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파워가 할리우드를 점령했다. 100% 동양인 캐스팅으로만 이루어진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가 아시아계 배우들의 티켓 파워를 증명하고 로맨틱 코미디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관객과 평단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는 데에 성공했다. 동양 배우 주연의 대형 스튜디오 작품이 1위를 차지한 것이 <조이 럭 클럽> 이후 25년 만에 일어난 일이라고 하니, 더욱 뜻깊은 성적이다. 지난 주말 1위를 장식했던 <메가로돈>에 이어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까지 연이어 대박을 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워너브러더스가 여름 시즌 막바지에 겹경사를 맞았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와 함께 개봉한 마크 월버그의 <마일22>와 빙하시대 생존기 <알파>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R등급 하드보일드 액션을 내세운 <마일22>는 마크 월버그와 피터 버그 감독이 손잡은 네 번째 작품이지만, 어째 <론 서바이버> 이후 둘이 합심한 작품들의 성적이 영 신통치 않다. 프랜차이즈로 발전시킬 계획까지 있었다고 하는데, 북미에서의 반응과 성적이 예상보다 심각한지라 해외 흥행을 지켜봐야 할 처지다. 반면 <알파>는 평론가와 관객들에게 제법 좋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그에 못 미치는 개봉 성적을 거두는 데에 만족해야 했다. 아마 연이은 개봉일자 변경이 제법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연기되면서 불어난 제작비를 충당하려면 상당히 고군분투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가오는 주말, 멜리사 맥카시의 R등급 범죄 코미디 <더 해피타임 머더스>와 SF 어드벤처 <A.X.L>이 각각 3,000여 개, 그리고 1,590여 개 상영관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올해 5월 <라이프 오브 더 파티>로 아쉬운 성적을 받았던 멜리사 맥카시가 오랜만에 성인 코미디로 복귀했지만, 영화가 개봉 전부터 구설수에 휘말렸다. 미국의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 캐릭터들이 작품의 주축인데, <세서미 스트리트> 측에서 유혈이 낭자하고 성 관련 농담이 마구잡이로 나오는 영화에 자신들의 캐릭터를 사용한 것에 불만을 가지고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세서미 스트리트> 제작진이 느꼈던 불만과 염려가 관객들에게 전달되었을지, 아니면 멜리사 맥카시가 이 작품으로 주춤하는 커리어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8월 3주차 상위권/전체 박스오피스 성적: $116,228,562/$129,205,542]

 

 

“2018년 8월 3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 (Crazy Rich Asians)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3% / 관객 93%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74
상영관 수: 3,384
주말 수익: $26,510,140
북미 누적 수익: $35,276,909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35,928,909
제작비: $30,000,000
상영기간: 1주 (5일)

 

워너브러더스의 신작 로맨틱 코미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가 같은 식구 <메가로돈>에게서 1위 자리를 빼앗으며 화려한 신고식을 올렸다. 대형 스튜디오 제작의 동양인 주연 영화로는 <조이 럭 클럽> 이후 25년 만이다. 아시아계 뉴요커가 재벌 2세 남자친구의 가족을 만나려 싱가포르로 간 이후 벌어지는 사건을 담은 동명 베스트셀러 원작의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는 개봉 전부터 ‘100% 동양인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었다. 화제는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영화를 본 관객들과 비평가들에게 “죽어가던 로맨틱 코미디 시장에 제세동기를 달아주었다”라며 극찬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타 신작들보다 이틀 앞선 수요일에 개봉한 이 작품은 주말 삼일 간 2,650만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현재 북미에서 3,527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둔 상황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워너브러더스에서 <메가로돈>에 이어 이 영화까지 연달아 대박을 치니, 샴페인 한 병쯤 터뜨려도 될 듯싶다. 에릭 남이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를 응원하기 위해 한 극장의 티켓을 전부 구매한 뒤 관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주었다는 훈훈한 미담도 들려오고 있어, 국내 개봉이 상당히 기다려진다.

