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의 성공 이후 워너브러더스가 이토록 환하게 웃었던 적이 있었을까? 워너브러더스의 ‘컨저링 유니버스’ 신작 <더 넌>이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의 앞길을 막아서며 1위로 데뷔했다. 그것도 <컨저링> 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은 북미/해외 개봉 성적을 거두면서 말이다. 비록 <더 넌>,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 <메가로돈>이 사이좋게 1, 2, 3위를 차지하는 장면을 볼 수는 없게 되었지만, 그래도 워너브러더스 입장에서는 다섯 주 연속으로 본인들의 영화가 1위를 차지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샴페인 몇 병쯤 터뜨려도 될 듯하다.

 

워너브러더스가 1위부터 3위까지 나란히 차지하는 것을 방해한 작품은 STX의 신작 R등급 복수극 <페퍼민트>다. 제니퍼 가너가 오랜만에 통쾌한 액션을 선보인 이 작품은 평단과 관객의 상반된 반응을 이끌어냈는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비평가들과는 달리 관객들은 이 작품에 제법 만족하는 모양이다. 그동안 시원찮은 성적만 냈던 STX의 입장에서는 <페퍼민트>로 그나마 좀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이 프랜차이즈 사상 최고의 전 세계 흥행 기록을 새로이 달성하고, <미션 임파서블 2>의 북미 최고 성적 돌파를 목전에 두는 소식으로 풍성했던 주말이었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폭스의 신작 R등급 <더 프레데터>와 라이온스게이트의 신작 스릴러 <어 심플 페이버>, 그리고 소니 범죄 드라마 <화이트 보이 릭>이 각각 3,900개, 3,000개, 2,400개 이상의 상영관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다. 과연 세 작품 중 어느 작품이 워너브러더스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지, 혹은 워너브러더스가 6주 연속으로 1위를 달성하는 위업을 달성할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9월 2주차 상위권/전체 박스오피스 성적: $109,071,644/$120,615,304]

 

 

“2018년 9월 2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 더 넌 (The Nun)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26% / 관객 48%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6
상영관 수: 3,876
주말 수익: $53,807,379
북미 누적 수익: $53,807,379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33,107,379
제작비: $22,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워너브러더스 삼 남매의 막내이자 ‘컨저링 유니버스’의 따끈따끈한 신작, <더 넌>이 1위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워너브러더스 입장에선 5주 연속 자사 작품들이 1위를 차지하고 있으니, 축제가 따로 없을 것이다. 루마니아 수녀원에서 벌어진 자살 사건을 조사하면서 끔찍한 악령과 마주하는 신부와 어린 수녀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의 당초 예상 개봉 성적은 3,600만 달러에서 최대 4,500만 달러 정도였다. 그러나 <더 넌>의 뚜껑을 열어보니 이를 훌쩍 뛰어넘은 5,380만 달러를 주말 간 벌어들였고, 프랜차이즈 사상 가장 좋은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게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역대 9월 개봉성적 순위’에서도 <더 넌>의 활약이 돋보인다. 물론 작년 9월 개봉한 같은 식구 <그것>의 1억 2,340만 달러 성적을 넘어서지는 못했으나, <몬스터 호텔 2>의 4,846만 달러를 제치면서 2위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R등급 호러 영화 개봉성적 순위’에서도 <그것>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은 덤이다. <더 넌>의 해외 성적도 북미만큼이나 좋은 편인데, 해외 극장가에서도 8,0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면서 <컨저링> 시리즈 중 최고의 개봉 성적을 거둔 상황이다. 비록 평단과 관객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지만, 북미에서만 최대 1억 5,000만 달러까지도 벌어들일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더 넌>이 과연 워너브러더스의 흥행 돌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그리고 <컨저링> 시리즈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2. 페퍼민트 (Peppermint)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13% / 관객 82%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29
상영관 수: 2,980
주말 수익: $13,423,255
북미 누적 수익: $13,423,25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4,823,255
제작비: $25,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STX의 R등급 복수극 <페퍼민트>가 평단과 관객에게 상반된 반응을 이끌어내며 2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가족의 복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엘렉트라>와 드라마 <앨리어스>로 액션과 친숙한 제니퍼 가너가 <테이큰>의 감독 피에르 모렐과 호흡을 맞추며 오랜만에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을 선보였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페퍼민트>를 본 평단과 관객의 반응은 극과 극을 달린다. 비평가들은 “제니퍼 가너의 이름값에 결코 어울리지 않는 작품”이라며 혹평하는 반면, 관객들은 “제니퍼 가너의 거친(Badass) 액션이 환상적이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네마스코어가 <존 윅>보다 높은 B+를 기록할 정도니, 영화의 만듦새가 시원찮을지언정 액션 하나는 확실히 끝내주는 모양이다. 현재 북미 누적 성적은 1,342만 달러로 STX의 최근 개봉작 <더 해피타임 머더스>보다는 높고 <마일22>에는 30만 달러 정도 못 미치고 있지만, 관객들의 반응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두 영화보다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3.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 (Crazy Rich Asians) ( ↓ 2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3% / 관객 84%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74
상영관 수: 3,865
주말 수익: $13,148,404 (-40.1%)
북미 누적 수익: $135,770,569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64,370,569
제작비: $30,000,000
상영기간: 4주 (26일)

