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작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기 때문일까? 6월 두 번째 주말 북미 극장가는 지난 주보다 활기가 돌았다. 이번 주말 박스오피스는 여성들의 활약이 돋보였는데, 그중에서도 주력 멤버들이 전부 여성으로 바뀐 <오션스> 시리즈의 스핀오프 <오션스8>은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를 가볍게 제치면서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한 솔로의 순위를 슬쩍하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는지, 역대 <오션스>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오프닝 스코어를 올리면서 <오션스 트웰브>의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이스트 무비의 대표격인 <오션스> 시리즈의 스핀오프다운 데뷔다. 화제성에 비해 좋지 못한 관객들의 반응은 다소 아쉽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무난한 오프닝이라는 평이 대부분이다.

 

A24의 신작 호러 <유전>과 조디 포스터 주연 <호텔 아르테미스> 역시 6월 2주차 주말 박스오피스에 첫 선을 보였다. 믿고 보는 배급사로 거듭난 A24의 <유전>은 선댄스 영화제에서 공개된 이후 북미 평론가들에게 극찬을 받았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관객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냉담하다. 다행스러운 점은 호불호가 극히 갈리는 영화라 해서 반드시 흥행에 실패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당장 A24에서 배급했던 <더 위치>도 대다수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으나, 제작비의 여섯 배를 넘는 수익을 올렸으니 말이다. <유전>이 그러지 못하리라는 법은 없으니, 이 영화의 흥행 길을 주목하는 것도 흥미로워 보인다. 흥행 여부가 미지수인 <유전>과는 달리, 조디 포스터가 5년 만에 스크린 복귀작으로 택한 <호텔 아르테미스>는 흥행 실패가 가시권이다. 조디 포스터를 비롯해 제프 골드블럼, 스털링 K. 브라운 등 걸출한 배우들이 출연했지만, 개봉과 동시에 침몰이 예정된 <호텔 아르테미스>의 성적에 반전을 주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주 북미 박스오피스에는 전직(?) 슈퍼 히어로들이 찾아온다. 14년 전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슈퍼 히어로 가족 이야기의 속편 <인크레더블 2>가 4200여 개 상영관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시사회에 참여했던 현지 관계자들이 “전작의 장점을 이어받은 최고의 시퀄”이라고 평가하고 있는 만큼, <인크레더블> 개봉 당시 어렸지만 지금은 다 큰 어른이 된 관객들의 기대가 큰 상황이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제레미 레너(호크아이)는 그동안 술래잡기를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제레미 레너와 친구들의 막 나가는 술래잡기를 그린 <태그>는 약 3300여 개 상영관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두 전직 슈퍼 히어로들이 북미 극장가를 휘어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6월 2주차 상위권/전체 박스오피스 성적: $112,264,809/$119,985,090]

 

 

“2018년 6월 2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 오션스8 (Ocean’s 8)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68% / 관객 52%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1
상영관 수: 4,145
주말 수익: $41,607,378
북미 누적 수익: $41,607,378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54,107,378
제작비: $7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할리우드에서 내로라하는 여배우들이 총출동한 <오션스8>이 1위로 데뷔하면서 우주 대표 탕아 한 솔로의 순위를 슬쩍하는 데에 성공했다. <오션스> 삼부작 주인공 대니 오션의 동생 데비 오션(산드라 블록)이 각 분야의 능력자들과 함께 크게 한몫 챙기려는 이야기를 그린 <오션스8>은 4160만 달러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오션스>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오프닝 스코어다. 이전 기록은 시리즈 두 번째 작품 <오션스 트웰브>가 기록했던 3900만 달러였다. 물론 물가 상승과 티켓 값 상승 등을 고려하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그래도 가치가 있는 기록임에는 분명하다. 남자 멤버들이 주를 이루었던 원작 시리즈와는 달리 스핀오프 <오션스8>은 핵심 멤버들이 전부 여성으로 바뀌었는데, 관객 중 70%가 여성이었다는 사실도 주목해볼 만하다. 북미에서 무난한 오프닝 성적을 거둔 <오션스8>은 해외 16개국에서 1200만 달러를 추가로 벌어들이면서 현재 5400만 달러의 월드와이드 스코어를 기록 중이다.