 

2. 메가로돈 (The Meg) ( ↓ 1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48% / 관객 57%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6
상영관 수: 4,118
주말 수익: $21,151,012 (-53.4%)
북미 누적 수익: $83,760,074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315,960,074
제작비: $130,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제이슨 스타뎀의 신작 <메가로돈>이 한주만에 1위를 빼앗겼지만, 여전히 여름 특수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거대 상어와의 혈투를 그린 <메가로돈>은 지난 주말의 절반 수준인 2,115만 달러의 성적을 거두면서 북미에서만 8,370만 달러 이상의 누적 스코어를 기록, 1억 달러는 무난하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는 드웨인 존슨의 <램페이지>에 빗대면서 아쉬움을 드러낸 이들도 많았지만, 3주차인 다음 주말에 <램페이지>가 15주 동안 벌어들였던 9,927만 달러를 뛰어넘을 예정이다. 그동안 <분노의 질주> 시리즈 외에 주연으로 딱히 큰 흥행작이 없었던 제이슨 스타뎀에게는 여러모로 의미 있는 작품이 된 셈이다. 북미에서의 예상치 못한 활약(?)보다도, 이 영화의 해외 성적이 더 놀랍다. 개봉 후 10일 동안 영화가 해외 박스오피스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2억 3,000만 달러에 육박하는데, 중국에서만 1억 1,700만 달러 가까이 벌어들인 상황이다. 중국 자본의 힘이 제대로 빛을 발했다. 현재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3억 1,600만 달러 가까이 된다.

 

3. 마일22 (Mile 22)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20% / 관객 43%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0
상영관 수: 3,520
주말 수익: $13,710,825
북미 누적 수익: $13,710,82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4,248,825
제작비: $5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마크 월버그의 R등급 액션 신작 <마일22>가 3위로 데뷔했다. 주요 도시의 테러를 막을 유일한 열쇠인 인물을 적들로부터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이송작전을 펼치는 요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당초 예상에 못 미치는 1,370만 달러의 오프닝 스코어를 거두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피터 버그와 마크 월버그는 <마일22>로 네 번째 호흡을 맞추었는데, 첫 작품인 <론 서바이버>를 제외하고 모두 흥행에서 참패한 사실로 보아 둘의 팀 업을 다시 한번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 <마일22>를 시작으로 시리즈를 기획 중이었다고 하는데, 프랜차이즈의 생사여부가 오롯이 해외 시장 성적에 달려있는 상황이다. 가수 CL의 할리우드 데뷔작이지만, 그녀의 분량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그래도 <퍼시픽 림: 업라이징>에서 거의 통편집을 당했던 김정훈보다는 많이 나오지 않을까?

 

4.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Mission: Impossible – Fallout) ( ↓ 1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7% / 관객 9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86
상영관 수: 3,482 (-406)
주말 수익: $10,773,347 (-44.3%)
북미 누적 수익: $181,012,068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501,912,068
제작비: $178,000,000
상영기간: 4주 (24일)

 

개봉 4주차에 접어든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이 4위로 8월 셋째 주말을 마무리했다. 영화의 순위는 서서히 내려가고 있지만 여전히 북미를 비롯한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톰 크루즈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위용을 과시하는 중이다. 주말 간 1,000만 달러의 성적을 거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의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1억 8,100만 달러,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에서는 5억 191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아직 중국과 이탈리아에서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이 작품이 프랜차이즈 역대 최고 수익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지 여부는 조금 더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

 

5. 알파 (Alpha)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85% / 관객 78%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2
상영관 수: 2,719
주말 수익: $10,352,512
북미 누적 수익: $10,352,512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0,757,502
제작비: $51,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소니 픽쳐스의 신작 생존 모험기 <알파>(혹은 솔루트리언: 위대한 여정)가 5위로 북미 관객들에게 첫인사를 건넸다. 2만 년 전 빙하기를 배경으로, 부족 사냥 도중 홀로 낙오된 소년이 늑대들과 함께 생존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내용을 그린 이 작품은 관객과 비평가들에게 우수한 평가를 받았지만, 개봉 시기가 여러 차례 변경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제작비에 비하면 턱없이 아쉬운 1,000만 달러의 오프닝 스코어를 거두었다. ‘볼 사람만 보는’ 영화라는 뜻이다.

