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acinta

 

 

신흥 호러 명가로 불리며 믿고 보는 제작사로 자리 잡은 블룸하우스. 시대를 읽는 영리한 감각과 신선한 접근, 그리고 흥미로운 스토리로 관객들의 달라진 취향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그렇다면 블룸하우스에서 제작하는 작품에는 어떤 매력이 있길래 관객들이 주저 없이 선택하는 걸까. 블룸하우스에서 처음으로 도전한 SF 액션 [업그레이드] 개봉을 맞아 그들의 어제와 오늘을 함께하고 미래를 이끌 작품을 살펴본다.

 

 

 

업그레이드(Upgrade)

 

이미지: UPI 코리아

 

블룸하우스가 만들면 액션도 남다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공존하는 근미래, 아내를 잃고 사지가 마비된 남자가 최첨단 인공지능 ‘스템’을 장착하고 복수에 나선다는 이야기는 어찌 보면 새로울 게 없을 것 같기도 하지만, 제작사가 블룸하우스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남자의 복수극이라는 예측 가능한 스토리는 복수가 펼쳐지는 방식에서 기존의 복수극과 확연한 차이를 드러낸다. 바로 그레이의 통제 불능 액션이다. [업그레이드]는 아날로그를 지향하는 주인공이 인공지능의 통제를 받는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하며 흥미진진한 긴장을 이끌어낸다. 스템의 파괴력과 그레이의 당혹감이 겹친 액션 시퀀스는 영화의 자랑거리다. 머뭇거릴 사이도 없이 마치 로봇처럼 딱딱한 동작이 연속되며 화끈하고 정교한 액션이 쏟아진다. 재기 발랄한 유머감각은 그레이의 난처한 심리를 고스란히 반영하며, [업그레이드]에서만 볼 수 있는 통제 불능의 액션이 무엇인지 고스란히 전한다. 독특한 발상에서 나온 액션에 방점을 찍고,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전개로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는 흡인력을 발휘한다.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이중 반전까지 더해져 끝까지 [업그레이드]의 신선한 매력을 고수한다. 소재를 영리하게 활용하는 블룸하우스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위플래쉬(Whiplash)

 

이미지: (주)쇼박스

 

[업그레이드]가 블룸하우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라면, [위플래쉬]는 블룸하우스의 탁월한 안목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최고의 드러머를 꿈꾸는 학생과 지독한 교육 방식을 가진 교수의 이야기는 언뜻 어디서나 보던 음악 영화로 귀결되지 않을까 잠시 오해도 갖게 하지만, 뻔한 예상은 오래 지나지 않아 사라진다. 오로지 미친듯한 광기가 지배하는 두 인물이 빚어낸 갈등과 대립은 웬만한 액션 영화는 머쓱하게 하는 압도적인 긴장을 형성하며 미친 듯이 질주한다. 겉으로는 음악 드라마의 탈을 쓴 채 광기 어린 인물이 빚어내는 격렬한 충돌을 담은 [위플래쉬]는 블룸하우스가 왜 당시 신인이었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을 택했는지 알게 한다.

 

 

파라노말 액티비티(Paranormal Activity)

 

이미지: (주)NEW

 

오늘날의 블룸하우스를 있게 한 작품을 꼽으라면 [파라노말 액티비티] 일 것이다. 정말 단순한 스토리임에도 지금은 사골이나 다름없는 파운드 푸티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관객의 두근거리는 상상력을 마구마구 자극했던 영화다. 수년째 정체불명의 존재에 시달리는 연인을 위해 집안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해 밝혀내려 한다는 이야기로,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카메라 속 연인의 모습만 집요하게 보여준다. 주인공은 모르지만 그들이 잠든 영상 속 서서히 나타나는 이상 현상은 머리카락을 쭈뼛 서게 하는 오싹한 공포를 조성한다. 깜짝 놀라게 하는 귀신이나 잔혹한 살인마가 없을 뿐 숨죽이고 지켜보게 되는 긴장이 압권이다. 다만 이후에 사골을 너무 우려먹어서 아쉬울 뿐.

