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할리우드에선 [오션스8]의 깜짝 성공과 [인크레더블 2]의 어마어마한 귀환이 주목받았다. 9월 열리는 에미상 후보 선정이 한창이고, 한 해 연극/뮤지컬계를 정리하는 토니상 시상식도 열렸으며, 내년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노리는 영화들이 너도나도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영화를 알리는 데 나섰다. 한편 법무부와 법정 다툼까지 벌인 AT&T-타임 워너 합병이 1년 8개월 만에 승인됐다. 할리우드의 기존 지형이 흔들릴 조짐이 벌써부터 보인다. 이미 디즈니-폭스 인수 합병에 컴캐스트가 뛰어들면서 새로운 경쟁 구도가 생성됐다. 앞으로 큰 회사가 작은 회사를 자유롭게 인수 합병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안팎으로 변화의 물결을 앞에 둔 할리우드의 다양한 말을 정리했다.

 

 

너무 신나서요. 이래서 마블이
나한테 영화 내용을 안 알려준다고요.
– 톰 홀랜드
출처: 소니픽쳐스코리아

크리스 프랫이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의 내용을 처음 알게 된 건 톰 홀랜드 때문이라고 밝혔다. 프랫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두 사람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와 [스파이더맨: 홈커밍] 촬영 당시 홀랜드가 그에게 영화의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말해줬다고 회상했다. 홀랜드는 [더 임파서블]을 함께 작업한 후 친분이 두터운 바요나 감독이 내용을 다 말해줬다며 프랫에게 신나게 내용을 풀어놓았다. 프랫은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나중에 대본을 보고 홀랜드가 전부 다 말해줬다는 걸 알았다고 한다. 바요나 감독은 뒤늦게 기사를 보고는 트위터로 “그건 비밀이었다고!”라고 귀엽게 면박을 줬고, 홀랜드는 “너무 신나서요.”라고 답했다.

 

출처: EW

 

 

내가 #미투 운동의 얼굴이다.
– 우디 앨런
출처: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퍼스트런

우디 앨런은 자신은 #미투 운동의 얼굴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앨런은 아르헨티나 뉴스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미투 운동을 열렬히 지지한다고 밝히며, 자신이 그 대표 주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0년 간 영화를 하면서 수백 명의 여배우들과 일했지만, “그 누구도 – 유명한 배우이든, 신인 배우이든 – 자신이 부적절하게 행동했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라고 말하며, 그런 면에서는 훌륭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디 앨런은 자신의 의붓딸 딜런 패로우를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앨런과 딜런 패로우, 전처인 미아 패로우, 아들 로넌 패로우까지 진실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미투 운동이 확산된 지난 10월 이후 레베카 홀, 그레타 거윅, 티모시 샬라메, 콜린 퍼스 등 그와 영화를 작업했던 배우들 몇몇은 다시는 그와 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출처: Variety

 

 

그가 자신과의 전쟁에서 졌는데,
그녀가 전장에 남아 총알받이가 되고 있다.
– 로즈 맥고완
출처: 넷플릭스

셰프 겸 음식평론가이자 CNN [파츠 언노운]으로 유명한 앤서니 보데인이 지난 8일(현지시각) 프랑스의 한 호텔에서 자살했다.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함께 베트남의 허름한 음식점에서 베트남 전통 음식을 즐기던 사람으로 유명하지만, 음식과 사람들의 삶으로 이야기를 엮는 데 누구보다 뛰어난 인물이라 평가받는다. 보데인은 오랫동안 우울증과 싸워 왔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의 죽음을 애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게 여자 친구 아시아 아르젠토와 관련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퍼뜨렸다. 아시아 아르젠토는 하비 와인스틴 성폭력 피해자 중 가장 앞장서서 피해 사실을 증언했고, 보데인은 폭로 시점부터 지금까지 아르젠토의 가장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 주었다. 와인스틴 성폭력 피해자이자 커플의 친구인 로즈 맥고완은 사람들의 수군거림을 비판하며 아시아 아르젠토를 내버려 두라고 일침을 놓았다. 맥고완은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은 앤서니 또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누군가를 탓할 시간에 자살과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자고 주장했다.