 

워너브러더스의 자랑스러운 둘째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가 막내 <더 넌>에게 1위를 물려주며 3위에 앉았다. 한 주 더 1위에 앉았다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쥬만지: 새로운 세계>를 제치고 5주간 1위를 차지했던 <블랙 팬서>와 함께 ‘4주 연속 1위’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는 이전과 비교했을 때 주말 성적이 제법 크게 떨어졌는데, 1,314만 달러를 사흘간 벌어들이면서 현재 북미 누적 1억 3,577만 달러를 넘어선 상황이다. 한 주 빨리 개봉한 <메가로돈>의 북미 누적 스코어보다 높은 성적이니, 지난 3주간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가 북미에 얼마나 큰 돌풍을 일으켰는지 알만 하다. 아직 해외 개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전 세계 누적 성적은 1억 6,437만 달러 정도다.

 

4. 메가로돈 (The Meg) ( ↓ 2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46% / 관객 52%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6
상영관 수: 3,511 (-250)
주말 수익: $6,094,327 (-42.2%)
북미 누적 수익: $131,637,101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492,037,101
제작비: $130,0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워너브러더스 삼 남매의 첫째 <메가로돈> 역시 두 계단 아래로 떨어지면서 4위를 차지했다. 609만 달러의 주말 수익을 거둔 영화의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1억 3,160만 달러, 마지막 해외 상영국 일본에서 330만 달러의 개봉 성적을 더하면서 전 세계 누적 4억 9,200만 달러를 돌파했다.

 

5. 서치 (Searching) ( –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2% / 관객 9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71
상영관 수: 2,009 (+802)
주말 수익: $4,570,235 (-24.7%)
북미 누적 수익: $14,366,36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32,502,093
제작비: N/A
상영기간: 3주 (17일)

 

아니시 샤간티의 연출 데뷔작 <서치>가 5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상위 열 개 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상영관 수를 늘렸지만, 주말 동안 457만 달러라는 다소 아쉬운 금액을 벌어들였다. 물론 노동절 당일을 제외한 지난 주말보다 불과 24.7% 감소한 성적을 거두었고, 한국을 비롯한 8개 상영국가에서 좋은 행보를 걷는 동시에 앞으로도 10개 이상의 국가에서 개봉 예정인 점은 추후 영화 흥행에 긍정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성적은 각각 1,436만 달러와 3,250만 달러로, 국내에서는 <물괴> 개봉 직전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릴 정도로 많은 관객들이 찾았다.