 

 

언프렌디드: 친구삭제(Unfriended)

 

이미지: UPI 코리아

 

최근 아니시 샤간티의 감각적인 연출이 빛나는 [서치]가 박스오피스에서 선전하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스크린 라이프로 구현된 영화는 디지털 일상에 친숙한 관객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그런데 기존 영화 문법에서 탈피한 파격적인 표현 방식은 [서치]가 처음이 아니다. 블룸하우스가 제작해 2015년 개봉한 공포영화 [언프렌디드: 친구삭제]가 디지털 기기가 보편화된 시대를 영화 속 소재로 끌어들였다. 영화는 페이스북, 유튜브, 채팅 등 스크린 라이프를 전면에 배치하고, 익숙한 효과음과 각종 알림음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친밀감을 더하며, SNS에 친숙한 관객에게 현실적인 공포를 실감나게 전달한다. 기존 공포와 다른 참신한 시도는 제18회 판타지아 영화제에서 ‘혁신상’과 ‘심사위원 특별 언급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23 아이덴티티(Split)

 

이미지: UPI 코리아

 

M. 나이트 샤말란과 블룸하우스의 만남은 900만 달러가 들어간 예산의 30배가 넘는 2억 7천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두며, 한동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감독의 재기를 전 세계에 알렸다. 뿐만 아니다. 당초 시리즈를 염두했으나 제작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언브레이커블]과 깜짝 연결고리를 드러낸 엔딩으로 팬들을 들뜨게 했다. 사실 다중인격을 가진 인물이 소녀를 납치한다는 설정의 [23 아이덴티티]는 여타 스릴러 영화와 큰 차이점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제임스 맥어보이의 소름 돋는 연기와 팽팽한 긴장감이 자리하는 집중력, 그리고 뻔한 스릴러 공식을 답습하지 않는 반전 결말이 이 영화를 보다 신선하고 흥미로운 스릴러 영화로 각인되게 했다. 이제 내년 1월이면, [언브레이커블]의 두 주인공 브루스 윌리스와 사무엘 L. 잭슨, 비스트로 각성한 다중인격자 제임스 맥어보이가 한 자리에 만나는 영화 [글래스]가 찾아올 예정이다.

 

 

겟 아웃(Get Out)

 

이미지: UPI 코리아

 

블룸하우스가 지금처럼 성장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창작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비교적 적은 예산은 흥행 부담을 줄여 보다 창의적인 작품이 나오게 하는 밑바탕이 된다. 지난해 미국 인종차별 현실을 교묘히 파고들며 독특한 유머와 소름 끼치는 반전을 선보인 영화 [겟 아웃]은 블룸하우스의 안목과 과감한 전략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전까지 각본을 써본 적은 있어도 연출 경험이 전무한 코미디언 출신 조던 필을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작품 완성을 맡겨 450만 달러의 제작비로 2억 5천만 달러가 넘는 대박을 터뜨렸다. 조던 필은 단숨에 할리우드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을 뿐 아니라 아카데미에서 각본상을 거머쥐었다. [겟 아웃] 성공 이후 블룸하우스와 조던 필은 엘리자베스 모스와 루피타 니옹이 주연을 맡은 또 다른 호러 스릴러 [US]를 내년 상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블랙클랜스맨(BlacKkKlansman)

 

이미지: Focus Features

 

올해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고, 현재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선전하고 있는 스파이크 리 감독의 신작 [블랙클랜스맨]은 놀랍게도 블룸하우스가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다. 미국의 악명 높은 백인 우월주의자 집단 KKK에 잠입했던 흑인 경찰 론 스톨워스의 실화를 재구성한 영화로, 덴젤 워싱턴의 아들 존 데이비드 워싱턴과 아담 드라이버가 주연을 맡아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인종차별의 현실을 위트 있는 유머로 담아냈다. 흥행 불패를 이어가고 있는 블룸하우스가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스폰(Spawn)

 

이미지: IMDb

 

언데드 히어로 ‘스폰’이 21년 만에 리부트 된다. 블룸하우스는 과감하게 원작자 토드 맥팔레인을 감독으로 기용해 어둡고 음울한 R등급 영화로 선보일 계획이다. 제이미 폭스가 억울하게 죽은 후 악마와 거래를 맺어 다크 히어로로 부활한 알 시몬스(스폰)를, 제레미 레너가 그의 조력자 트위치 윌리엄스 형사 역에 캐스팅됐다. 그 외 캐스팅과 정보는 알려지지 않아 어떤 영화로 관객을 찾아올지 호기심을 자아낸다.

 

 

 

M3GAN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21세기 공포영화의 부흥을 이끈 제이슨 블룸과 제임스 완이 인공지능 로봇을 소재로 한 테크노 스릴러 [M3GAN]로 뭉쳤다. 공포영화의 양대 산맥이 만났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다. [M3GAN]은 [하우스 바운드]라는 코믹 호러 영화로 호평을 받은 제라드 존스톤이 연출을 맡고, 드라마 [루크 케이지], [그림], [원헌드레드] 등의 각본을 쓴 아켈라 쿠퍼가 각본을 담당한다. 인간과 감정 교류를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아이와 지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그밖에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