 

출처: The Hollywood Reporter

 

 

사람들은 극장에 가는 대신
해적판을 다운받아 볼 거예요.
– 에반젤린 릴리
출처: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앤트맨과 와스프]는 한국은 7월 4일, 북미는 7월 6일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유럽 지역 일부 국가는 이보다 더 늦게 영화를 접하게 된다. 6월 14일부터 시작한 월드컵 때문이다. 월트 디즈니는 유럽 관객들이 축구에 열광할 동안 영화를 개봉하면 흥행이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프랑스, 스위스는 7월 18일, 스페인은 7월 20일, 독일은 7월 26일, 영국, 이탈리아, 포르투갈은 8월 이후로 개봉을 늦췄다. 하지만 이 결정을 모든 사람들이 찬성하는 건 아니다. ‘호프 반 다인/와스프’를 연기한 에반젤린 릴리는 ‘항상 그런다니까요.”라고 말하며 연기 결정에 불만을 표했다. 릴리는 다른 곳과 한 달 가까이 늦게 개봉하면 사람들이 극장에 가는 대신 이미 개봉한 지역에서 나온 해적판 영상을 다운로드해 볼 것이라 우려했다.

 

출처: Comicbookmovie

 

 

난 코믹스 팬도 아니며, 읽어본 적도 없다.
– 피터 잭슨
출처: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최근 몇 달간 할리우드에 “피터 잭슨 감독이 DC 영화를 연출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았다. 정확히는 잭슨이 현재 아마존에서 준비 중인 [반지의 제왕] TV 시리즈 제작에 참여하거나, DC 영화 연출을 고려 중이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잭슨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절대 그럴 일은 없다’라고 공언했다. 그는 [반지의 제왕] TV 시리즈 제작 참여에 대해서도 “누구도 내게 어떤 말을 한 적이 없다.”라고 부인했다. 또한 DC 코믹스 원작 영화를 만들 것이라는 소문도 거짓이라 밝히며, 자신은 코믹스 팬이 아니며, 읽어본 적도 없기 때문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고 말했다. 잭슨은 [반지의 제왕]이나 DC 영화 모두 ‘No!’라고 한 상황이지만, 아마존은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내놓았다. 아마존 스튜디오 사장 제니퍼 살케는 “잭슨 감독과 어떤 형태로든 ‘대화’를 나누고 있다.”라고 말하며 “조건이 맞으면” 잭슨이 TV 쇼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출처: The Playlist

 

 

싫으면 안 보면 된다.
–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
출처: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인기 시리즈 [루머의 루머의 루머] 시즌 3 제작을 확정하자 논란이 일었다. 보수 미디어 감시그룹 ‘학부모TV위원회’는 “넷플릭스가 아이들의 피를 손에 묻힌 채 돈을 번다.”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를 이끄는 리드 헤이스팅스는 이런 논란을 신경 쓰지 않거나 오히려 논란을 즐기는 듯하다. 지난 6일 열린 넷플릭스 영상 주주총회에서 [루머의 루머의 루머] 관련 논란에 대해 질문을 받자, 해이스팅스는 “논란이 되는 것은 맞다.”라고 인정하면서도 쇼 자체가 많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넷플릭스는 온디맨드(주문형) 서비스이기 때문에 “원하지 않으면 볼 필요는 없다.”라고 말하며, 다음 시즌을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하며 제작진을 전폭적으로 응원할 것이라 밝혔다. [루머의 루머의 루머]는 10대 소녀의 자살을 둘러싼 진실을 밝히는 드라마로, 엄청난 인기를 누림과 동시에 ‘자살을 미화한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쇼를 보면서 자살 충동을 느낀 사람들이 많다는 주장 때문에 넷플릭스는 외부 연구 기관에 연구를 의뢰해 쇼의 영향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출처: Variety

 

 

‘시간의 주름’을 유색 또는 혼혈인 소녀들이
어떻게 봤는지가 알고 싶어요.
– 브리 라슨
출처: Walt Disney Pictures

영화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Rotten Tomatoes)에서 영화에 점수를 매기는 평론가들은 어떤 사람일까?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교 애넌버그 포용정책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로튼토마토 흥행 상위 100개 영화를 평가한 비평가들의 절대다수는 ‘백인 남성’이다. 연구는 영화의 생산 영역뿐 아니라 영화와 관객을 연결하는 ‘비평’ 또한 성별, 인종별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브리 라슨은 최근 크리스탈+루시 어워드에서 상을 받으며 수상 소감에서 이 연구를 언급했다. 라슨은 “백인 남자를 싫어하는 게 아니다. 이것은 내 감정이 아닌 사실일 뿐이다.”라고 전제를 깐 후, “백인 남자가 [시간의 주름]의 어느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알고 싶지 않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라슨은 “[시간의 주름]은 그들을 위한 영화가 아니다. 나는 이 영화를 본 유색 인종 또는 혼혈 여성들, 소녀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라슨의 발언에 [시간의 주름] 감독 아바 두버네이, 산드라 블록, 케이트 블란쳇 등이 동조와 지지를 보냈다.

 

출처: C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