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음악사에서 전설적인 아티스트로 존경받던 ‘소울의 여왕’ 아레사 프랭클린이 암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아레사 프랭클린은 1956년 가스펠 앨범으로 데뷔한 이래 영혼을 사로잡는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를 매료시켰다. 그래미상을 18차례나 수상했으며, 흑인 여성 최초로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뿐만 아니라 대중음악사에 수많은 기록을 남기며 휘트니 휴스턴, 머라이어 캐리, 아델 등 수많은 후배 뮤지션에게 음악적 영향을 미쳤다. 지금까지도 그 영향력은 유효하다. 지금 온 세계는 그녀를 추모하는 열기로 가득하다. 아레사 프랭클린의 영면을 기원하며, 영화 속에서 빛났던 그녀의 음악을 소개한다.

 

 

 

문라이트(Moonlight) – One Step Ahead

 

이미지: CGV아트하우스, 오드(AUD)

 

배리 젠킨스의 [문라이트]는 외로운 흑인 소년 샤이론이 고단함 속에서도 자신만의 빛을 찾아가는 여정을 시적으로 그린 영화다. 리틀 – 샤이론 – 블랙, 어린 소년에서 청년이 되기까지, 섬세하고 예민한 감정의 파고를 강렬하고 아름다운 영상과 선율로 담아냈다.

아레사 프랭클린의 ‘One Step Ahead’는 영화에서 불행과 설렘이 교차하는 상반된 느낌의 두 장면에 등장한다. 첫 번째는 어린 샤이론이 후안에게 수영을 배우고 돌아온 집에서 낯선 남자와 마약을 하고 있는 엄마를 봤던 순간이다. 그리고 많은 관객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던 순간에 다시 등장한다. 고향을 떠난 지 수년만에 케빈의 전화를 받고 돌아간 마이애미에서, 케빈이 일하는 식당으로 들어서는 순간 흐르던 떨리는 마음이 낭만적인 멜로디에 그대로 묻어난다.

 

 

 

 

브루스 브라더스(The Blues Brothers) – Think

 

이미지: Universal Pictures

 

[맨 인 블랙]을 상징하는 검은 양복과 중절모, 선글라스의 원조는 SNL에서 인기를 모았던 존 벨루시와 댄 에크로이드가 결성한 명콤비 ‘블루스 브라더스’ 일 것이다. [브루스 브라더스]는 이 두 사람이 형제로 출연해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고아원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흥겨운 블루스와 유쾌한 코미디로 담아낸 영화다. 레이 찰스, 제임스 브라운, 아레사 프랭클린, 존 리 후커 등 유명 뮤지션들이 깜짝 등장해 흥미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아레사 프랭클린은 1980년 오리지널 영화와 1998년에 공개된 속편에 출연해 시원한 가창력을 선보였다. 영화에서 전직 기타리스트 머피의 부인 역을 맡아 블루스 형제의 제안에 흔들리는 남편을 말리고자 식당 손님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흥겨운 장면을 연출했다. 이후 공개된 속편에서도 직업만 다를 뿐 남편을 말리기 위해 노래를 불렀다.

 

 

 

 

미스틱 피자(Mystic Pizza) – Respect

 

 

[미스틱 피자]는 젊은 여성들의 풋풋한 꿈과 우정, 사랑을 따뜻한 드라마로 담아낸 영화다. 줄리아 로버츠는 신인임에도 안정된 연기력을 선보이며, 이후 [귀여운 여인]의 성공이 행운에서 비롯된 것만이 아님을 증명했다. 또한 맷 데이먼의 데뷔작으로도 알려졌다.

[미스틱 피자]에서는 1967년 발표한 아레사 프랭클린의 대표곡 ‘Respect’를 들을 수 있다. 오티스 레딩의 곡을 재해석하여 리메이크한 ‘Respect’는 흑인과 여성, 성 소수자 등 차별과 멸시에 맞서는 인권을 상징하는 곡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으로 1967년 흑인 인권운동이 고조됐을 당시, 디트로이트 거리는 힘찬 목소리로 현실에 맞섰던 ‘Respect’가 울려 퍼졌다. 영화에서는 인생의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세 인물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Respect’를 유쾌하게 따라 부르는 장면으로 등장한다.

 

 

마이클(Michael) – Chain of Fools

 

https://www.youtube.com/watch?v=IU8cq6rcgCs&feature=youtu.be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노라 에프론 감독과 당시 제2의 전성기를 누리던 존 트라볼타가 만나 천사가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었다. 뚱뚱한 뱃살, 너저분한 날개, 줄담배도 모자라 여자만 보면 침까지 흘리는 모습은 우리가 상상하는 천사가 아니다. 그럼에도 그 인간적인 모습이 오히려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존 트라볼타가 당연히 이 매력적인 천사를 연기했다.

영화 [마이클]에는 아레사 프랭클린의 또 다른 리메이크곡 ‘Chain of Fools’가 흘러나온다. 술집에 간 대천사 마이클은 여자 손님들의 환심을 얻으려는 듯 가게에 흐르는 곡을 아레사 프랭클린의 목소리로 바꾼다. 어깨가 절로 들썩이는 ‘Chain of Fools’이 흘러나오자 대천사도 서서히 몸을 풀기 시작한다. 하늘에서 계시라도 내려진 걸까. 손을 위로 향해 올리더니 능청스럽게 몸을 흔들며 리듬에 흠뻑 취한다. 대천사 곁으로 여자 손님들이 하나둘 모여드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로맨틱 홀리데이(The Holiday) – You Send Me

 

이미지: UPI 코리아

 

마음 들뜨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영화. 서로의 집을 바꿔 휴가를 보내기로 한 두 여자가 그곳에서 만난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뻔하게 흘러가긴 해도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현실을 대리 만족하기에는 충분했다.

서로를 알아본 네 남녀가 행복한 마무리를 하는 장면에서 아레사 프랭클린이 부르는 ‘You Send Me’가 흘러나온다. 이 곡은 소울 음반 최초로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소울 음악의 선구자 샘 쿡을 탄생시켰다. 아레사 프랭클린은 1968년 달콤한 가사와 부드러운 멜로디로 사랑받는 샘 쿡의 러브송에 자신의 목소리를 덧입혔다. 훈훈하고 행복한 결말로 매듭짓는 영화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엔딩곡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