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레드써니

유해진 주연, 본격 스포츠 가족 드라마 [레슬러]가 오늘 개봉했다. [레슬러]는 과거 레슬링 국가대표였지만, 지금은 아들바보이자 프로살림러로 살아가는 ‘귀보’ 씨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럭키]의 성공으로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가 된 유해진이 다시 한번 주연을 맡았으며, 지난해 [공조], [1987], [택시운전사]로 활약했던 그의 올해 첫 작품이기도 하다. 조연과 주연 상관없이 어떤 작품이든 확실한 존재감과 명연기로 신뢰도 100% 배우로 다가오는 유해진을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한, 연기 변신이 돋보인 작품 7편을 소개한다.
전설의 시작 – ‘신라의 달밤’ 넙치

[신라의 달밤]은 지금의 유해진을 있게 한 전설적인 영화다. 유해진은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진짜 동네 깡패를 섭외한 듯한 ‘용가리’ 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뒤 김상진 감독의 차기작 [신라의 달밤]에도 출연했다. 박쥐처럼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는 ‘넙치’ 역을 맡아 미워할 수 없는 배신자 캐릭터로 변신해 안쓰러운 웃음을 선보였다. 절친 차승원과의 인연도 눈에 띈다. 유해진은 차승원과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에서 인연을 맺은 이후 [광복절 특사], [라이터를 켜라]에 동반 출연하고 [이장과 군수]에서는 공동 주연까지 맡았다.
모든 것이 명장면/명대사 – ‘타짜’ 고광렬

영화 전체가 명대사·명캐릭터 종합선물세트 [타짜]에서도 유해진의 연기 변신은 빛났다. 유해진은 단 일분도 말을 멈추지 않는 떠벌이 타짜 ‘고광렬’을 연기하며 주인공 ‘고니’의 파트너로 함께 했다. 그의 주옥같은 대사는 이후 네티즌 드립으로도 자주 활용될 정도로 유행어가 되었다. 단순한 감초 캐릭터가 아닌 ‘고니’를 각성하게 하는 중요한 인물이었으며, 2014년 개봉한 속편에서 ‘고니’의 조카 ‘대길’의 사부로 다시 등장했다. 유해진이 연기한 ‘고광렬’은 ‘아귀’와 더불어 [타짜] 시리즈를 잇는 핵심인물이라 할 수 있다.
유해진 첫 단독 주연작! – ‘트럭’ 정철민

[트럭]은 많은 영화에서 감초 캐릭터로 활약한 유해진의 첫 번째 단독 주연작이다. 유해진은 딸의 수술비를 벌기 위해 위험한 도박판에 끼어들어 자신의 목숨마저 위태로워진 트럭 운전사 ‘정철민’을 연기했다. 부성애 가득한 딸바보 아버지에서 살인자와 동행하며 지옥 같은 순간을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트럭 운전수로 분해 첫 단독 주연작에서 아낌없이 열연을 펼쳐 보였다.
유해진의 강렬한 변신 – ‘부당거래’ 장석구

[부당거래]는 유해진의 연기 변신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유해진은 가짜 범인 ‘배우’를 만들어 광역수사대 ‘최철기’ 반장에게 넘겨준 뒤, 그 대가로 자신의 이권을 챙기는 사업가 ‘장석구’를 맡았다. 지금까지 그의 연기에서는 볼 수 없었던 표독스럽고 악랄한 연기를 선보이며, 류승범 VS 황정민의 대결 구도에서 패를 쥐고 있는 조커 역할을 하며 극의 흥미를 더했다.
유해진의 하드캐리 –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철봉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유해진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유해진은 뱃멀미가 심한 탓에 해적에서 산적으로 이직한 ‘철봉’ 역을 맡아 다시 바다로 나가야 하는 얄궂은 운명에 처한 웃픈 연기를 선보였다. 그의 찰진 드립과 연기는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하며 깨알 같은 활력을 불어넣었다. 많은 관객의 웃음보를 책임진 그의 연기는 제51회 백상예술대상 남우조연상 수상으로 이어졌고, 영화 역시 예상치를 넘어선 흥행을 기록했다.
유해진의 야누스 – ‘그놈이다’ 민약국

[그놈이다]는 유해진의 야누스 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다. 사람 좋기로 소문난 동네 약국 약사가 여동생이 죽은 뒤, 여동생을 죽인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그린 스릴러로 유해진은 ‘민약국’ 역을 맡아 선한 인상 뒤로 무언가를 감추는 듯한 비밀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그동안 선보였던 정감 가는 연기와 대비되는 또 다른 얼굴로 영화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유해진의 필모그래피 대전환점 – ‘럭키’ 형욱

[럭키]는 유해진의 필모그래피에서 전환점이 된 작품이다. 유해진은 성공률 100% 킬러이지만,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넘어져 기억을 잃은 뒤, 자신이 무명 배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형욱’ 역을 맡았다.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공동 주연 및 감초 캐릭터로 입지를 다져왔지만, 단독으로 영화를 이끌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였기에 영화의 성공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해진은 [럭키]에서 보란 듯이 사람들의 의문스러운 시선을 걷어내는데 성공했다. 킬러에서 하루아침에 배우가 되면서 벌어지는 시행착오를 통해 웃음은 물론 훈훈한 감동까지 끌어내며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