 

6.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Mission: Impossible – Fallout)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7% / 관객 89%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86
상영관 수: 2,334 (-305)
주말 수익: $3,885,798 (-44.7%)
북미 누적 수익: $212,202,56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726,702,565
제작비: $178,000,000
상영기간: 7주 (45일)

 

사흘간 388만 달러를 벌어들인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이 9월 두 번째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6위를 차지했다. 현재 북미 누적 성적은 2억 1,220만 달러, 프랜차이즈 북미 1위 <미션 임파서블 2>와의 격차는 300만 달러가 채 되지 않아 이번 주 안으로 새로운 기록을 쓸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중국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전 세계 극장가에서 총 7억 2,67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렸는데, 이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뿐 아니라 톰 크루즈 커리어 사상 최고로 높은 월드와이드 누적 성적이다. 톰 크루즈는 밥 먹는 일이 ‘불가능한 임무’가 될 정도로 늙을 때까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계속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 그 말이 사실이 될 것만 같다.

 

7.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Christopher Robin) ( ↓ 1)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70% / 관객 87%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9
상영관 수: 2,518 (-407)
주말 수익: $3,404,931 (-35.5%)
북미 누적 수익: $91,934,021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43,339,874
제작비: $75,000,000
상영기간: 6주 (38일)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7위의 주인공은 개봉 6주차에 접어든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다. 영화는 주말 간 34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어느덧 북미 누적 9,190만 달러를 넘어섰는데, 초반 약세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북미 1억 달러 돌파를 목표하게 된 상황이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1억 4,300만 달러이며, 국내에서는 10월 3일 <암수살인>, <베놈>, <셜록 놈즈>와 경쟁할 예정이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입장에서는 제법 고민이 될 라인업이다.

 

8. 오퍼레이션 피날레 (Operation Finale) ( ↓ 4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57% / 관객 76%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8
상영관 수: 1,818
주말 수익: $2,871,184 (-52.3%)
북미 누적 수익: $13,935,63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3,935,630
제작비: $24,000,000
상영기간: 2주 (12일)

 

MGM의 신작 스릴러 <오퍼레이션 피날레>가 8위로 떨어졌다. 나치 전범들을 뒤쫓은 비밀 요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에도 2주차 주말 성적이 287만 달러에 불과해 롱런하기에는 다소 어려워 보인다. 현재 북미 누적 성적은 1,393만 달러다.

 

9. 블랙클랜스맨 (BlacKkKlansman) ( ↓ 1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5% / 관객 81%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83
상영관 수: 1,547 (-219)
주말 수익: $2,609,915 (-37.9%)
북미 누적 수익: $43,498,44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65,698,445
제작비: $15,0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스파이크 리의 <블랙클랜스맨>이 한 계단 아래로 내려오면서 9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사흘간 26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린 영화의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각각 4,350만 달러, 6,570만 달러 정도다. <블랙클랜스맨>의 북미 누적 스코어는 스파이크 리 연출작 중 세 번째로 높은 성적인데, 2위 <말콤 X>와의 격차는 약 430만 달러로 조만간 이를 제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1위는 <인사이드 맨>이 기록한 북미 누적 8,850만 달러다.

 

10. 솔루트리언: 위대한 여정 (Alpha)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81% / 관객 74%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3
상영관 수: 2,521 (-360)
주말 수익: $2,517,768 (-44.6%)
북미 누적 수익: $32,460,286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60,557,837
제작비: $51,000,000
상영기간: 4주 (24일)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의 마지막 자리를 차지한 작품은 <솔루트리언: 위대한 여정>이다. 이전 주말보다 세 계단 떨어진 이 작품은 주말 간 251만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현재 북미 누적 성적은 3,200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개봉 4주차에 들어선 영화의 북미 성적은 아쉽지만, 그나마 다행인 점은 해외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8월 말부터 현재까지 해외 극장가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총 2,800만 달러로, 총 월드와이드 누적 성적은 6,055만 달러 정도다. 해외에서의 흥행에 따라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