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8일 실화에서 착안한 첩보영화 [공작]이 개봉한다. 1990년대 남과 북의 공존이 불가능했던 1990년대를 배경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북의 고위층으로 침투한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다. [범죄와의 전쟁], [군도]의 윤종빈 감독이 연출을 맡고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이 남과 북의 주요 인물을 연기했다.

 

다음은 지난 3일(화) CGV 압구정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를 정리한 글이다.

 

 

‘공작’을 만들게 된 계기
(윤종빈) 안기부에 관한 영화를 준비 중 취재를 하면서 극중 ‘흑금성’이라는 스파이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고요. 굉장히 놀라웠고 그런 호기심에서 시작했던 것 같아요.

 

캐릭터의 어떤 점에 끌리게 됐는지
(황정민)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설마 이런 일이 있었어’라고 생각했어요. 그 시대를 관통하면서 모르고 있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겠어요. 저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런 이야기를 관객분들에게 이야기하고 소통하고 싶었어요.

 

윤종빈 감독과 세 번째 작품을 같이 한 소감?
(조진웅) 사실 시나리오 전에 항상 물어보거든요. “나 무슨 역이야?” 그랬더니 안기부 요원이래요. 그리고 시나리오를 봤는데 이건 이야기가 아니라 안기부 기획실장으로서 무슨 보고서를 받는 느낌이었어요. 굉장히 소름 끼쳤어요.

 

‘공작’의 어떤 점에 매료됐나요?
(주지훈) 젊은 세대로서 잘 모르는 이야기였어요. 잘 모르는 제가 대본을 봤을 때도 어렵지 않게 술술 넘어갔고, 문맥상으로 충분히 잘 이해가 되는 것을 보고, 이건 참여해도 느낌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흑금성과 박석영 모두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디에 가장 주안점을 뒀는지?
(황정민) 대북 사업가의 삶과 스파이로서의 삶이 정확하게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게끔 노력했고요. 상대방을 속여야 하는 인물이니까. 그 점을 더 디테일하게 잡았던 것 같아요.

 

헤어스타일부터 사투리까지, 준비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었을 것 같다
(이성민) 실존 인물을 연기할 때 그 사람들을 만나보는 경우가 있는데, 저희는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없으니까… 자문해주시는 분 통해서 그분들 말투라든가 그들의 생각, 사상, 정서 등을 많이 들었고요.

 

‘공작’에서 작전 총책임자를 맡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조진웅) 당시를 보면 무슨 처장이니 안전기획부니… 솔직히 보통 사람들과 다른 세계에 있는 사람들이 이런 짓거리를 했다는 게 참 화가 나기도 했었고요. 해서 더 곱씹어 전달해야겠다 하는 의무감이 있었죠.

 

촬영장에서도 서로 속고 속이는 일을 했나요?
(주지훈) 제가 대만 촬영을 갔을 때, 감독님과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선배님들께서 막내를 맛있는 걸 먹이겠다고 음식을 3일 동안 매일 추천해 주셨어요. 두 번 촬영을 갔는데 다음에 또 대만을 갔더니 그거 먹었냐 물어보셔서 못 먹고 장소 이동해서 아쉽다 그러니까. 아 그걸 먹었어야 설사를 하는데…

 

군인 역할은 처음이었는데, 어땠나요?
(주지훈) 일단 말투가 굉장히 어려웠고, 실제 총은 되게 무겁잖아요. 그런 걸 막 겨누고 할 때, 정민이 형은 많이 아프셨을 거고, 저희가 한 6개월에 걸쳐 찍었는데 겨울엔 좋았어요. 코트도 입고 34도 이런 데서 불 피우고 막 이런 걸 찍으니까. 그땐 정말… 하늘이 노래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공작에서 보여주는 액션, 어떤 액션인가요?
(황정민) 구강 액션입니다. 어쨌든 상대방을 속고 속이는 사람들이다 보니까, 말하는 게 너무 힘들었었어요. 이걸 진실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서 진실인 것처럼 얘기를 해야 하는 게 제일 힘든 거죠. 근데 관객들은 또 속내를 알아야 하니까요. 그 감정을..

