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국에서는 5월 기대작 [데드풀 2] 주연 라이언 레이놀즈가 한국을 방문해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확인했고, 전주국제영화제가 성황리에 막을 열었다. 해외 영화계에서는 이번 주 막을 여는 칸 영화제 관련 소식이 눈길을 끌었다. 칸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케이트 블란쳇이 자신 또한 하비 와인스틴에게 성추행당했다고 고백해 많은 팬들이 충격을 받았다. 칸 필름마켓에서 선보일 신작 중 흥미로운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한편 빌 코스비는 긴 재판 끝에 성폭력 혐의 유죄를 선고받았고, 그와 로만 폴란스키는 미국 영화과학 아카데미에서 제명됐다. 사건도 말도 많았지만 축제를 앞둔 설렘을 만끽할 수 있었던 한 주 동안의 말들을 살펴본다.

 

 

[그린 랜턴] 최종 완성본 안 봤다.
– 라이언 레이놀즈
출처: 워너브라더스코리아

[그린 랜턴]은 DC코믹스와 슈퍼히어로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에게 의미 있는 작품이지만, 라이언 레이놀즈의 커리어에는 큰 치명타를 입혔다. 블록버스터 주연급으로 발돋움할 기회가 무너졌고, [데드풀]을 만들 때도 스튜디오의 무한한 신뢰를 사기 어려웠다. 이제는 개그 소재로 쓸 만큼 [그린 랜턴]으로 받은 상처는 아문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레이놀즈 본인은 [그린 랜턴]의 최종 완성본을 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편집이 거의 완료된 버전은 봤다”라고 고백했지만, 자신이 영화를 보지 않은 게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출연한 작품을 보고 안 보고는 그저 우연일 뿐이며, “출연작 중 좋은 평가를 받았어도 안 본 게 있고, 정말 나쁜 평가를 받은 영화를 100번은 본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데드풀]에서 [그린 랜턴]을 언급한 건 그저 재미있기 때문이며, 데드풀 캐릭터다운 반응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EW

 

넷플릭스도 가끔 실수를 한다.
–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

 

출처: Netflix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가 최근 넷플릭스와 칸 영화제 간 분쟁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 행사에서 “영화계가 넷플릭스를 ‘질서를 파괴하는 존재’로 보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라고 말하며, 자신들 또한 가끔씩 실수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경쟁부문 진출 금지 규칙으로 촉발된 칸 영화제와 분쟁이 “의도한 것보다 더욱 큰 상황이 되었”으며, “칸 영화제가 그들과 우리 모두에게 다 통할 만한 방안을 찾는 데 진지하게 임했다.”라고 덧붙였다.
칸 영화제는 올해부터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로 공개하는 영화의 경쟁 부문 진출을 금지했다. 작년 [옥자]와 [메이어로위츠 스토리]가 경쟁부문에 초청되자 프랑스 영화계에서는 프랑스 내 배급 규칙을 지키지 않는 작품을 상영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올해 넷플릭스는 오손 웰즈의 유작, 알폰소 쿠아론의 [로마] 등 5편을 칸 영화제에서 공개하려 했으나, 영화제의 결정에 반발해 참가 자체를 취소했다. 하지만 한 발 물러난 듯한 헤이스팅스의 발언은 넷플릭스의 강경 대응에 변화가 있음을 암시해, 내년에는 올해와는 또 다른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출처: Indiewire

 

 

내 의견은 이 상황에서 가장 중요하지 않은 의견이다.
– 세스 로건
출처: Sony Pictures

세스 로건은 제임스 프랭코의 가장 친한 친구이며 [더 인터뷰], [디재스터 아티스트] 등 많은 작품을 함께 만들었다. 올해 초 프랭코의 성희롱 및 성착취 혐의가 불거졌을 때, 세스 로건은 이에 대해 어떤 의견도 표명하지 않았다. 최근 매체 벌쳐와의 인터뷰에서, 로건은 자신이 그동안 침묵하고 있었던 건 자신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프랭코의 친구이고 남자이기 때문에 모든 조건을 따지면 이 일에 대해 발언하지 않아야 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수많은 사람들이 #미투 운동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지만 자신의 의견은 그만큼 유용하지 않을 것이라 덧붙였다. 앞으로 프랭코와 작업을 계속할 의지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그렇다”라고 답했지만 그게 언제인지는 확실하게 정하지 않았다. 다만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목표를 “흐름에 뒤쳐지는 게 아니라 함께 가는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은 콜라보레이션을 할 생각이 없음을 돌려 말했다.

 

출처: Vulture

 

제발 고소하라고 전해줘요.
– 아바 두버네이
출처: 찬란

[셀마] 감독 아바 두버네이는 성평등 정의 실현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글로리아 상을 수상했는데, 수상 소감 중 최근 동료 남성 감독이 자신에게 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 감독은 두버네이가 제작하는 드라마 [퀸 슈거]에 여성 감독만 기용하는 정책 때문에 “최근 감독 조합의 남성 멤버들 사이에 불만이 많다.”라고 말했다. 두버네이는 그 말에 “잘됐네요. 제발 차별로 고소하라고 해요. 그럼 나는 여성 감독을 차별해 온 스튜디오를 모두 고소할 테니까.”라고 맞대응했다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퀸 슈거]는 두버네이와 오프라 윈프라가 함께 제작한 드라마로 시즌 1부터 여성 연출자만 기용하고 있다. 두버네이는 처음부터 여성 감독만 쓰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동료 여성 감독들에게 몇 편씩 일을 맡기다 보니 전체를 여성으로 채우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인디영화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여성 감독들은 [퀸 슈가] 이후 다른 TV 드라마의 연출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시즌 1 감독으로 참여한 빅토리아 마호니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9] 세컨드 유닛 감독으로 발탁됐다.

 

출처: Vanity Fa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