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acinta

 

유명 배우나 감독이 연출한 영화라고 해서 모두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매주 신작들이 쏟아지다 보니 개봉 시기를 놓치거나 여러 이유로 영화관 대신 안방극장을 선택하기도 한다.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놓쳤지만, 궁금했던 영화를 살펴본다.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완성도라도 집에서 보는 건 극장보다 부담이 덜하다.

 

 

 

1. 게임 나이트

 

이미지: 워너 브러더스

 

[게임 나이트]는 [스파이더맨: 홈커밍] 각본가 듀오 존 프란시스 데일리와 조나단 골드스타인이 연출한 R 등급 범죄 코미디 영화다. 레이첼 맥아담스와 제이슨 베이트먼이 열렬한 게임 마니아 부부로 호흡을 맞추고, 카일 챈들러와 제시 플레먼스, 마이클 C. 홀 등이 출연해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는 여느 때처럼 게임을 위해 모인 저녁, 예상 시나리오대로 흘러가지 않고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 처한 친구들의 고군분투를 유머러스하게 담아냈다. 지난 2월 북미 개봉 당시 [블랙 팬서]의 위력에 밀려 박스오피스 1위는 넘보지 못했지만, 꾸준히 순위권에 오르며 1억 달러가 넘는 알찬 수익을 거두었다.

 

 

2. 프라우드 메리

 

이미지: 소니 픽처스

 

[히든 피겨스]의 타라지 P. 헨슨이 범죄 조직에 몸담은 킬러로 변신했다. [프라우드 메리]는 평소처럼 임무를 완료한 메리가 홀로 남겨진 어린 소년을 외면하지 못하고 지켜보면서 점차 변해가는 일상을 담아낸 영화다. [런던 해즈 폴른]의 바박 나자피가 연출을 맡아 모성애가 결부한 액션 영화로 그려냈다. 액션은 볼만하지만, 다소 뻔한 예측 가능한 스토리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래도 천재 수학자에서 전문 킬러로 변신한 타라지 P. 헨슨의 변신이 궁금하다면 도전해보자.

 

 

3. 마셜

 

이미지: Open Road Films

 

[마셜]은 미국 최초의 아프리카계 흑인 대법관 ‘서드굿 마셜’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블랙 팬서]의 채드윅 보스만과 스털링 K. 브라운, [미녀와 야수]의 댄 스티븐스와 조시 게드 등 반가운 얼굴이 대거 등장한다. 인종차별과 편견이 만연한 1940년대를 배경으로 부당한 누명을 쓴 조셉의변호를 맡은 두 변호사의 법정 드라마를 그려냈다. 유대인 변호사 프리드먼이 NAACP라는 흑인 인권단체 소속 변호사 마셜과 함께 하면서 성장하는 모습도 함께 담아냈다. 다소 직선적인 방식으로 영웅화시킨 마셜 캐릭터가 아쉽다는 평도 있지만, 현시대에도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의 서사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와칸다 국왕 채드윅 보스만 완벽 변호를 보고 싶다면 당장 찾아보자.

 

 

4. 우리 사이의 거대한 산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우리 사이의 거대한 산]은 찰스 마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조난당한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각각 수술과 결혼식 때문에 경비행기에 올라탄 정반대 성격의 두 남녀는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눈 덮인 산에 조난당한다.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 깊은 감정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케이트 윈슬렛과 이드리스 엘바가 극한 상황에서 의지하며 교감하는 벤과 알렉스를 연기하며, [오마르]로 알려진 하니 아부-아사드가 연출을 맡았다.

 

 

5. 더 리틀 아워즈

 

이미지: 레인주니어 픽쳐스

 

[더 리틀 아워즈]는 조반니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코미디 영화다.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알렉산드라, 페르난다, 지네브라 3명의 젊은 수녀 앞에 정체를 숨긴 젊고 매력적인 정원사 마세토가 나타나면서 고요한 수녀원이 발칵 뒤집히는 이야기를 그린다. 독특한 좀비 영화 [라이프 애프터 베스]로 감독 데뷔한 제프 바에나의 세 번째 연출작이며, 부부 배우 제임스 프랭코와 알리슨 브리, 오브리 플라자, 존 C. 라일리 등 배우들의 앙상블 코믹 연기가 시선을 끈다.

