은 지난 에피소드에서 비판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마지가 리사에게 책을 읽어주며 대화하는 장면에서 리사는 “몇십 년 전에는 재미있다고 한 것들이 지금은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기도 해요.”라고 말하며 침대 옆 탁자에 놓인 아푸의 사진을 보고, 마지는 “그런 문제는 나중에 다루게 될 거야.”라고 대꾸했다. 이 장면이 방송된 후 다수는 호평했지만, 일부는 “여전히 미적지근하고 두드러지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심슨 가족] 제작자 알 진은 트위터를 통해 “여러분의 찬반 의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무엇보다도 ‘옳은’ 답을 계속 찾아가겠습니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출처: Variety

 

 

뉴질랜드는 인종차별적이다.
– 타이카 와이티티 (‘토르: 라그나로크’ 감독)

 

출처: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 모국 뉴질랜드의 인종차별을 비판했다. 영국 잡지 [데이즈드 & 컨퓨즈드]와의 인터뷰에서 와이티티는 “뉴질랜드는 지구에서 가장 좋은 곳”이라 말하면서도 “심각하게 인종차별적”이라고 말했다. 마오리 혼혈인 와이티티 감독은 자신이 겪은 인종차별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사람들은 마오리식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폴리네시아계 사람들에겐 여전히 인종 프로파일링을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뉴질랜드의 인종차별은 “피부색을 보고 하는 것도 아니다. ‘어 저기 흑인이다.’ 이런 게 아니라, ‘만약 폴리네시아계이면 인종 프로파일링 대상인 거다.’라는 생각을 기저에 깔아놓은 것이다.”라 설명했다. 또한 자신이 오클랜드에 가면 사람들이 ‘그 민족’ 출신인데 이렇게 잘 자라서 참 잘됐다는 말을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출처: Deadline

 

 

이런 일이 계속되면 아이들과
미국을 떠나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한다.
– 샤를리즈 테론

 

출처: Fox

샤를리즈 테론이 “인종 차별 때문에 미국에서 아이들을 키우기 힘들다.”라고 발언했다. 테론은 2012년과 2015년 아이를 입양하며 두 아이의 엄마가 됐는데, 최근 잡지 엘르와의 인터뷰에서 싱글맘으로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며 ‘인종 차별’이 아이들을 양육하는데 큰 문제가 된다고 털어놨다. 테론은 자신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백인으로 살면서 ‘인종 특권’을 누려온 것을 잘 알고 있고, 앞으로 그런 일은 있어선 안 된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또한 미국은 사람들의 생각보다 인종 차별이 심하며, 자신의 아이들이 아프리카계이기 때문에 “미국 내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면 위험한 장소에서는 촬영을 하지 못해 작품을 포기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그것이 큰 문제가 되자 “가끔 아이들을 보며 ‘이런 일이 계속되면 미국을 떠나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아이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살 수 있도록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덧붙였다.

 

출처: Elle

 

 

익숙한 몸짓이 보이긴 했어요.
– 제프리 딘 모건

 

출처: AMC

할리우드의 성격파 배우 제프리 딘 모건은 지난 몇 년간 [워킹 데드]의 네간으로 큰 사랑과 미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모건은 최근 드웨인 존슨 주연 블록버스터 [램페이지]로 한국 극장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는데, 최근 EW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캐릭터인 정부 요원 러셀에서 ‘낯익은 사람의 익숙한 몸짓’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며칠 전 영화를 봤는데, 여기저기에서 꽤 익숙한 몸짓이 두어 개 보였다.”라고 말하며, “네간과 러셀을 왔다 갔다 하다가 살짝 스며 나왔나 보다.”라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제프리 딘 모건은 1년 중 8개월 정도를 [워킹 데드]를 촬영하는데, [램페이지] 또한 [워킹 데드] 촬영 기간에 인접한 장소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현장 두 곳을 오가는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수십 년 경력의 베테랑 배우도 두 캐릭터를 완벽히 구분해 연기하지 못한 것이다. 검은 양복을 빼 입었지만 어느 순간 ‘루실’을 휘두를 것 같은 제프리 딘 모건은 현재 상영 중인 [램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

 

출처: 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