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acinta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신과함께] 시리즈는 이제부터 시작일까. 올여름 강력한 흥행작으로 꼽히는 [신과함께-인과 연]이 전편과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와 놀랍게 한다. 지난겨울 1400만 명이 넘는 관객몰이에 성공했지만, 모성애에 기댄 단조로운 서사는 ‘저승’이라는 한국적인 소재를 자연스럽게 구현한 완성도 높은 특수효과를 칭찬하기에는 아쉬움을 남겼던 터였다. 전편 마지막에 암시한 새로운 이야기가 호기심을 자아내도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그려낸 휴머니즘은 후속편을 기다리는 마음을 무겁게도 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신과함께-인과 연]은 관객들에게 호불호를 자아냈던 신파를 과감히 걷어냈다. 용서와 구원이라는 테마의 휴머니즘은 여전하지만, 신파로 채웠던 자리에 따뜻한 웃음과 보다 풍성해진 드라마가 들어섰다.

 

[신과함께-인과 연]은 전편에서 자홍과 수홍의 스토리에 치중해 다소 밋밋하게 보였던 저승 삼차사의 본격적인 스토리를 다룬다. 전편에서 예고한 대로 원귀였던 수홍을 49번째 귀인으로 택해 환생시키는 게 이번 영화의 주된 스토리다. 다만 서사의 중심을 이미 과거사를 알고 있는 망자가 아닌 뜻밖의 선택을 한 강림과 베일에 싸인 저승 삼차사의 과거로 옮겼다.

 

저승과 이승,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크게 세 가지 이야기가 전개된다. 수홍을 데리고 지옥 재판에 나선 강림, 염라대왕과의 거래로 성주신이 있는 이승으로 간 해원맥과 덕춘, 그리고 두 세계 사이에 저승 삼차사의 천 년 전 과거를 꺼내 보인다.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얽히고설킨 인연을 풀어가는 드라마에 집중하면서 전편에서 보여줬던 오락적인 볼거리는 줄었지만, 그만큼 캐릭터의 매력이 살아났다. 하나둘씩 밝혀지는 과거는 저승 삼차사의 현재와 연결되며 캐릭터의 입체성을 공고히 하는데, 가장 수혜를 입은 인물은 주지훈이 연기한 해원맥이다. 영화는 이미 웃음 캐릭터가 예고된 성주신과 더불어 해원맥의 반전 매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웃음의 강도를 높인다.

 

특히 주지훈은 재발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현재와 과거에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활약한다. 전편에서 김동욱이라는 배우를 발견했던 [신과함께]는 이번에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던 해원맥을 극과 극의 온도차로 다루며 주지훈이 가진 다양한 매력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삼차사의 천 년 전 기억을 풀어내는 영화는 확실히 이전보다 밀도 높은 드라마로 전편의 미흡한 완성도를 상쇄한다. 강림과 해원맥, 덕춘의 비밀스러운 인연을 퍼즐 조각을 맞추듯 촘촘한 타래로 풀어낸 서사는 서로 다른 시공간과 매끄럽게 연결된다. 후반부 삼차사의 운명적인 인연, 더 나아가서는 특별출연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줬던 염라대왕과의 사연을 친절하게 설명하는 부분이 극의 전개를 늘어뜨리기는 하지만, 감상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다. 무엇보다 신파로 풀어낼 수 있는 요소가 보이는데도 감정에 호소하는 대신 설득력 있게 다루는데 주력했다는 점에서 전편보다 발전한 후속편이라고 말하고 싶다.

 

덧붙여 특수효과가 구현한 변화무쌍한 볼거리는 줄었다 해도 비장함이 돋보이는 천 년 전 과거는 사극의 매력을 느끼게 하며 [신과함께] 시리즈만이 할 수 있는 개성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온 [신과함께-인과 연]이 겨울에 이어 얼마나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