 

6.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Chrispother Robin)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69% / 관객 88%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9
상영관 수: 3,602
주말 수익: $8,861,530 (-31.6%)
북미 누적 수익: $66,878,94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89,961,162
제작비: $75,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8월 셋째 주말 박스오피스 6위의 주인공은 디즈니 신작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다. 886만 달러의 주말 수익을 벌어들인 이 작품의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각각 6,687만 달러, 8,996만 달러다. 아직 본격적인 해외 개봉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라, 영화의 흥행을 논하려면 아직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북미에서는 “평가에 비해 성적이 아쉽다”라는 분위기다.

 

7. 블랙클랜스맨 (BlacKkKlansman) ( ↓ 2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6% / 관객 79%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82
상영관 수: 1,788 (+276)
주말 수익: $7,383,195 (-31.9%)
북미 누적 수익: $23,392,68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5,592,685
제작비: $15,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스파이크 리의 신작 코미디 <블랙클랜스맨>이 두 계단 아래로 내려오면서 7위를 차지했다. 전주보다 276개 늘어난 상영관에서 738만 달러 주말 수익을 올린 이 작품의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2,339만 달러다. 흥행과는 별개로 <블랙클랜스맨>은 칸과 북미 평론가들에게 극찬에 가까운 호평을 받았지만, 한 사람에게만큼은 강력한 비판을 받고 있다. 그것도 비슷한 시기에 같은 ‘미국계 흑인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개봉한 감독에게 말이다. <쏘리 투 바더 유>의 감독 부츠 라일리는 “<블랙클랜스맨>에서 론 스톨워스가 영웅으로 등장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당시 경찰 공권력이 흑인에게 어떠한 만행을 저질렀는지 잊어서는 안 된다. 그 역시도 여기에 가담했다”라면서 흑인들의 인권을 탄압했던 스톨워스를 영웅으로 추앙하는 <블랙클랜스맨>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꽤나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8. 슬렌더 맨 (Slender Man) ( ↓ 4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11% / 관객 26%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29
상영관 수: 2,358
주말 수익: $4,801,712 (-57.8%)
북미 누적 수익: $20,578,291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2,205,932
제작비: $10,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험난한 데뷔 주말을 보냈던 신작 호러 <슬렌더 맨>이 네 계단 아래로 떨어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주의 절반 수준도 안 되는 480만 달러의 주말 성적을 거두면서 현재 북미 누적 2,000만 달러를 가까스로 넘긴 상황이다. 제작비 천만 달러는 넘어섰지만, 적은 예산으로 네다섯 배 이상의 수익을 거두었던 신작 호러 영화들을 생각하면, 이 영화의 퀄리티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9. 몬스터 호텔 3 (Hotel Transylvania 3: Summer Vacation) ( –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61% / 관객 53%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4
상영관 수: 2,187 (-402)
주말 수익: $3,768,479 (-27.7%)
북미 누적 수익: $153,962,179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426,104,170
제작비: $80,000,000
상영기간: 6주 (38일)

 

376만 달러의 주말 성적을 거둔 <몬스터 호텔 3>이 지난 주말과 마찬가지로 9위를 지켰다. 개봉 6주차까지 영화가 벌어들인 수익은 북미 1억 5,396만 달러, 월드와이드 4억 2,610만 달러다. 시리즈 최고의 흥행작 <몬스터 호텔 2>과의 격차는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과연 전작의 성적을 넘어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리즈 첫 작품 <몬스터 호텔>의 북미, 월드와이드 누적 스코어는 넘어선 상황이다.

 

10. 맘마미아!2 (Mamma Mia! Here We Go Again)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80% / 관객 74%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0
상영관 수: 2,270 (-542)
주말 수익: $3,405,405 (-41.9%)
북미 누적 수익: $111,222,89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319,422,895
제작비: $75,0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전주 7위를 차지했던 <맘마미아!2>가 10위로 내려앉으면서 주말을 마무리했다. 주말 간 340만 달러를 벌어들인 이 작품은 북미 누적 1억 1,120만 달러, 전 세계 누적 3억 1,940만 달러 정도의 스코어를 기록 중이다. 10년 만에 나온 속편이라는 사실과 늘어난 제작비, 그리고 전작이 거둔 흥행 수익을 고려한다면 다소 아쉬운 성적으로 상위권 차트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