 

2.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Solo: A Star Wars Story) ( ↓ 1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71% / 관객 65%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2
상영관 수: 4,335 (-46)
주말 수익: $15,748,575 (-46.4%)
북미 누적 수익: $176,700,049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313,441,758
제작비: $250,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스타워즈 사상 최악의 흥행 성적을 거두는 중인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가 <오션스8>에 밀리면서 2위를 차지했다. 현재 개봉작 중 가장 많은 상영관 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의 절반 수준인 1570만 달러의 주말 스코어를 기록하면서 북미 누적 1억 7600만 달러를 벌어들인 상황이다. 적어도 제작비의 두 배 이상은 벌어들여야 손익 분기점을 넘었다고 가정하는 할리우드 영화 특성상, 2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해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3억 1300만 달러를 벌어들인 <한 솔로>를 지켜보는 디즈니와 루카스필름 관계자들이 심경이 좋을 리 없다. 이번 달 말 <스타워즈> 골수팬들이 다수 있는 일본에서 개봉 예정이지만, 일본 시장에서 1억 9000만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거두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3. 데드풀 2 (Deadpool 2) ( ↓ 1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83% / 관객 86%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6
상영관 수: 3,823 (-338)
주말 수익: $14,148,517 (-39.0%)
북미 누적 수익: $279,164,058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655,713,264
제작비: $110,000,000
상영기간: 4주 (24일)

 

<데드풀 2>가 1400만 달러의 주말 수익을 거두면서 3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2억 7900만 달러, 월드와이드 누적 스코어 6억 5500만 달러 정도를 기록하고 있는 <데드풀 2>는 전작의 성적(북미 3억 6300만 달러, 월드와이드 7억 8000만 달러)을 뛰어넘기에는 힘들어 보이지만, 각각 3억 달러와 7억 달러는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4. 유전 (Hereditary)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2% / 관객 6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87
상영관 수: 2,964
주말 수익: $13,575,173
북미 누적 수익: $13,575,173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3,575,173
제작비: $1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최근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들을 연이어 배급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A24의 호러 신작 <유전>이 4위로 첫 선을 보였다. 오래전부터 가문 대대로 이어져 온 저주에 무너지는 가족의 모습을 그린 영화는 개봉 이전부터 현지 평단의 극찬을 받았지만, 당초 오프닝 스코어는 1000만 달러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평론가들의 호평이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모양인지, 1350만 달러 이상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면서 개봉 첫 주에 제작비를 모두 회수하고도 남는 수익을 거두었다. 그러나 <유전>을 본 관객들은 영화에 시네마 스코어 D+를 주면서 평단의 극찬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관객과 평단의 상반된 평가가 흥행에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그도 그럴 것이, A24에서 2005년 배급했던 호러 <더 위치> 역시 C-라는 낮은 시네마 스코어를 받았지만, 제작비 400만 달러의 여섯 배를 웃도는 2500만 달러를 북미에서 벌어들였기 때문이다. <레이디 버드>, <플로리다 프로젝트>, <잇 컴스 앳 나잇> 등 작품성만큼은 뛰어난 영화들을 배급하면서 이제는 믿고 보는 스튜디오로 거듭난 A24의 <유전>이 극명하게 갈린 관객들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5.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Avengers: Infinity War) ( ↓ 1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83% / 관객 91%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8
상영관 수: 2,882 (-688)
주말 수익: $7,238,699 (-31.1%)
북미 누적 수익: $655,136,398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999,471,778
제작비: $300,000,000 – $400,000,000
상영기간: 7주 (45일)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주말 간 약 724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두면서 5위로 내려왔다. 개봉 7주차를 맞이한 이 작품의 북미 누적 스코어는 6억 5500만 달러, 주말 집계된 월드와이드 누적 스코어는 19억 9947만 달러다. 6월 13일 기준, 전 세계 누적 수익 2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영화 역사상 네 번째로 2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인 작품으로 남게 되었다. 3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와의 격차는 약 6600만 달러로, 순위를 역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6. 어드리프트 (Adrift)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70% / 관객 73%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6
상영관 수: 3,015
주말 수익: $5,272,049 (-54.6%)
북미 누적 수익: $21,962,06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2,827,065
제작비: $35,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주말 박스오피스 6위의 주인공은 지난 주말 3위로 데뷔했던 생존 드라마 <어드리프트>다. 지난 주말 성적의 절반이 넘지 않는 527만 달러를 보인 영화의 북미 누적 스코어는 2196만 달러 정도다. 예상보다 높은 제작비를 생각해보면 아직도 갈 길이 한참 남았지만, 성적 하락폭과 다가오는 개봉작을 생각하면 만만치 않은 여정이 될 것 같다.