 

캐릭터의 카리스마가 압도적이다. 이런 캐릭터를 연기한 소감은?
(이성민) 리명운 같은 경우는 저랑 많이 다른 캐릭터여서 연기할 때 좀 극심하게 많이 힘들어했었어요. 저만 집에 가서, 숙소 가서 맨날 끙끙 앓고 그랬던 기억이 나는데, 후반에 알게 됐는데 다 그러고 있더라고요.

 

대사로 하는 팽팽한 긴장감 유발, 어렵지 않았나요?
(조진웅) 호흡으로 이렇게 연결이 되어야 하는데, 이게 툭 끊겨버리면 하는 사람도 재미가 없고. 그래서 아마 숙소에 들어가서… 저도 마찬가지였죠, 집에 가서 내가 이러려고…

 

총이 아닌 말로 싸우게 한 이유?
(윤종빈) 저한테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 같아요. 이게 실화 베이스이기 때문에 대화가 주는 긴장으로 컨셉을 잡자고 해서 처음 배우들과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 영화는 액션신이 없지만 이 대화 장면을 액션처럼 관객들이 느끼게 찍고 싶다. 배우들에게 매번 “좀 더 긴장감 있게 해주면 좋겠습니다”라고.. 우리 배우들이 너무 훌륭한 게, 그 말도 안 되는 디렉션을 다 해줬습니다.

 

 

칸 영화제에 갔는데, 어땠나요?
(주지훈) 칸을 간다고 해서 저는 또 그래도 옷이라도 좀 입었는데 형님들이 집에서 바로 나오셔서…

(이성민) 저는 옷을 입고 왔어요, 제대로 좀 일찍 가서 아무도 안 계시더라고요.

(황정민) 전 슬리퍼 신고 갔어요.

 

촬영하면서 신경을 가장 많이 쓴 부분
(윤종빈) 흑금성이 북한에 진입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가 이 영화의 핵심 포인트라고 생각했었어요. 저희는 평양에서 촬영을 할 수가 없잖아요. 제작진들이 고심을 굉장히 많이 했고, 처음에 의도했던 대로 잘 구현이 된 것 같아서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는 누구인가요?
(조진웅) 주지훈씨가 그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지 않았나…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주지훈) [아수라] 때부터 한번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시면, 이 사이에서 제가 무게를 잡고 뭐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웃기기라도 하고 재롱이라도 떨어야 약과라도 하나 꺼내주시고….

 

최근 남북 관계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공작’을 봐야 하는 이유?
(윤종빈) 어떻게 보면 지난 20년간 남북 관계를 반추해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가 싶어요. 냉전이 한창일 무렵부터 김대중 대통령 정권 때 남북정상회담으로 다시 남북 관계의 물꼬가 트고… 영화를 통해서 현재의 한반도라든지 앞으로의 남북 관계 그런 것들을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신과함께’, ‘공작’이 함께 개봉하는데 기분이 남다를 거 같은데요
(주지훈) 관객분들이 영화를 가장 많이 보시고 사랑해주시는 시즌에 제가 출연한 작품이 연달아서 나오는 게 좀 무섭고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어떤 반응이실지 개인적으로 궁금하기도 하고 올여름을 [신과함께]한 [공작]이 되지 않을까… 그러길 바라죠.

 

그동안 하정우씨와 같이 했는데 이번엔 경쟁하게 됐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윤종빈) 하정우씨도 이야기했지만 지훈씨, 마동석… 다 저한테는 너무 친한 친구들이고 가족 같은 사람들이어서 윈윈하고 잘 됐으면 좋겠다 서로 응원하는 사이죠. [인랑]도 마찬가지예요. 동원씨나 우성이 형 다 친한 친구들이기 때문에 모든 작품들이 고생한 만큼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세 편 중 가장 잘 됐으면 하는 작품이 있다면?
(윤종빈) 저는 [신과함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비 관객 여러분께 인사 한 말씀!
(황정민) 이 얘기를 잘 해낸 것에 대해서 저희들이 많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건 분명히 있으니까.

(이성민) 남북의 섬세한 묘사를 저희 영화 통해 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주지훈) 관객분들이 보시고 같이 이 이야기를 느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조진웅) 여러분 많이 찾아오셔서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윤종빈)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