 

 

6. 15시17분파리행열차

 

이미지: 워너 브러더스

 

노장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출작 [15시 17분 파리행 열차]의 개봉을 기다렸다면, IPTV와 VOD를 찾는 게 빠르다. 2015년 파리 열차 테러를 막은 세 청년의 실화를 그린 작품은 실제 주인공이 출연하는 실화 영화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으나 느릿한 전개로 아쉬운 반응을 얻었다. 짧은 시간에 벌어진 사건을 주인공들의 서사와 함께 장편 영화로 담아내기에는 무리였다는 평가다. 하지만 다소 지루한 전개에도 실제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연기만큼은 놀랍도록 안정적이고 진심이 느껴진다는 반응을 얻었다. 감독의 전작에 비해 다소 아쉬울 수 있어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팬이라면 봐야 하지 않을까.

 

 

7. 피치 퍼펙트 3

 

이미지: 유니버설 픽처스

 

눈과 귀가 즐거운 뮤지컬 코미디 [피치 퍼펙트]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다. 벨라와 멤버들의 졸업 이후 이야기로, 사회에 나와도 변변찮은 생활을 이어가던 친구들이 다시 의기투합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안나 켄드릭의 뛰어난 가창력은 물론 친구들의 유쾌한 케미스트리는 여전하며, 대미를 장식하는 영화답게 볼거리도 더욱 화려해졌다. 빈약한 스토리와 때때로 불편한 개그 코드는 아쉽지만, 사실 이 영화는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친구들의 우정과 시선 호강하는 춤과 음악만으로 충분하다. 아직 안나 켄드릭의 매력을 모른다면 [피치 퍼펙트] 시리즈를 추천한다.

 

 

8. 메건 리비

 

이미지: Bleecker Street

 

[메건 리비]는 이라크 참전 여군과 군견 렉스의 감동 실화를 그린 영화다. 부모의 이혼과 절친의 죽음으로 방황하던 메건 리비가 일종의 탈출구로 입대를 선택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되는 이야기를 담백하게 그려냈다. 영화는 이라크 전쟁을 배경으로 하지만, 자극적인 표현 없이 메건과 렉스의 교감에 집중한다. 각각의 이유로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밀려난 메건과 렉스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은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 이야기다. 케이트 마라의 연기 중 최고라는 찬사를 받으며 호의적인 평가를 얻었다.

 

 

9. 북 오브 헨리

 

이미지: Focus Features

 

[그것]과 [원더]의 두 아역 스타, 제이든 리버허와 제이콥 트렘블레이가 출연한 영화다. [쥬라기 월드]로 부상한 콜렌 트레보로우가 연출을 맡아,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며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가족이 학대당하는 이웃집 소녀 수잔을 구하려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는 스릴러의 외피를 두른 가족 성장 드라마에 가깝기도 하다. 싱글맘 여성(나오미 왓츠)이 천재 아들이 남긴 노트를 통해, 생각지도 못한 일에 나서면서 성장하는 과정과 함께 아동학대에 무심한 사회에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던진다. 예상을 벗어난 접근은 신선하지만, 북미 개봉 당시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10. 홀로그램 포 더 킹

 

이미지: (주)누리픽쳐스

 

톰 행크스 주연 [홀로그램 포 더 킹]은 미국 작가 데이브 에거스의 베스트셀러를 각색한 영화다. 실패한 세일즈맨이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가족과 집을 잃고, 지구 반대편 사우디아라비아에 건너가 낯선 땅에서 회복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가족, 사회, 건강 모두 난제에 부딪힌 중년 남성의 무력한 모습에서 문화가 다른 여성과의 로맨스에 이르기까지 주인공이 변화하는 과정을 잔잔한 드라마로 담아냈다. 톰 행크스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이어 톰 티크베어 감독과 의기투합했지만, 아쉽게도 좋은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