 

7. 북 클럽 (Book Club) ( ↓ 2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54% / 관객 61%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3
상영관 수: 2,802 (-367)
주말 수익: $4,285,456 (-39.1%)
북미 누적 수익: $56,959,58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56,959,580
제작비: $10,000,000
상영기간: 4주 (24일)

 

개봉 4주차를 맞이한 <북 클럽>이 주말 간 428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리며 7위를 차지했다. 북미 누적 4000만 달러라는 당초 현지 예상을 웃도는 5696만 달러를 북미에서 벌어들이면서 이미 제작비의 다섯 배 이상을 벌어들인 상황이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옛말처럼, 왕년에 할리우드에서 잘 나갔던 배우들의 감이 죽지 않은 모양이다.

 

8. 호텔 아르테미스 (Hotel Artemis)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59% / 관객 39%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7
상영관 수: 2,407
주말 수익: $3,232,790
북미 누적 수익: $3,232,79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3,232,790
제작비: $15,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호텔 아르테미스>가 조디 포스터, 스털링 K. 브라운, 제프 골드블럼 등의 화려한 출연진에도 8위라는 초라한 순위로 주말 박스오피스에 모습을 드러냈다. 범죄자 전용 호텔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그린 이 작품은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아이언맨 3> 각본가 드류 피어스의 두 번째 연출작으로, 5년 만에 대형 스크린에 등장한 조디 포스터의 복귀작으로 제법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출연진의 이름값과는 달리 고작 323만 달러의 주말 수익을 올리는 데에 그치면서 다음 주말 박스오피스에서도 하위권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가오는 7월 국내에서도 개봉할 예정이다.

 

9. 업그레이드 (Upgrade)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86% / 관객 87%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5
상영관 수: 1,458 (+1)
주말 수익: $2,384,415 (-49.0%)
북미 누적 수익: $9,346,02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9,346,020
제작비: N/A
상영기간: 2주 (10일)

 

영화를 본 비평가와 관객들에게는 호평을 받고 있지만, 그 이상의 관심은 불러일으키지 못한 SF 복수극 <업그레이드>가 9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지난 주말의 절반 수준인 238만 달러를 벌어들인 영화의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934만 달러 수준이다.

 

10. 라이프 오브 더 파티 (Life of the Party)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38% / 관객 45%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6
상영관 수: 1,842 (-669)
주말 수익: $2,167,142 (-38.2%)
북미 누적 수익: $50,328,719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59,628,719
제작비: $30,0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멜리사 맥카시의 유쾌한 복학 이야기 <라이프 오브 더 파티>가 216만 달러의 주말 수익을 거두며 6월 2주차 북미 박스오피스 탑 10의 마지막 자리를 꿰찼다. 현재 북미 누적 약 5033만 달러,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는 약 5963만 달러를 벌어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