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도 우리네 삶을 다양한 방식과 시선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와 비슷한 삶의 모습에 공감하기도 하고, 직접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삶의 모습을 새로운 이야기로 감상할 수도 있다. 또한 일상적이고 익숙한 관점이 아니라 완전히 뒤집어 세상을 보는 것도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권과도 같은 즐거움이다. 세상을 보는 또 다른 렌즈, 영화와 드라마로 넷플릭스를 살펴보자.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담은 드라마

 

 

가족을 돌아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닮은 듯 다른 가족을 통해 다양한 사회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것도 드라마 감상의 한 묘미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재혼, 동성 커플, 입양 등 다양한 인연으로 이어진 가족의 모습을 모큐멘터리 형식으로 풀어낸 시리즈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모던 패밀리(Modern Family)]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가족의 개념을 확장시킨다. 외양적인 가족의 모습은 다를지언정,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습들은 시끌벅적하고 이기적인 것 같지만 결국 서로를 위하고 상처를 보듬는 모습이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는 여느 가족과 다름없는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다. 서양인 가족을 보여주지만 어딘지 모르게 대한민국 평범한 가족 내에서도 일어나고 있을 것 같은 [모던 패밀리]의 비글미 가득한 가족 이야기뿐만 아니다.

캐나다 토론토에 사는 한국계 이민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는 [김씨네 편의점(Kim’s Convenience)]도 주목할만하다. 캐나다로 이민 간 부모 세대와 캐나다에서 자라난 2세대 자녀 세대 간의 갈등부터 한인 가족이 캐나다에서 겪는 다양한 경험담까지 풀어낸 시트콤이다. 익숙하면서도 다른 듯한 한국계 이민자 가족의 모습을 맛깔나게 풀어내는 가족 드라마다.

이 외에도 미국에서 사는 쿠바계 가족이 겪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원 데이 앳 어 타임(One Day at a Time)]도 흥미롭다. 호텔에 있는 어메니티를 챙겨오거나 돈은 아껴 써야 한다는 잔소리를 하는 쿠바 엄마의 모습에서 우리 가족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 의외의 재미도 있다. 또한 가족이 위기를 만났을 때, 우리와 다른 마음가짐과 믿음으로 이겨내는 모습을 보며 새로운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소재 속에서도, 인종 문화를 초월한 다양한 공감 주제와 스토리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 가족 드라마 항해가 즐거운 이유다.

 

 

 

뒤집어 세상을 보는 재미를 선사하는 영화와 드라마

 

 

그런가 하면, 완전히 뒤집힌 세상을 가정하거나 현실을 과장 또는 풍자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도 흥미롭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I Am Not an Easy Man)]의 경우, 마치 비욘세가 ‘If I were a boy’에서 남녀 커플의 지위가 바뀔 때를 상상한 것과 같다. 비욘세가 “내가 하루만이라도 남자였다면 아침에 일어나 원하는 대로 입고, 술 마시고, 여자들을 쫓아다닐 거야”라고 노래했다면, [거꾸로 가는 남자]는 하룻밤 만에 남녀가 뒤집힌 세상에 깨어난 남자 주인공이 겪는 우여곡절을 유쾌하게 보여준다.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 관점을 바꿔 세상을 바라보라는 메시지를 담은 영화는 현실을 180도 뒤집어 우리가 당연시 여기는 세상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

또 다른 오리지널 시리즈 [친애하는 백인 여러분(Dear White People)]의 경우, 가상의 아이비리그 대학을 배경으로, 기존에는 백인들의 가치가 주류를 이루어 왔던 여타 대학 시트콤과의 차별성을 보인다. 성격도 가치관도 전혀 다른 흑인 캐릭터들이 부당한 현실과 맞서 싸우기 위해 뭉쳐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항상 소수로서 배경으로 머물렀던 학생들이 전면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사회 속 주류와 비주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면서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드라마다.

 

 

(제공: 넷플릭스)